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일) OPEC 회의: 국제유가우상향전망
17일(일) 카타르 도하에서 OPEC 회담이 개최된다. 알려진대로 의제는 산유량 동결(freezing)이며, 공급 조절을 유도하는 사우디와 산유량을 경제제재 이전 수준(400만 b/d)까지 늘려야 한다는 이란의 입장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국제유가가 점진적 우상향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 OPEC 주축인 쿠웨이트측 인사는 이란의 동참 여부와 관계없이 17일 회원국들이 산유량 동결에 합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의 증산 능력 자체에 대한 의구심이 크기 때문에 이란의 동참 여부가 합의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 2위 산유국인 앙골라까지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 저유가로 경제위기를 겪는 국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높은 생산원가(BEP)가 생산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또한 ▲ 미국 셰일업체들의 시추가 급격하게 감소하면서 비전통적 원유 공급원도 급격하게 축소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셰일 대표업체 중 하나인 샌드리지가 36억 달러의 부채 부담을 극복하지 못해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최근 주식시장은 유가가 올라가면 웃고 하락하면 우는, 상관관계가 높은 모습이라 원유가격의 추가 상승은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담보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다.
▶ 연준의 비둘기적 선회: 12월FOMC까지기준금리 동결된다는 베팅도 51%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준이 통화정책 스탠스를 선회하면서, 달러 강세 기조가 급격하게 수그러들었다는 점이다. 6월 15일 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보는 채권시장 참여자는 15%로 급감했고 9월 회의 인상 가능성도 30%대로 줄어들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12월 FOMC에도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보는 시장 참여자들이 51%까지 늘어났다는 점이다.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한번도 없을 것으로 보는 투자자들이 꽤나 많다는 뜻이다. 그만큼 지난 3월 FOMC 의사록 내용은 매우 비둘기적이었다.
물론 일각에서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을 너무 경시하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 ‘시장이 너무 안일하게 보고 있는 것 아니냐’면서 여전히 경계성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1) 3월 의사록의 톤을 뒤집을만큼 명확한 증거나 지표들이 누적되려면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한데다 2) 5월에는 FOMC 회의 자체가 없다. 게다가 3) 지난 주말 발표된 3월 도매재고 감소 등의 지표로 미루어볼 때 미국경제의 회복 속도는 당초 예상보다 여전히 느린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이라면 통화정책 리스크가 매우 낮은, 향후 2~3개월 정도는 좀 더 시장의 Risk-On 모드를 즐겨도 무방하다고 본다.
▶ 신흥국채권펀드와 인플레이션 헷지 채권인 TIPS 펀드 자금 유입
이런 분위기는 신흥국 시장에는 분명 호재다. 특히 BRL, RUB, ZAR, IDR, INR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일제 강세로 돌아서면서 신흥국 채권펀드에는 2년만에 최대 규모의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인플레 헷지 채권인 TIPS에 오랜만에 자금이 몰리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현상이다. 디플레이션 완화 베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신흥국에 여전히 경기나 기업실적 모멘텀이 없다는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작년 미국이 8년만에 금리를 올렸는데도 올해 신흥국이 예상 외로 선전한 것은 이유가 있다. ▲ 1990년대에는 대부분의 신흥국이 경상수지 적자 누적에도 불구하고 고정환율제를 고수한 탓에 외환위기를 맞았으나, 이제 대부분의 신흥국은 변동환율제를 채택, FX 시장이 자율조정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또한 ▲ 대부분의 신흥국 은행들이 바젤 3 최고 권고수준을 이행해 은행권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고 ▲ 국내 자본이 축적되면서 국내 채권시장이 확대, 외자 조달 비중도 크게 감소했다.
17일(일) 예정된 브라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관련 하원 투표 결과에 따라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질 수 있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하원 의원 513명 중 3분의 2(342명)가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안이 통과, 상원 표결에 들어가는데 모 일간지 자체 여론조사에 따르면 의원 중 60%가 탄핵에 찬성한다고 답했고 반대는 21%, 의견을 유보한 의원이 18%였다.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은 브라질 재정 건전성 개선과 직결된다.
2월 말부터 숨가쁘게 달려온 탓에 KOSPI도 소폭 조정을 경험했지만, 지난 주 숨고르기로 시장은 많이 가벼워졌다. 여전히 에너지, 소재, 산업재, IT 등 대형 가치주 중심 Risk-On 전망을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