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16

(斷想) 한국의 일본화 공포...무엇이 문제인가?

(※ 이 글은 사견이며 필자의 소속 회사 견해와 관련이 없음)

현재 한국인들이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것 가운데 많은 부분은 인구 전망과 관련돼 있다.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 이후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며 전체 인구도 2030년 이후 감소할 것이라는 것이 최근 정부 추계의 결론이다. 한국 및 한국 경제의 미래에 관한 보고서에는 항상 인구 문제가 언급되고 있으며 정부 당국자들도 국제 행사에서는 빼놓지 않고 한국이 당면한 문제 가운데 인구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하곤 한다. 이젠 너무도 판에 박힌 듯 이 말을 하는 터에 얼핏 보기에는 무슨 자랑거리라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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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라는 것은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 없다. 그런데 한국인들에게 이러한 인구 전망이 특별히 심각하게 와닿는 것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일본의 장기 불황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점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인들에게 일본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도 이해하기 힘든 특수한 존재다. 그런 일본이 지난 20여 년간 겪은 어려움은 보통 인구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알고 있다. 따라서 한국인들은 인구 구조가 일본이 지금까지 겪어 온 경로대로 변화하고 있다는 전망에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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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한국의 미래 부양비 변화를 다른 나라들과 비교한 것이다. 위 그림에서 총부양비는 15세 미만과 65세 이상 인구를 15~64세 인구(생산가능인구)로 나눈 비율이다. 그림에서 보듯 현재 인구 추계대로라면 한국의 총부양비는 일본보다도 가파른 속도로 높아질 것이며 급기야 2060년 경 일본을 추월하고 곧이어 100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부양비가 100이라는 말은 생산가능인구에 속해 있는 사람들은 자신 이외에 또 한명씩 경제적인 부양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전망 때문에 한국인들은 결국 한국도 일본이 겪은 장기불황을 피할 수 없는 숙명인 것처럼 여기고 불안해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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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캐나다, 독일, 일본, 영국, 한국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을 비교한 것이다. 한국은 현재까지 이 비율이 서서히 높아져 왔으며 비교대상국들이 정점에 이르렀을 때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2016년 이후 이 비율은 하락하기 시작할 것이며 이후 하락 속도는 가파를 것이라는 것이 공식 추계 전망이다. 한편 일본의 생산가능인구 비율은 1990년대 초 70%를 약간 밑도는 수준에서 정점에 다다른 이후 급속히 하락해 오고 있어 다른 나라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로 이런 모습 때문에 한국인들이 인구 문제에 큰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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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은 5개국의 합계출산율을 비교한 것이다. 대부분 1.5% 근처에서 횡보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의 경우에도 합계출산율이 2005년까지 급격히 떨어졌으나 이후 소폭 회복하고 있는 추세다. 이렇게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는 출산율을 더욱 촉진하는 것은 한국이 당분간 인구 구조 변화를 변화시키기 힘들더라도 장기적인 미래에는 더 잘 대비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한국의 출산율은 더디긴 하지만 일본과 독일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그런데 이 그래프를 보고 있노라면 의문이 몇가지 든다. 왜 모두 출산율이 낮은데 유독 일본 경제만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일까? 한국은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고 다른 나라의 사례를 배우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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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의문에 대한 유일한 답은 아니더라도 한 가지 답은 바로 일본을 제외하고 다른 나라들은 열심히 외국인들에게 문호를 개방해 많은 외국 젊은이들이 들어와 경제활동을 함으로써 국가 경제의 둔화에 대처해 오고 있다는 점이다. 위 그림에서 보듯 일본과 한국의 외국 태생 인구 비율은 0%에 가깝다. 반면 캐나다, 독일, 영국의 경우 활발히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비율도 대단히 높다. 즉 출산율 하락만 탓하며 시간을 끌다가 부랴부랴 출산율 높일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온 힘을 쏟고 있는 오늘날 한국의 모습은 답답한 감이 있다. 일본의 전철을 밟을 것이 두렵다면 일본이 하지 못한, 그러나 다른 나라가 해낸 일을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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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들이 일본과 다른 것은 인구 정책만이 아니다. 위 그림은 외국인직접투자 누계액이다. 이 그림에서 보듯 일본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투자 유치에 실패한 것을 알 수 있다. 심지어 한국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달러 기준 금액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2013년 현재 누계액 기준으로 한국의 FDI 총액은 영국의 1/8, 독일의 1/5, 캐나다의 1/3 수준에 못미친다. 물론 한국이 세계 시장에 편입된 역사가 짧다는 것이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통계 집계 기간 중 변화 추이를 보면 역사 탓만 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구 못지 않게 자본도 경제 성장에 중요하며 고용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재벌 대기업들에게 젊은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만들라고 사정하는 것 보다 대기업들의 반대가 있더라도 외국인 투자를 촉진하도록 정책을 편다면 더욱 많은 파급 효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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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을 나타내는 자료다. 근로시간당 GDP 액수를 보면 한국은 독일의 절반에 그치고 있으며 캐나다 및 영국보다 월등히 낮다. 일본은 한국보다는 높지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생산성 부문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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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한국의 낮은 노동생산성은 한편으로는 지나치게 긴 근로시간과 관련이 있다. 이 그림에서 보듯 한국의 연간 근로시간은 1990년대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비교대상국보다 월등히 길다. 문화적 특성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자료와 생산성 부진을 함께 놓고 본다면 결국 일정시간 이상 근로하면 효율이 떨어진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쉽게 말하자면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아무 부가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시간이 많거나 그런 사람들이 많다는 뜻이 된다. 실례로 직장에서 상사가 자리에 앉아 있는데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처리하고 예정시간보다 조금 일찍 퇴근하는 일은 전통적인 한국인 회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사회생활이 다 그런 것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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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낮은 서비스업 생산성을 얘기할 때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반면 생산성 및 수익성은 떨어진다는 말을 많이 한다. 위 그림에서 보듯 한국의 자영업은 상당 부분 퇴직자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영위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나 금융권은 각종 수단을 동원해 젊은 층의 모험적 자영업을 더욱 지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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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1인당 소득 증가율 변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 그림에서 보듯 모든 나라가 동일한 궤적을 따라 변화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주어진 문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달라지는 것이다. 위 그림에서 한국은 일본처럼 되거나 더욱 심하게는 이탈리아처럼 될 수도 있지만 미국처럼 되지 말란 법도 없는 것이다. 선택은 한국 스스로의 몫이다.

아래 그림은 세계경제포럼이 평가한 한국의 국제경쟁력 항목별 순위를 높은 순서로 다시 배열한 것이다. 한국의 국제경쟁력지수 총점은 144개국 가운데 26위였다. 따라서 26위를 기준으로 위에 속한 것으로 평가된 항목은 한국이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 부분이며 그보다 아래 순위로 평가된 부분은 앞으로 개선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세부 내용은 우리 스스로가 익히 느끼고 있는 점과 다름이 없어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다만 이런 문제 제기가 매년 반복되고 우리 스스로 느낀 것도 오래 전인데 여전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외면한다는 것 자체가 그 무엇보다 심각하며, 어쩌면 인구 문제보다 수천, 수만 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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