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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자동차·철강·반도체 산업 한-중 경쟁력 비교 및 가치사슬 분석 결과

최근 미ㆍ중 분쟁이 기술 전쟁의 양상으로 전개되면서 재화의 공급이 주를 이루는 공급망뿐만 아니라 연구개발 등을 포함하는 가치사슬 전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공급망도 가치사슬의 한 부분이라고 본다면, 중국을 둘러싸고 세계는 가치사슬, 특히 글로벌 가치사슬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미ㆍ중 분쟁, 코로나19 등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이 크게 변하고 있고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우려가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연구원에서는 주요 산업의 한ㆍ중 가치사슬 분석을 실시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시스템산업, 소재산업, IT산업 등에서 대표적인 산업인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을 선정해서 연구를 추진한 결과를 보고서(『주요 산업의 한ㆍ중 가치사슬 분석과 시사점 - 자동차ㆍ철강ㆍ반도체 등을 중심으로』)로 발표했다. 

모두 3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이 보고서는 경쟁과 협력 등 전통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을 넘어선 가치사슬 관점에서 한국과 중국의 관계와 경쟁력 비교 등을 분석한 결과를 담고 있어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소개한다. 본 블로그에는 보고서가 다루는 자동차, 철강, 반도체 산업 중 반도체 부문에 대한 분석 결과를 요점 중심으로 소개한다. 보고서 링크는 맨 아래 공유한다.

(사진 출처: en.yna.co.kr)

반도체 연구개발/설계의 종합경쟁력

중국의 메모리 분야 경쟁력 제고와 더불어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기술 성장에 따라 5년 뒤에 현재 대비 높은 수준의 경쟁력이 확보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한국은 메모리 분야의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 유지 외에 시스템반도체 및 EDA/IP 분야 성장이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R&D 역량을 ① R&D 예산, ② R&D 인력, ③ R&D 성과로 나누어 볼 때, 이미 중국은 그 규모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나, 현재 시장지배력 면에서 감점이 있고, 한국의 경우 그동안 메모리와 공정, 디스플레이 분야 등에서 축적된 기술 기반 R&D를 고려하여 상향 조정하였다. 

EDA/IP, 메모리반도체, 시스템반도체의 정성적 평가를 산술 평균으로 격차 수준을 도출하였으나, 실제 전체적인 경쟁력 평가 지수에도 근접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가 메모리반도체 시장보다 2배 이상 크기 때문에, 국내 산업이 절대적 우위에 있는 메모리반도체의 우위만으로 전체 반도체 설계 경쟁력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메모리 설계 능력은 공정 기술과의 결합으로, 시스템반도체는 해외의 다양한 IP 및 파운드리 협업으로 최종적인 경쟁력이 결정되기 때문에 설계 경쟁력만의 비교로는 경쟁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5년 후 한국은 신정부의 반도체 중요성을 인식하고 법률제정을 비롯하여 인력 양성 등 집중적인 지원정책에 힘입어 R&D/설계 부문의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관련 규제가 있어도 R&D/설계 부문은 자력으로 추진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예상된다.

R&D/설계 분야 중 EDA/IP는 한국과 중국 모두 외국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경쟁열위에 있다. 다만, 한국은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설계와 R&D에서 경쟁우위에 있고, 중국은 시스템반도체 설계 분야, 즉 팹리스가 한국보다 우위에 있다. 중국의 팹리스는 한국보다 기업 수가 많고 기술 발달 속도도 매우 빨라 AI 칩 등 첨단 반도체 설계 기술을 보유하여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미국과도 경쟁관계에 있다


반도체 산업 조달의 종합경쟁력

일본 수출규제가 있었으나, 한국의 반도체기업은 주요 반도체 국가와 원활한 공급망 협력 구조로 되어 있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따라 반도체 장비 및 소재 분야의 조달에 중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반도체 자립화 육성 정책에 따른 중국 기업의 성장이 전망되면서 중국의 경쟁력이 현재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경우 글로벌 기업으로의 장비 및 소재 조달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나, 몇 년 전의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따른 소재 조달에 어려움을 체험한 이력이 있는 만큼 장비 및 소재의 국산화율 제고가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5년 후 조달의 종합경쟁력은 중국이 한국을 소폭 앞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외국 소재ㆍ부품ㆍ장비 업계의 국내 직접투자(FDI) 진출을 통해 조달을 추진해 왔으나, 최근에 소재ㆍ부품ㆍ장비 국산화 정책에 힘입어 기술 발전을 급속히 이루고 있다. 5년 후 한국은 소재ㆍ부품ㆍ장비 지원정책에 힘입어 소재 및 장비 부문에서 상당한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판단된다.

반도체 제조 장비는 미국과 일본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며, 한국과 중국은 반도체산업 후발주자로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분야이다. 특히, 노광장비를 비롯한 첨단 제조 장비는 국내 생산이 불가능해 여전히 네덜란드의 ASML 등에 의존하고 있다.


반도체 생산의 종합경쟁력

한국은 메모리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전공정, 후공정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시스템반도체 분야의 성장 속도가 느려 생산의 종합경쟁력이 현재 대비 5년 뒤에 약간 상승하는 반면, 중국은 파운드리 및 후공정 업체의 고속 성장에 힘입어 생산의 경쟁력을 크게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따른 전공정 경쟁력 확보 여부에 따라 생산 종합경쟁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4nm까지의 전공정 생산 기술력이 확보되면 한국과 유사한 수준의 생산 종합경쟁력 확보가 예상되기도 한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장비산업으로 중국이 첨단장비를 수입하지 못하고 자체 개발하는 만큼 생산 능력 향상이 지연되고 있다. 다만, 중국이 제조 장비 대부분을 자체 생산하게 되면 비약적으로 생산 능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5년 후 중국도 미국의 반도체 관련 규제가 있어도 R&D/설계 부문은 자력으로 추진할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반도체 생산 공정 중 메모리반도체의 전공정에 경쟁우위가 있으며, 삼성전자의 파운드리는 최근 3nm 공정의 양산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은 매우 앞서가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의 견제로 인해 첨단 제조 장비 도입이 어려워지면서 생산 공정 전반의 기술개발이 부진한 상황이다.


반도체산업 전체의 종합경쟁력

반도체산업은 그동안 특정 국가가 모든 기술과 생산을 독점하지 않고, 국제적 분업을 통해 발전하였기에 우리 산업이 비록 EDA나 소재 분야가 취약하지만 국제 분업에서의 역할 분담을 통해 반도체 완성품의 제조(생산) 경쟁력의 확보에 주력하여 세계 수준의 능력을 갖추었으며, 실제로 국가 주력산업이 되었다. 

향후 5년 동안에도 우리 산업이 글로벌 협업을 통해 경쟁력을 지속한다는 가정하에서 중국의 반도체산업 대비 일정 수준의 우위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 추진 중인 소재ㆍ부품ㆍ장비 투자, 그리고 주요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지속적인 R&D, 투자 중소ㆍ중견기업 협업 체계가 잘 유지될 경우, 반도체산업 경쟁력 또한 지속 유지될 것이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나 미국의 견제로 인해 반도체 제조 분야는 성장이 부진한 상황이다. 하지만 미국의 견제가 비교적 덜한 팹리스 분야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미국이 EDA 등에 대한 제재를 가할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한 기술개발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미국의 견제가 오히려 중국에는 자극이 되어 기술개발 속도가 빨라졌다는 평가도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한국은 메모리 분야의 경쟁력 유지와 함께 생산경쟁력이 약간 상승하는 수준으로 현재와 비슷한 경쟁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은 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등을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기술경쟁력 및 NAND 메모리 기술경쟁력 제고와 함께 첨단 공정을 제외한 전공정 및 후공정의 경쟁력 제고에 따라 반도체산업의 종합경쟁력은 현재 대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방 수요 산업의 중국 내 수요가 매우 크며 미국의 고강도 제재에 따른 자립화 지원책이 산업의 경쟁력 제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제재로 인한 중국 반도체산업의 위기가 우리에게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지난 5년 이상의 국가적 투자를 통해 중국도 일정 수준 이상의 발전을 이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예를 들어, 28nm 이하 공정의 보편적 제품의 경우, 서방 세계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져 더 이상 투자를 하지 않는 영역에서 중국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여 전 세계 제조업 공급망을 흔드는 방아쇠가 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5년 후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관련 규제에도 불구하고 R&D/설계, 소재 등 자력으로 추진할 수 있는 부문을 중심으로 어느 정도의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금까지 반도체산업 가치사슬별 한국과 중국의 경쟁력을 비교해 보았는데 이를 요약하면 <표 5-31>과 같다. 한ㆍ중 비교는 위 전문가 조사를 통해 집계한 경쟁력 수치를 다시 한국을 100으로 치환하여 계산한 것이다. 각 가치사슬 단계별로 중국이 경쟁우위에 있는 분야도 있으나, 종합적으로는 5년 후에도 한국의 경쟁력이 중국보다 우위에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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