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한국 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른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임을 천명하고, 이달 중 후속 방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개인 투자자들은 아직 그 효과를 반신반의하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제금융센터는 한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중요한 모델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의 주요 내용과 주가에 미친 영향을 총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했기에 여기에 소개한다.
(일본 총리실이 소개한 일본재흥전략 기본 구조도) |
[주요 정책] `13년 이래 일본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꾸준히 추진해왔으며, 금융시장에서는 특히 지난해 도쿄증권거래소(TSE)가 발표한 상장기업 PBR 개선 정책에 주목
☐ 기업지배구조 개선 정책 : `13년 일본 정부는 기업들의 자본효율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여겨 일본 재흥 전략(Japan Revitalization Strategy, `13.6월)을 통해 스튜어드십 코드 및 기업지배구조 코드 마련을 중장기 기업가치 제고 지침으로 삼음
- 금융청(FSA)은 `14년 스튜어드십 코드를 제정하고 `15년 기업지배구조 코드를 제정했으며 이후 수 차례 개정을 단행
- 스튜어드십 코드: 기관투자자가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충실히 이행하도록 유도하는 지침
- 기업지배구조 코드: 경영자가 회사의 이익을 우선시하도록 감독⸱통제하기 위한 지침. 모든 상장기업이 대상
- `21년 출범한 기시다 내각은 '새로운 자본주의'를 선언하고 일본거래소그룹(JPX) 산하에 시장 구조조정(Market Restructuing)을 위한 전문가 협의기구를 설치
- 전문가들은 상장기업들이 단기적인 매출실적보다 재무상태표의 자본비용과 수익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결론내렸으며 일회성 조치보다는 중장기적인 조치를 우선시해야 한다고 제언
- 이 가운데 지난해 3월부터 시행된 TSE의 기업가치 제고 조치가 일본 증시의 판도를 바꾸는 역할(“game changer”)을 한 것으로 평가(Goldman Sachs)
☐ TSE 기업가치 제고 조치 : 시장 참여자들은 특히 지난해 TSE가 상장기업에게 자본비용 및 주가를 경영에 감안하도록 촉구한 제도에 주목
- (주식시장 개편: `22.4월 시행) 기업지배구조 코드 개정(`21.6월)과 함께 효과적인 코드 적용(서구권 기준과의 일치)을 위해 상장기업을 3개 시장(Prime, Standard, Growth)으로 구분하여 간소화
- (상장요건 충족 과도기간 확정) 기업들은 시장별 유통주식비율, 시가총액, 거래대금 기준을 `25.3월부터 충족해야 하며 불충족 시 `26년 중 상장폐지할 수 있다고 명시. 이는 상호출자 해소와 기업지배구조 개혁 추세를 가속화
- 예) Prime 시장 : 유통주식비율 >35%, 유통주식시총 > 100억엔, 거래대금> 2천만엔
- (자본비용 및 주가를 의식한 경영) Prime 및 Standard 시장기업(약 3,270개)을 대상으로 자본비용과 주가를 기업 경영에 적극적으로 고려할 것을 촉구
- 특히, PBR 1배 미만 기업은 자본수익률(ROE 혹은 ROIC)의 자본비용(COE 혹은 WACC) 초과 여부와 미달 사유 확인을 요청했으며, 자본수익률이 자본비용을 초과함에도 불구하고 시장가치가 낮을 경우(PBR < 1),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 목표 및 일정 등 구체적인 이행 단계 공개를 촉구
- (투자자 소통 강화) 영문자료 등 정보 공시 확대, 투자자와의 대화 현황 및 대화내용 공개 의무화(Prime 시장 기업의 경우) 등
- (모니터링 강화) TSE는 올해부터 기업가치 개선 기업 현황과 정보 공시 기업 리스트를 매월 발표하는 등 후속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
[이행 현황 및 주가 동향] 지난해 이후 TSE 지침을 이행한 기업들의 평균 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PBR이 낮은 기업의 주가가 PBR이 높은 기업을 크게 아웃퍼폼
☐ 기업 이행 현황 : TSE는 올해 1.15일 상장기업들의 경영 실천(자본비용 및 주가를 감안) 이행 현황을 발표
- (시장별) Prime 시장 상장기업의 49%(815사)가 PBR 및 자본수익성 개선을 의식한 경영 개혁책을 제시(“disclosed”)하거나 고려 중(“under consideration”)이며 Standard 시장에서는 19%(300사)의 기업이 해당
- (업종별) 은행, 전력가스 등 PBR 중위값이 낮은 업종에서 이행률이 높은 반면, PBR 중위값이 높은 정보통신, 서비스, 유통 등에서는 이행이 미진
- (특징) 대체로 PBR이 낮고 시가총액이 큰 기업일수록 이행률이 높았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PBR이 높고 시총이 작은 기업은 상대적으로 이행률이 부진
- (주주환원) 지난해 주요 기업들은 자사주 매입 규모를 전년대비 확대(니케이225 +30%)했으며 이에 따라 주주환원율도 상승
⇒ 경영진들이 기업가치 저평가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일본 증시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Morgan Stanley)
☐ 주가 영향(`23.1.1 ~ `24.2.9 누적 상승률 기준) : TSE의 요구에 따라 경영 개혁책을 제시한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양호했으며, PBR이 낮은 기업 주가가 PBR이 높은 기업을 아웃퍼폼하는 등 시장의 기대감이 주가에 빠르게 반영
- (이행 기업별) TSE 요구대로 그 동안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하여 개혁책을 제시한 기업들(1.15 공개리스트 기준)의 주가는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평균 36% 상승하면서 동기간 Prime(34%) 및 Standard(24%) 지수 상승폭을 상회
- 개혁책 정보 공시를 고려 중이라고 응답한 기업 주가는 평균 34% 상승했으며 영문 자료를 공시 중인 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37% 상승하는 등 양호한 성과를 기록
- (저PBR 종목 아웃퍼폼) 전체 Prime, Standard 시장 상장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저 PBR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
- `23년초 기준으로 PBR이 0.5배 미만이었던 기업들의 평균 누적 주가상승률은 41%였으며, 0.5배 이상 1배 미만 기업 주가는 30% 상승. 반면에, PBR 1배 이상인 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15% 상승하는데 그쳤음
- (업종별) 해운(+68%), 철강(+65%), 은행주(+44%) 등 대체로 PBR 중위값이 낮은 업종 지수 상승률이 높았으며, 밸류에이션이 높은 제약(+3%), 서비스(+15%), 정보통신(+19%) 등은 전체 시장 수익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