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9월12일 회의 의사록에 나타난 위원 6명의 발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주열 총재를 포함해 위원은 모두 7명이지만 총재는 6명 사이에 과반 견해가 형성될 경우 다수 의견에 따르며 따로 견해를 표명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이달 의사록에는 6명의 발언 내용과 표결 내용만 제시되고 있다. 정해방 위원은 인하를 주장했으므로 그 발언 내용도 구분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5명은 판단이 힘들다. 개인적으로 판단할 때 정 위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5명 가운데 2명은 비둘기파적, 2명은 매파적인 것으로 보이며 1명은 중립적인 느낌이다.
(위원 1: 동결, 비둘기파적)
- 글로벌 경제 여건, 미국을 중심으로 점진적 경기 회복 추이 유지. 다만, 유로지역 및 일본경제 경기회복 지연 우려 한층 높아져 향후 선진국 경기 회복세 전망에 불확실성 높아졌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시장국들의 성장 경로에서도 하방위험에 대한 우려가 점증
- 우리 경제의 내수와 생산 활동이 앞으로 자체적인 복원력을 회복하여 이전의 증가세를 보일 가능성은 갈수록 불확실해지고 있음.
- 우리 경제의 저물가 장기화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저물가 장기화 상황은 그것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이력효과 등 부정적인 효과에 대한 상당한 우려를 높이고 있음.
- 세계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서 유로화, 엔화 등 주요국 통화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원화는 오히려 강세를 보였다는 점을 유의해야 하겠음.
- 우리 경제의 중단기적인 대내외 상황 전개는 지난달 단행되었던 25bp 기준금리 인하가 충분한 통화정책적 대응이 되었는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한다고 볼 수 있음.
- 내수 부진과 저물가의 장기화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점,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있지만 이번 달의 ECB 정책금리 인하, 큰 폭의 엔화 절하 등 세계적 양적완화 추세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 및 높은 원화절상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은 기준금리의 추가적인 인하 여건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음.
(위원 2: 동결, 중립)
-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유로지역의 경기 회복세 및 정책 방향성이 다르고 중국도 경제구조 전환기의 성장 하방위험이 잠재되어 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도 남아있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으며, 국내 실물경제는 수출의 견조세가 유지되고 소비, 투자, 산업생산 등에서 개선 조짐이 나타나지만 전반적으로 내수가 미약한 상황의 개선 여부가 여전히 불확실함. 금융 외환시장에서는 전반적으로 국내외 긍정과 부정 요인이 혼 재하여 방향성이 제한되는 모습임.
- 내수 추세가 세월호 사건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조짐이 있지만, 우리의 주요 수출 상대국들의 경기회복세가 여의치 않은 가운데 원화환율도 대체로 강세 기조가 계속되고 있어 수출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장담하기 어렵고 소비심리 개선 속에 투자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임.
- 경기부양 정책의 부수효과로 가계부채가 확대될 경우 거시경제 운영의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이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가계부채 진단의 틀과 거시건전성 정책체계 등을 점검하고 거시건전성정책이 통화정책과 조화적으로 운용되도록 할 필요도 있음.
(위원 3: 동결, 비둘기파적)
- 저물가 지속에 따른 디플레이션 기대 형성 가능성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성이 있음.
- 노동시장 슬랙(slack)은 당분간 임금과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됨.
- 종합하면, 우선 2분기 성장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3분기 들어서도 경제심리와 내수의 회복세가 견조하지 못함에 따라 성장률 전망경로에 하방위험이 높은 상황이 지속되고 있음.
- 마이너스 인플레이션 갭의 축소기조가 약화되는 모습임. 마이너스 GDP갭과 마이너스 물가갭이 장기간 지속되는 이러한 현상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더불어 성장동력을 근본적으로 저상(沮喪)시키게 될 우려가 있으므로 유연한 정책대응이 필요함. 다만 전월의 금리인하 효과가 실현되는 데에는 시차가 존재하며, 가계부채의 위험 확대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현 단계에서는 기준금리를 현 2.25%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향후 경제지표의 개선 추이를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겠음.
- 저물가가 장기간 지속되어 경제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지게 되면 소비, 투자 등 총수요 위축과 대차대조표위험 확대에 따른 부작용이 클 수 있으므로, 향후 통화정책 운용은 시장기반 기대인플레이션의 변화추이, 공급측면 물가충격의 확산속도, 생산 및 노동시장의 슬랙 등 보다 정치한 지표를 통해 관련 위험을 정확히 판단하여 대응할 필요가 있음.
- 완화적 통화정책 대응만으로는 잠재성장률의 하락을 초래하는 구조적 요인에 근본적으로 대응할 수 없으며, 경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이 수반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간부채 확대를 통한 일시적인 대응은 오히려 금융 불균형의 누적을 초래하여 중장기적인 조정비용을 더 크게 할 수 있음.
(위원 4: 동결, 매파적)
- 국내경제를 보면 지금의 경기상황이 한 달 전에 비해 악화된 것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움.
- 앞으로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세, 지난달 기준금리 인하 조치, 정부의 내수경기활성화대책 등에 힘입어 점차 개선되겠으나 투자심리 회복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세수부족 등의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가 불확실한 것으로 생각됨.
-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원자재와 농산물가격의 안정세 등으로 당분간 전년동월대비 1%대의 낮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됨.
-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한 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정책 커뮤니케이션을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위원 5: 동결, 매파적)
- 국내경제를 살펴보면 완만한 회복흐름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
- 2/4분기 GDP성장률 잠정치가 전기대비 0.5%로 속보치 0.6%보다 소폭 하향조정되면서 금년중 경제성장률은 당초 전망치인 3.8%를 다소 하회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이나 3/4분기에는 다시 성장률이 1%대로 회복하여 예상된 성장경로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판단됨.
- 지난달 있었던 기준금리의 인하와 관련하여 그 파급효과를 지속적이고 세밀하게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음.
- 기업의 대출금리는 크게 하락한 반면, 가계의 대출금리는 큰 변동이 없는 경우 가계의 소비여력 확충이라는 정책목표는 손상될 수밖에 없으며, 특히 유례 드문 저금리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업에 대한 대출금리 인하가 실제 기업의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금리인하의
경기부양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음.
- 가계의 경우에도 은행들이 수신금리는 충분히 낮추는 반면 대출금리는 거의 조정을 안 하는 경우 금리인하는 차입자의 부채비용을 줄여 소비를 확대하기보다는 예금자의 소득을 감소시켜 가계의 소비감소만을 초래할 수 있음.
-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금리인하의 효과는 기대된 바와 다르게 작용할 수 있는 위험이 있음.
(위원 6: 인하)
- 미국은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세 지속, 유로지역 및 일본은 경기회복세가 주춤, 중국은 성장세가 이어진 반면, 일부 신흥국은 경제활동의 부진이 지속되었음.
- 앞으로 세계경제는 미국을 중심으로 완만하나마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임. 그러나 유로지역 및 일본의 경기가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동안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유지해왔던 세계경제의 회복속도가 약화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됨.
- 국내 경기는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됨. 그러나 2/4분기 GDP성장률이 전기대비 0.5%에 그치는 등 7월 전망에 비해 성장경로가 다소 하방 이동한 것으로 보임.
- 10월 전망시에는 금년도 성장률이 다소 하향조정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도 성장률도 당초 전망을 유지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것으로 생각됨.
- 원화가치 절상 등으로 수출입 디플레이터가 큰 폭의 마이너스를 지속하면서 2/4분기 명목 GDP 및 GNI가 감소한 것도 소비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됨.
- 소비자물가는 10월 전망시 7월 전망치에 비해 큰 폭으로 하향조정 될 것으로 보임.
- 종합적으로 감안해 보면, 경기판단에 있어서는 회복세가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으나 성장경로 측면에서는 하방리스크가 더욱 커진 것으로 보이며, 물가여건은 기상악화에 따른 농산물가격 급등 등 특이요인이 없다면 저물가 상황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됨.
- 가계부채에 대해서 여러 가지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그것이 현실화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움. 선제적인 정책대응을 위해서는 연속적인 금리인하가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번 달 기준금리는 현 수준보다 소폭 하향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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