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투자증권 보고서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한국의 소비부진은 구조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가계의 부채규모도 문제이고 소득수준의 향상도 지지부진하다. 거기에 자산효과도 이제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의 소비가 올해 의미 있게 개선되기는 어렵다. 당사의 민간소비 전망치는 올해 1.2% 내년 1.4%로 여전히 미약한 흐름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도 부진한 가운데 민간소비 흐름마저 악화되면 하반기 경기회복의 버팀목은 사실상 없어진다고 봐야 된다. 이러한 와중에 정부가 꺼내든 블랙 프라이데이는 사실상 최근 국내 소비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된 중국 관광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제, 블랙 프라이데이 날짜도 중국의 춘절 이후 최대 휴일인 국경절 시작일인 10월 1일부터다.
▣ 중국인 입국자 전년 대비 3.6% 증가한 연간 630만 명 내외는 무난히 달성할 듯
행사의 규모는 일단 총 2만 7천여 개의 점포가 동참하고 있고 백화점 할인폭이 30~80%까지 되며 카드 무이자 할부가 진행되는 등 외형상 분위기 띄우기에는 성공하는 모습이다. 판을 벌렸으니 손님이 와야 된다. 따라서, 흥행여부를 가르는 것은 중국인 관광객수다. 일단 들어와서 구경이라도 해야 지갑이 열릴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분기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 중국인 입국자 수가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를 먼저 따져야 한다.
우리는 중국인 입국자 수를 추정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프로세스를 진행했다.
1) 분기별 중국인 입국자수를 계량경제모델로 추정한 후 월간 적정 입국자수를 산정
2) 현실적 조건에 따라 월평균 입국자수를 시나리오별로 추정한 후
3) 1~8월 중국인 입국자수 합산 값에 9~12월에 2)에서 구한 월별 시나리오 값을 곱해서 전체 연간 입국자수를 추정
이러한 방식으로 중국인 입국자 수를 추정했을 경우 연간 620~650만 명, 평균 630만 명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14년도 612만 명보다 3.6% 증가한 수치다. 그러므로, 올해 중국인 입국자수가 최근 우려처럼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월평균 입국자수로 다음의 3가지 시나리오를 산정한 후 검토했다.
<시나리오1> 중국인 연간 565만 명(-7.7%YoY) 국내 입국
2015년 1~8월까지 월평균 입국자 47만명이 9~12월에 그대로 적용된다고 가정했을 경우 연간 방문객수는 565만 명으로 전년비 7.7% 감소하게 된다. 그러나, 2015년 1~8월까지의 월평균 방문객수는 메르스 여파로 위축되었기 때문에 이 수치를 평균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실제 값보다 매우 적은 추정을 하게 된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시나리오2> 중국인 연간 650만 명(+6.5%YoY) 국내 입국
2015년 1~8월까지 입국자수 377만 명에 9~12월 월평균 입국자수를 모델값 68만명을 적용하면(68만 명*4개월=272만명) 연간 입국자 수는 650만명 가량이 된다. 이럴 경우 월평균 입국자수는 54만명으로 2014년 51만명 대비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연간 중국인 입국자수는 전년비 6.5% 증가 최근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지만 메르스의 여파를 감안했을 경우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라고 판단된다.
<시나리오3> 중국인 연간 620만 명(+0.7%YoY) 국내 입국
2015년 1~8월까지 입국자수 377만 명에 2014년 월평균 입국자수 51만명과 모델값 68만명을 평균한 값을 9~12월 월평균 입국자수로 적용하면 (60만 명*4개월=240만명) 연간 입국자수는 620만 명이 된다. 이것은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이고 월평균 입국자수로 환산했을 경우 51만 명으로 2014년 대비 거의 변동이 없는 수치다. 이 수치 역시 메르스 여파를 감안했을 경우 현실적 수치에 가까울 것으로 판단된다.
▣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경제 영향 , 월평균 51만 명 이상이면 긍정적 효과
중국인 관광객의 국내 소비지출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여려가지 경로를 통해 발생한다. 당장 국내 유통부문에 직접적인 매출증대 효과와 고용유발로 인한 간접적인 소비증대 효과까지 이 부분을 정확히 산출하기 위해서는 산업연관표를 통한 추정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다양한 연구기관에서 중국인 관광객의 생산 유발 효과 등을 추정하고 있는데 그 효과는 중국인 소비지출액에 일정한 유발계수를 곱해서 산출하는 것과 유사하다.
중국인 소비지출이 대략 국내 서비스에 대한 지출로 이어진다라는 가정하에 서비스 부문을 통한 국내 생산파급효과를 간략하게 알아보자. 아래 <표 2>는 중국인 관광객 소비지출액과 명목GDP 대비 비중, 민간소비 대비 비중 및 GDP 대비 생산유발효과를 정리한 것이다. 2015년은 우리의 추정치다.
아래 <표 2>에서 나와있듯이 2012년 산업연관표 기준 서비스업종의 생산유발계수 1.66을 중국인 소비지출에 곱하면 2015년 기준 중국인 소비지출액의 생산유발효과는 GDP대비 1.75%로 추정된다. 이것은 2010년 0.5% 대비 약 3.8배 증가한 것으로 요우커의 소비가 국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최근 3년 사이에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올해 연간 중국인 입국자수가 월 평균 51만 명 이상일 경우 국내 경제에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번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 우리의 추정대로 월평균 54만 명에 도달할 경우 국내 성장률을 약 0.2%pt 올리는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8월 입국자수가 메르스 충격에서 벗어나 51만 3천명을 기록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연말로 갈수록 중국인 입국자수의 회복이 이어지게 되면 서비스업 생산과 소비심리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4분기 국내 GDP는 당사의 예상대로 전기비 기준 0.7% 가량 증가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비록 미미하지만 전기비 0.5%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따라서, 연말로 갈수록 금리인하에 대한 대내적인 요인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모두를 위해 블랙 프라이데이의 선전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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