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의 경우 독립한 지 70년이 지났으며 본격적인 산업화를 이룩한 지 50년이 지났다. 그동안 앞에 지적한 대내외적인 충격을 피해갈 수 없었다. 때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한국은 빠르게 성장 추세를 회복했고 그 이후 추세를 유지하곤 했다.
아래 그림은 1960년 이후 연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 및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나타내고 있다. 그림에서 보듯 한국은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 지난 55년 사이에 단 두 차례 뿐이었다. 1979년 후반 국가적 혼란을 맞은 데 이어 1980년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1997년 말 외환위기로 국가부도 직전의 상황을 맞은 데 이어 1998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1인당 GNI는 1998년을 제외하고는 성장을 멈춘 적이 없다.
그 뿐 아니다. 한국은 2분기 연속 전분기 대비 성장이 후퇴하는 것을 일컫는 경기침체를 거의 겪은 적이 없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지난 55년 사이 경기침체를 기록한 것은 1979년 말과 1998년 초 등 단 두 차례 뿐이다. 한 개 분기 경기 후퇴는 여러 번 있었지만 정부의 경기 대책과 여타 경제주체들의 노력 덕분에 침체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이런 기록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한국에서는 이렇게 성장을 이어가는 것에 익숙한 나머지 성장을 당연시하는 듯한 분위기까지 있다. 하지만 모든 나라가 다 이렇게 성장 추세를 지켜내는 것은 아니다. 아래 그림은 영국, 일본, 한국, 이탈리아, 멕시코, 중국 등 6개국의 PPP 기준 1인당 GDP 변화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여기서는 미국 대비 비율을 1970년부터 5년 단위로 나타내고 있다. 여기 선택한 6개국은 서로 약간씩 다른 특징을 보여 준다.
일본의 경우 1990년까지는 급속한 성장을 이뤘지만 이후 정체기를 거쳐 급격한 하락을 겪었다.하지만 이후에는 하락은 멈추고 대체로 횡보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구가 감소하는 것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탈리아는 상당히 높은 1인당 GDP를 유지해 왔으나 1990년대 중반 이후 하락세를 타기 시작해 현재까지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멕시코는 1970년대 말까지는 한국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1인당 GDP를 기록하고 있었지만 약 20여 년간 급격한 위축을 기록했으며 이후 추가 악화는 피했지만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영국의 경우 선진국 가운데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GDP를 유지하고 있으며 상당히 안정적인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모든 나라들과 대조적이며 놀라운 성장세를 기록한 나라는 한국이다. 이런 추세를 저소득국가 상태에서 발전한 경우라서 당연하다고만 하기는 힘들다. 이제 문제는 지금부터다. 이 그림에 포함된 나라들 가운데 어떤 나라로부터 어떤 교훈을 얻을 것인지는 한국인들의 몫이다. 그림에서 보듯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날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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