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8

(보고서) 아베 이전과 이후 일본 경제정책 비교ㆍ정리

(※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일본의 장기침체기 특성과 정책대응에 관한 연구』라는 제목의 보고서 중 일부분을 공유)

▣ 장기침체 극복을 위한 정책적 노력: 아베정부 이전(1990~2012년)

가. 통화·재정정책

❑ 일본 금융당국은 버블 붕괴 이전의 적절한 정책대응 실패, 버블 붕괴 이후의 불황에 대처한 소극적 금융완화정책으로 경기침체 장기화의 빌미를 제공

○ 일본은행은 버블 붕괴 이전 경제상황에 대한 오판으로 기준금리 조정시점과 강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함으로써 자산버블의 발생과 붕괴를 야기
○ 버블붕괴 후 이어진 1990년대 불황에 대응해서는 경기부양에 필요한 과감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는 대신 단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소극적 방식으로 대처
○ 또한 명목금리인 기준금리 인하 수준이 물가상승률 하락을 고려한 실질금리의 지속적인 하락을 유도할 만큼 충분치 못하였음
○ 부실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지연과 금융부실채권 처리 미흡 등 1990년대 일본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

❑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에 걸쳐 일본은행은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등 보다 과감한 통화정책을 도입했으나 성급한 출구전략과 경제주체들의 신뢰 확보를 얻지 못해 디플레 방지와 경기부양의 정책목표 달성에 실패

○ 일본은행은 1999년 2월 기준금리(당시 콜금리)를 0.1%보다 낮추는 제로금리 채택에 이어, 2001년 3월부터 2006년 3월 중 최초로 양적완화정책을 시행
○ 양적완화정책으로 경제성장률과 물가가 개선되자 일본은행은 경제회복을 낙관하여 성급한 출구전략을 시행
○ 당시 과감한 통화정책은 금융시장 안정과 기업의 자금조달여건 완화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경제주체들의 양적완화정책 지속에 대한 신뢰성 부족과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을 방지하지 못해 통화정책의 효과가 반감


❑ 성급한 출구전략의 부작용과 해외경제위기가 중첩되면서 일본경제가 다시 침체의 늪에 빠져들자 금융당국은 제로금리정책으로 복귀

○ 양적완화정책 중단으로 본원통화가 급격히 감소했으며, 동아시아 외환위기 여파로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2008년 –0.1%, 2009년 –5.5%)
○ 이에 금융당국은 2008년 9월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해 11월에는 제로금리정책으로 복귀

❑ 재정정책 측면에서는 버블붕괴 후 일본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기조를 줄곧 유지했으나 그 효과는 일시적인 경기회복에 그침

○ 1990년부터 현 아베정부 이전까지 경기부양용 재정지출규모는 2015년 일반회계예산(96.3조엔)의 3.5배 수준인 339.7조엔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
○ 대규모 재정지출에도 경기부양 효과가 작았던 이유는 정치적인 의사결정으로 재정지출 승수가 낮은 사업에 재원이 집중, 경제전반의 구조조정이 충분한 성과를 나타내지 못한 점, 경기상황에 대한 잘못된 판단과 정책적 오판 (예: 1997년 4월 소비세율 인상(3% → 5%), 재정구조개혁법을 추진하여 재정지출을 삭감) 등이 지적됨


나. 구조개혁정책

❑ 일본경제의 장기침체를 공급측면에서 강조하는 분석에서는 그 근본원인을 구조개혁 실패로 인한 생산성 하락에서 찾고 있음

○ 일본정부는 생산성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구조개혁 대신 정책금리 인하, 공공투자 확대 등과 같은 전통적인 경기대응책으로 총수요를 부양하여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는데 집중
○ 이와 같은 경기부양책 남발은 국가채무 누적으로 구조조정 추진을 위한 재정 여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
○ 일본의 총요소생산성증가율은 1990년대 들어 급격히 하락하는 추세를 보임

❑ 다만 2001년 출범한 고이즈미정부는 ‘성역 없는 구조개혁’이라는 정책목표를 표방하고 금융부실 해소, 재정건전화, 연금제도 개혁, 체신사업과 도로공단의 민영화를 핵심과제로 선정하여 구조개혁을 추진

○ 고이즈미정부는 일본경제 장기불황의 주요인으로 부실채권 처리 지연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금융개혁과 부실채권의 조기 처리를 하나로 묶어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
○ 재정정책은 경기부양에서 재정건전화로 방향을 전환하고, ‘신규 국채발행액 30조엔 상한목표’를 설정하는 등 재정건전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경주
○ 그 외 연금, 의료, 노인복지 등 사회보장제도 개혁, 우정사업과 도로 공단의 민영화 등 구조개혁정책을 추진
○ 고이즈미정부의 구조개혁정책은 2005년 ‘금융기관 부실채권 처리 종료(9월)’ 선언 및 ‘우정민영화법안(10월)’ 성립을 기점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경제개혁 추진과 경기회복력 강화라는 선순환 구도가 형성
○ 그러나 고이즈미정부 이후 개혁 모멘텀 약화, 세계 금융위기(2008년)와 동일본 대지진(2011년) 여파 등으로 일본경제는 다시 침체의 늪에 빠져듦

▣ 아베정부의 경제정책(2013~2015년)

가. 통화·재정정책 추진

❑ 아베정부(2012년 12월 출범)는 경제주체들의 신뢰 확보를 중시한 과감한 통화정책(제1화살)과 확장적 재정정책(제2화살)의 경기부양책을 제시

○ 이전정부와 달리 확고한 물가목표달성과 엔화약세를 시장에 전달함으로써 경제정책의 지속성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 확보를 중시
○ 일본은행은 2013년 1월 소비자물가상승률 달성목표를 2%로 하는 물가안정목표제를 도입하고 4월에는 양적 ․ 질적통화완화정책(Quantitative and Qualitative Monetary Easing)을 발표
○ 재정정책도 2013년부터 3차례의 경제대책을 추진하면서 본예산 이외에도 정부일반회계예산(2015년 기준)의 19.6%에 이르는 총 18.9조엔의 추경예산을 편성하여 확장적으로 운영
○ 결국 아베정부의 통화·재정정책은 대규모 통화방출을 기반으로 한 엔화약세 유도, 실질금리 하락,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정책이라 할 수 있음

❑ 아베정부의 경제정책은 시행 초기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경기회복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기도 하였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 실물경제의 회복세는 기대를 하회

○ 엔/달러 환율은 아베정부 출범(2012.12) 이후 2015년 말까지 약 42% 상승했으며, 실질 국채수익률(10년 만기)도 1.0% 내외에서 2014년 1월~2015년 12월 중 월평균 –0.8%로 하락
○ 엔화 약세와 실질금리 하락에 힘입어 기업 수익이 크게 증가하고 닛케이지수는 2012년 말 10,395에서 2015년 말에는 19,033으로 83% 상승
○ 하지만 실물경제 측면에서 보면, 고용과 임금이 개선되었지만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는 여전히 부진해 일본정부의 경제성장률 목표치인 2%를 크게 하회 (실질경제성장률 : 2014년 0%, 2015년 0.4%)

❑ 2013~2015년간 아베정부의 경제정책 시행으로 일부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으나, 아직은 경제성장동력을 되찾은 것은 아니라는 판단

○ 소비와 투자 등 내수가 부진한 가운데 기업수익 개선이 설비투자 증가로, 임금인상이 민간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되지 않았으며,
○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지난 3년간의 디플레이션에서는 벗어났으나, 이는 무제한적인 통화공급에 의해 인위적으로 지탱되는 측면이 강하며, 아직 실물경제의 수요측면에서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해소되었다고 보기 어려움
○ 여기에 2015년 중 중국경제 둔화와 국제유가 하락,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일본경제는 주가하락과 엔화강세, 디플레이션 재 조짐, 실물경기 둔화 현상 등이 나타나고 있음
○ 이에 2016년 들어 엔화약세 유도와 새로운 경기부양 수단의 확보 차원에서 일본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금리정책(1월 29일)를 도입

나. 구조개혁 추진

❑ 아베정부는 구조개혁 없는 경기부양정책이나 공급부문 개선 없는 수요확대정책은 그 효과가 한정적․일시적이라는 인식하에 신성장전략인 ‘일본재흥전략’(제3화살)을 추진

○ 신성장전략은 구조개혁에 중점을 둔 생산성 제고정책들인 규제개혁, 노동시장개혁, 기업투자환경조성, 재정부문개혁 등을 주요 골자로 함
○ 이를 통해 향후 10년간 평균 명목GDP성장률 3%와 10년 후 1인당 명목국민총소득(GNI)을 150만엔 이상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함

(1) 노동시장 개혁

❑ 노동시장 개혁은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한 노동력 확보와 고용창출 지원, 시장의 글로벌화에 따른 고급인력 유치 등을 주요 정책목표로 설정

○ 이를 위해 기존의 고용 유지형 노동정책에서 노동 이동 지원형 노동정책으로 전환하고,
○ 청년층·여성층의 경제활동참여를 촉진하며, 대기 아동 해소 가속화, 대학 개혁, 글로벌 인력 양성 강화, 외국인재의 활용 확대 등을 추진
○ 외국인 근로자의 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외국인 기능실습제도를 확충하고, 제조업·간병·가사도우미 등 세 분야에서 외국인의 일본 현지 취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

❑ 아베정부 노동개혁의 핵심 문제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구조, 노동시간, 파견근로자 등에 관한 노동규제 개혁임

○ 노동유연성을 확보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이중 구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한정 정규직’의 확산을 유도
○ 노동시간제도의 개혁을 위해서는 과로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 탄력근무제 청산기간의 연장, 재량노동제 확대, 화이트칼라 면제제도 도입 등을 추진
○ 파견근로에 관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노동규제개혁의 중요한 부문을 차지

(2) 기업투자환경 조성

❑ 아베정부는 기업투자환경 조성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 국가전략특구지정, TPP체결, 제조업 경쟁력 강화 등의 정책과제들을 추진

○ 주요 경쟁국보다 높은 법인세율을 가까운 미래에 20%대로 인하함으로써 설비투자 확충을 통한 장기 안정적 성장과 대외 경쟁력 강화를 도모
○ 국가전략특구 지정을 통해 규제완화, 해외투자 유치, 전략거점의 경제활동 촉진 등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충

❑ 아베정부는 TPP를 활용하여 중장기 성장잠재력을 강화, 국제경쟁력이 취약했던 부문의 암반규제 개혁, 역내 경제권에서의 경제적 영향력 회복 등을 기대

○ 일본은 2015년 10월 5일 미국을 포함한 12개국이 참여한 TPP협정을 타결함으로써 세계GDP의 36%, 교역규모 26%를 차지하는 최대 자유무역경제권을 확보
○ 무역자유화에 따른 수출확대와 소비증가를 통해 경제성장률을 제고하고, 그동안 국제경쟁력이 취약했던 농업, 노동 등 분야에서의 암반규제개혁을 좀 더 손쉽게 추진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음
○ 또한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한국과 중국에 밀려 FTA에서 일본의 영향력이 약화되어온 것을 만회하고 주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

❑ 일본의 제조업 경쟁력을 회복하고 강화하기 위해 국내 모노즈쿠리 기반 정비, 디지털화에 의한 변혁에 대응, 인재 육성, 수익력 향상 등을 제시

○ 모노즈쿠리(장인정신을 바탕으로 한 일본 특유의 제조문화를 의미) 기반정비를 위해 법인세 인하, FTA추진, 에너지 비용 상승 대응, 환경규제 대응, 임금인상 등이 정책방향으로 제시
○ 디지털화에 의한 변혁에 대응하기 위해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산업을 선도하고 독일의 ‘인더스트리 4.0’생산시스템에 대응하는 전략을 강화하기로 함
○ 수익력 향상을 위한 과제로는 사업재편과 협력관계 구축, 신시장 진출, 글로벌 수익획득을 제시

(3) 재정부문개혁

❑ 일본의 국가채무는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세입부진, 경기부양을 위한 반복적인 재정지출 등으로 재정적자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급증

○ 일본의 국가채무비율(명목GDP대비)은 1990년 65.3%에서 2000년 136.1%, 2011년 209.4%, 2015년 229.2%로 급증
○ 이는 장기간의 물가하락과 경기침체로 명목성장률이 마이너스(1998~2008년 기간 중 연평균 –0.6%)를 기록하면서 일반회계 기준 조세수입이 감소(2009년 38.7조엔으로 1990년 60.1조엔의 64% 수준)하는 가운데 경기부양을 위한 반복적인 재정지출로 대규모 재정적자가 구조화된데 기인(2009~2013년 중에는 재정적자 규모가 조세수입 규모를 상회)

❑ 이에 아베정부는 2015년 6월 30일 재정개혁을 위한 3가지 추진 방안(디플레이션 탈출⋅경제 재생, 세출개혁, 세입개혁)을 발표

○ 구체적으로 2020년까지 재정흑자를 실현하고, 그 이후에는 GDP대비 채무잔액비율을 안정적으로 낮춘다는 목표를 설정
○ 경제회복과 재정건전화를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

❑ 하지만 현재 재정개혁정책으로는 2020년 재정흑자 목표달성 가능성은낮은 것으로 평가

○ 그 이유는 첫째 경제⋅재정개혁계획이 낙관적인 경제전망(명목경제성장률 3.0% 전제)을 기초로 수립되었으며, 둘째 세출억제를 위한 구체적인 청사진이 부족하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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