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은 무슨 수를 써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디플레이션을 이번에는 떨치겠다고 초완화적 금융통화정책을 펼쳐 왔는데, 최근 일본 경제지표가 호조세를 보이며 물가상승률도 모처럼 목표를 달성해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올해 3월이나 4월까지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해제되리라는 전망이 제기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들어 4월보다는 3월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결정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시장 예상이 늘고 있다. 일본경제신문 조사에서 마이너스 금리 정책 해제 시기를 3월로 전망한 응답자 비율은 1월 조사 시 17%에서 2월 조사 시 31%로 늘었으며, 블룸버그 조사에서도 3월 전망 비율은 1월 10%에서 3월 40%로 늘었다.
이에 한국은행 도쿄 사무소는 3월 정책 변경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현지 동향을 정리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사진 출처: cnbc.com) |
3월 정책 변경 예상 근거
■ (금융시장 영향 최소화) 미 연준의 조기 정책금리 인하 기대 약화 등으로 일본은행의 정책 변경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기로 4월보다는 3월이 타당하다는 의견 대두
- 미국의 정책금리 인하와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해제가 맞물릴 경우 내외 금리차 축소 등으로 엔/달러 환율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우려
- 또한 현재 무담보 콜금리 수준도 시장의 선반영으로 인하여 이미 0%에 가까워져 실제 마이너스 금리 해제의 비용도 크지 않을 수 있음
■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확인) 일본 노동조합의 임금 요구 수준(5.85%, 3.7일)이 30년(‘94년 5.40%) 만에 5%를 상회하는 등 임금 인상 기대감이 상승하면서 일본은행 입장의 정책 변경 정합성 측면에서 3월이 유리
- 대기업을 중심으로 노조 요구를 일괄 수용하여 첫 교섭에서 타결되는 기업 사례가 계속 등장 (혼다 : +5.6%, ’89년 이후 최대, 마츠다 : +6.8%, 첫 교섭 타결 ’05년 이후 처음, 야마하발동기 : +5.1%, 첫 교섭 타결 처음 등)
- 그동안 일본은행에서 춘투 결과의 중요성을 강조한 만큼 작년을 상회하는 협상 결과가 발표(1차 발표 3.15일)될 가능성이 높고 임금 협상의 전반적인 결과는 4월에도 확인이 어려워 4월까지 기다릴 필요성이 높지 않음
- 우에다 총재는 모든 중소기업이 원만하게 임금을 인상할 때까지 금융정책을 결정할 수 없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음 (1.24일)
- 1월 실질 임금(전년 동월 대비 –0.6%)이 22개월 연속 감소하였으나 감소폭이 ’22.12월 이후 최소인데다 시장 예상치(-1.3%)를 상회하는 등 임금 관련 지표도 개선
■ (물가 상승세 지속) 최근 하락 움직임을 보이던 소비자물가지수가 정부의 보조금 지급 효과 상쇄로 재차 상승하면서 2% 물가 목표 달성 수준의 상승세가 지속
- 24.4월 종료 예정인 전기료, 도시가스료, 가솔린 등에 대한 보조금 지급 정책이 연장될 가능성은 있으나 보조율 등이 축소될 경우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가능성
■ (일본은행의 적극적 커뮤니케이션) 그간 정책 변경 관련 메시지에 신중하였던 일본은행 집행부 및 심의위원이 일본의 물가ㆍ경제 상황에 대해 연이어 적극적ㆍ긍정적인 발언을 하는 점도 시장에서는 3월 조기 해제에 대한 시그널로 인식
- 3.11일 TOPIX가 오전 종가가 2.25% 하락하였음에도 일본은행이 ETF를 매입하지 않은 점도 정책 변경에 대한 메시지로 인식
- 일본은행이 구체적인 ETF 매입 기준을 밝힌 바 없지만 ‘21. 4월 이후 TOPIX 오전 종가가 전일 대비 2.0% 이상 하락할 경우 100% 확률로 ETF 매입을 실시하여 왔음
- 일부에선 작년 7월과 10월 YCC 정책 수정 당시 우에다 총재가 시장 예상보다 조기에 정책 수정을 실시한 점도 조기 수정의 근거로 언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