첫 거래일에 지난해 고점을 경신하며 힘차게 출발했던 국내 증시가 이후 연일 하락하는 등 순탄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유안타증권에서는 그 배경 요인 중 금리 반등을 가장 직접적인 것으로 꼽았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를 기대인플레이션과 물가연동채로 확인되는 실질금리로 나누어 살펴보니 모두 반등했다는 것을 예로 들었다. 미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는 한편,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는 다소 기대가 과했던 것으로 인식하며 눈 높이를 조절하고 있다는 말이다. 즉, 미국의 고용, 소비와 같은 경제지표에서 쿨 다운 조짐이 예상보다 미약하게 나타나고 있어, 그만큼 디스인플레이션 기조도 약화될 가능성이 생겼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보고서는 국내 증시 여건은 대폭적인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 양상을 보일 것으로 진단했다. 보고서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조정은 아직 충분하지 않아
4분기 추정치가 집계되기 시작한 뒤 연율 1.2%로 추정됐던 애틀란타 연은의 미국 GDPNow 데이터는 어느덧 2.5%까지 상향되었다. 한편, 지난해 12월 배럴당 70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던 WTI 국제유가는 더 이상 하락하지 않고 있다.
또한 금주 발표될 미국의 12월 CPI 헤드라인 지표도 컨센서스가 전년비 +3.2%로 집계(11월 3.1%)되며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다소 주춤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그에 비해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충분히 하향 조정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블룸버그에서 집계하는 시장내재금리는 3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약 84%에서 60% 수준으로 하향된 데 그쳤다.
CME 선물거래소에서 집계하는 FedWatch 데이터도 거의 유사하다. 3월 금리인하 확률을 약 63.8%로 반영하고 있다. 현재 경기상황을 고려하면 금리인하 기대에 대한 추가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국내증시 환경은 약간 달라
다행스러운 점은 국내증시 환경이 미국증시와 다르다는 점이다. 예컨대 미국 S&P500지수의 12개월 선행 PER 밸류에이션은 약 22배 수준으로, 최근 5년 및 10년 평균을 모두 상회하고 있다.
반면 KOSPI의 12개월 선행 PER 밸류에이션은 현재 10.3배 수준으로 5년(11.1배) 및 10년(10.5배) 평균을 모두 하회한다. 즉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금리 급락세에도 밸류에이션에 기댄 증시 상승은 제한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11월부터 이뤄진 가격 반등에 비해 신용융자잔고는 유지되고 있는 한편, 고객예탁금은 증가하고 있는 점도 가격조정 여지를 줄이는 요인일 것으로 판단한다. 단기 트레이딩 자금보다 중장기 자금유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CMA 잔고도 75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따라서 밸류에이션 타격 가능성이나 증시 대기자금을 감안했을 때 국내증시 가격조정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가격조정보다는 기간조정 우위의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