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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가계부채 스트레스 테스트, 금리 인상 위한 준비?

한국은행이 최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포함돼 있다. 한국은행은 이 보고서에서 향후 시장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 가계부채 문제는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한국은행은 금리가 2%포인트 급상승하는 경우를 가정할 때에도 국내 가계에 큰 충격을 주지 않을 뿐 아니라 심지어 이자수지는 개선될 것이라는 결론을 소개했다.

그동안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 문제는 투자자들로부터 한국 경제에 대한 취약 요인으로 지적받아 왔으며 당국이 경제정책을 운용하는 데 있어서도 항상 고려사항이 될 만큼 어려운 대상으로 인식돼 왔다. 특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많은 가계의 경우 부채 상환 부담이 높아져 전체적으로도 가계 부문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돼 왔다.

그런데 이번에 한국은행이 소개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이런 인식과는 사뭇 다른 내용인 것이다. 이를 두고 일부 해외 투자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는 크게 보면 한국은행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준비라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즉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 이제 한 가지 문제에 대한 객관적 대응 논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다음은 금융안정보고서의 관련 내용을 발췌한 것이다.

■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하는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이처럼 비교적 큰 규모의 금리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위험 가구 및 부채 비중이 크게 늘어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격 발생 이후 소득 1~2분위 가구를 중심으로 위험가구의 비중이 1%포인트 내외 늘어나고 소득 4분위 가구의 경우에도 그 비중이 0.4%포인트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전체적으로는 비교적 낮은 수준에서 통제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 그러나 금리, 소득, 주택가격 등의 측면에서 동시에 충격이 발생하는 복합충격 상황을 가정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서는 우리나라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상당폭 훼손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소득 1~2분위 가구의 경우 위험가구의 비중이 각각 7.1%포인트 및 4.8%포인트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고, 위험부채의 비중도 소득 1분위 가구의 경우 13%포인트, 소득 4분위 가구의 경우 10%포인트 이상 각각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 한편 미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영향 등으로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가계의 전반적인 이자수지는 금리 상승 단계별로 모든 소득분위에서 오히려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금리가 2%포인트 상승할 경우 가계 전체적으로 이자수지 흑자 규모가 2.8조원 내외 늘어나는 것으로 시산되었다. 이는 금리가 상승할 때마다 부채 미보유 가구의 이자수지 증가 폭이 부채 보유 가구의 이자수지 적자 증가 폭을 상회하는데 근거한다.

■ 특히 이러한 이자수지 변화 폭은 현재의 금융자산·부채 보유 현황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가정 하에 산출된 것이기 때문에 가계의 동태적인 반응 가능성을 감안하면,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실제적인 이자수지 개선 폭은 더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금리가 상승할 경우 가계 전반적으로 저축 증가를 통해 금융자산 보유 규모를 늘리고 금융부채 규모를 줄여야 할 유인을 가지게 되고, 그에 따라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산·부채의 구성이 변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하지만 시장금리가 상승할 경우 저소득 부채보유 가구의 이자수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는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시장금리가 2%포인트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는 경우 소득 1~2분위 부채 보유 가구의 이자수지 적자 증가 폭은 각각 1,530억원, 2,850억원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러한 이자수지 변화의 절대액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이들 저소득 계층의 소득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소득 대비 이자수지 적자 비율은 소득 1분위 부채 보유 가구의 경우 13.5%에서 16.6%로, 소득 2분위 부채 보유 가구의 경우에는 6.7%에서 8.1%로 비교적 빠르게 상승하는 것으로 시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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