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식 연금제도를 처음 구상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도 연금제도 개혁에 골치를 앓고 있다. 독일은 공・사 연계 연금 활성화를 통한 공적연금 안정화를 도모해왔으나,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베이비 부머 세대의 대거 은퇴 문제에 직면해 있어 추가 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이에 연립정부는 선거전에서 제안한 주식연금 도입안을 파기하고 자본을 투입하여 형성한 국부펀드에서 창출된 수익을 보험료율 안정화에 이용하는 세대자본 제도를 발표했으나, 이를 통해 보험료율 인상은 저지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추가 개혁 필요성이 대두돼 관련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정보를 간략하게 정리한 보고서가 보험연구원에서 발간됐다. 한국도 독일 등 선진국이 처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반복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금 개혁 압력이 커지고 있어 관련 자료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주요 내용을 공유하고 보고서 링크를 맨 아래 첨부한다.
(사진 출처: cnbc.com) |
■ 독일은 리스터연금 등 공・사 연계 연금 활성화를 통한 공적연금 안정화를 도모해왔으나 인구고령화와 더불어 베이비부머 세대의 대거 은퇴 문제에 직면해 있음
- 독일 정부는 2001년 국가 지원으로 사적연금 가입을 유인하는 공・사 연계 연금인 ‘리스터연금(Riester-Rente)’을 도입하였으나 저소득층의 낮은 가입률, 낮은 급여수준, 제도의 불투명성으로 인해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고 있음
- 특히 독일은 일본, 이탈리아와 더불어 전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르게 진행 중인 국가 중 하나로, 이미 2007년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를 초과하여 초고령사회로 진입하였음
- 독일 국민의 평균 은퇴 연령은 평균 64.4세로, 1950년대 및 60년대에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의 70%는 연금 수급 연령보다 이른 나이에 은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 공적연금 재정에 대한 압력은 확대되고 있음
- 신호등 연립정부(2022년 출범한 사회민주당(SPD)의 상징은 붉은색, 자유민주당(FDP)은 노란색, 녹색당(Die Grüne)은 초록색으로 마치 이 모습이 신호등과 같아 ‘신호등 연정’이라 칭함)는 연정합의서를 통해 이번 회기(2026년) 내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 48.1% 및 보험료율 상한 20% 유지와 더불어 연금 수급개시 연령을 연장하지 않을 것을 약속하여 연금제도 개혁은 불가피한 상황임
- 공적연금의 현 소득대체율은 48.1%, 보험료율은 18.6%로, 정부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을 시, 소득대체율은 2030년까지 46.6%로 하락하고 보험료율은 2036년까지 21.3%로 상승할 것으로 분석됨
- 정부는 현재 전체 예산의 25%를 공적연금 유지를 위해 투입하고 있으며,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인구고령화가 진행된다면 2040년경에는 예산의 절반 이상을 공적연금 유지를 위해 편입시켜야 할 것으로 예측됨
■ 이에 독일 연립정부는 선거전에서 제안한 주식연금(Aktienrente) 도입안을 파기하고 세대자본(Generationenkapital)을 투입하여 형성한 국부펀드에서 창출된 수익을 보험료율 안정화에 이용하는 제도 도입을 발표함
- 자유민주당(FDP)은 스웨덴 연금시스템과 마찬가지로 법적으로 공적연금 보험료의 18.6%에서 2%를 분리하여 개인이 대형 연금기금에 투자하는 주식연금 도입에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연정 내 의견충돌로 인해 도입이 무산되었음
- 특히 금속노조(IG Metall)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67%는 투자위험이 납부자에게 직접 전가되는 주식연금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동 제도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충분히 형성하지 못하였음
- 대신 연정은 2024년부터 2035년까지 연간 120억 유로씩 투입하는 국부펀드를 조성하고 보험료율 인상을 억제하는 세대자본 제도의 도입을 밝혀, 주식연금의 도입 취지인 연금액 확대보다 다소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함
- 투입 자본의 목표 규모는 2천억 유로로, 매년 기금에 대한 예산이 3% 확대 편성되어 독립적인 공공재단인 핵폐기물 관리 자금조달 기금(KENFO)이 정부에서 차관을 받아 투자 수익금만을 연금재원으로 투입할 예정임
- 연정의 현 전망에 따라 세대자본을 운용하는 국부펀드가 4%의 연평균 수익률을 창출할 시 2036년까지 보험료율을 20.8%(조치가 없을 시 21.3%)까지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됨
■ 다만 세대자본 도입을 통해 보험료율 인상은 저지할 수 있으나 그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예상됨
- 독일연금보험연맹(DRV)에 따르면 보험료율 상승 1%p 억제를 위해 기금은 매년 170억 유로(2,125억 유로 기금에 대한 8% 연수익률)의 수익을 창출해야 하기에 기금 목표 규모는 효과적인 보험료율 억제에 부족한 실정임
- 스웨덴, 호주, 미국, 네덜란드 등 유사한 제도를 도입한 국가들의 경우 자금을 보험료에서 조달하는 반면, 세대자본의 경우 차관액 중 2~3%의 이자를 지불해야 하기에 해당 비용은 세대자본 수익의 큰 부분을 상쇄함
■ 공적연금의 위기가 대두됨에 따라 개인연금 개혁위원회의 리스터연금 개혁을 포함한 개인연금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였으며 향후 개인연금과 관련한 제도 개선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됨
- 개인연금 개혁위원회는 개인연금(3층)의 가입 절차 및 리스터연금 정부 보조금 산출 간소화, 원금보장원칙 완화를 통한 수익률 제고, 적립 및 지급 시기 정보 제공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구축, 금융문맹 퇴치 등을 제안하였음
- 동 보고서는 리스터연금 가입자에게 주어지는 아동 수당 지급을 표준화하고 리스터연금 상품을 무료로 비교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하여 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하는 안을 제시함
- 이와 더불어 원금 보장을 낮추어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퇴직연금 상품 개발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지적함
- 위원회가 재무부에 제출한 동 보고서는 2025년 연금 개혁을 위해 2024년 입법 절차에 기초자료로써 활용될 예정임
▶ 보고서 링크: 독일, 공적연금 개혁 추진 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