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월간 기준 경상수지 적자로 돌아선 것은 중기적 재정 안정을 위해 재정구조조정을 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잘 나타내 준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됐다는 것은 이른바 아베노믹스 정책 도입 이후 투자는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반면 재정적자가 높게 유지되면서 국내 저축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상수지 적자 배경 가운데 국내저축의 둔화는 중요한 요인이다. 일본의 국내저축률은 2008년 중반까지 10년간 연평균 GDP 대비 24.8%에 달했으나 2013년 3/4분기에는 18.3%로 떨어졌다. 이렇게 된 것은 주로 정부 부문의 저축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일본 정부가 중기적 시계에서 재정구조조정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재정적자는 계속 국내저축률을 압박하게 될 것이다. IMF는 일본의 순환조정 예산적자를 2013년에 GDP 대비 9.2%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선진국 평균 3.4%보다 월등히 높은 것이다.
경상수지 적자의 또 한 가지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GDP 대비 19%까지 떨어졌던 자본형성이 2013년 3/4분기에는 21%까지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물론 2008년 중반까지 10년 평균 23.4%보다는 낮은 상태지만 주로 아베노믹스 진행에 따른 효과로 판단되며 향후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당사의 연구 결과 일본의 투자 사이클은 세계 수요 추이와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는 만큼 엔화 약세와 세계 수요 회복이 맞물려 향후 일본의 투자는 더욱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구조적 재정적자 감축에 실패할 경우 일본의 무역수지, 나아가 엔화에 대한 부담은 가중될 것이다. 그럴 경우 일본은행(BOJ)는 2013년 1월 채택한 2% 인플레이션 목표와 인플레이션 기대 안정화 등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서는 예상보다 일찍 국내금융상황을 긴축적으로 조절해야 할 수도 있다. 그 정도가 되면 일본 정부의 자금조달비용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재정구조조정은 물론 일본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공공 부채의 억제를 가속화해 주게 될 것이다. 당사는 일본 정부 부채가 2014년 말까지 GDP 대비 245%에 달해 2013년 말의 239%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2020년에 가서야 이 비율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것이 일본의 A+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이 부여된 중요한 요인이다.
물론 계절조정 기준으로는 경상수지 적자폭은 훨씬 적고 또 12개월 이동 누적액 기준으로는 경상수지가 여전히 소폭 흑자를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경상수지 숫자가 관심을 끄는 것은 그 자체가 큰 위험요인이어서가 아니라 경제의 구조적 변화 조짐을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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