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약: 유럽 은행들이 마이너스 금리제도의 도입에 따른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앙은행에 예치한 자금의 일부를 현금으로 인출하여 자체금고에 보관하는 방안을 고려중임. 이와 같은 관행이 확산되면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저하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음. 은행들 입장에서는 현금보관이 마이너스 금리 제도의 도입에 대한 하나의 대응수단이 될 수 있지만 여러 제약들로 인해 크게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임.
■ 유럽중앙은행(ECB)이 2014년 6월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 지금까지 26억 4,000만 유로 규모의 부담금을 수취하였으며, 경기가 더욱 악화될 경우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은행과 보험사들은 부담금 증대를 피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음.
- 마이너스 금리 정책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이 맡긴 지급준비금 등 당좌예금에 이자를 주지 않고 오히려 수수료를 부과함으로써 대출을 장려하여 소비를 진작하는데 목적이 있음.
- 2014년 6월부터 스웨덴, 스위스, 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과 일본이 순차적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하였음.
- 액면금액이 큰 유로화나 스위스 프랑을 대량으로 인출하여 교통체증이 거의 없는 유럽 고속도로를 통해 운송하면 운송 및 보관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임.
- 실제로 유로존 19개국 중앙은행들뿐만 아니라 ECB도 인출요구가 급증할 경우 지폐를 빠르게 공급할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하고 있음.
- 독일 재보험사인 Munich Re는 실제로 수억 유로를 현금으로 인출하여 대형 금고에 보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시도가 성공적이며 관리 비용도 관리할 만한 수준이라고 밝힘.
- 금년 3월 ECB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자 독일 2위 은행인 Commerzbank를 비롯하여 독일 은행들은 현금을 인출하여 자체 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는데, 스위스의 한 연금펀드는 실제로 현금을 인출하려 했으나 스위스중앙은행의 거부로 무산됨.
- 현재 유로존에서 발행된 유로화 규모는 총 2조 750억 유로이며 이 중 약 1조 87억 유로는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반면 9,881억 유로는 은행에 보관중임.
- 2조 750억 유로는 대형트럭 298대, 서류가방 95만 4,588개, 더블베드 2만 2,984개, 호텔방 195개를 채울 수 있는 규모임(FT 2016년 8월 16일자).
- 은행들이 예치금을 현금으로 보관하게 되면 중앙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하해도 은행은 영향을 받지 않게 되어 정책효과가 나타나기 어려움.
- 이 경우 ECB 등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중앙은행들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낮아지고, 마이너스 금리를 통한 경기부양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임.
- 이러한 위험에 대비하여 보험에 가입할 경우, 보험료가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지불하는 수수료보다 더 비싸질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요율로 리스크를 부담해줄 보험사를 찾는 것도 어려운 문제임.
- 독일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보험료가 보관금액의 0.5%~1.0%가 될 것으로 추산하였으며, 이는 금년 3월 추가 인하로 -0.4%로 낮아진 ECB 예치금리보다도 더 큰 부담을 은행들이 감수해야 함을 의미함. 다만 현재 기준금리가 -0.75%인 스위스에서는 시도해볼 만한 수준임.
- 또한 일부 시중은행들이 현금보관에 나서면 지폐유통량 역시 급증하게 되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들이 시중은행들의 현금보관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음.
- 현금보관 규모가 커질수록 시중은행에는 막대한 비용부담으로 작용하며, 중앙은행은 원하는 만큼의 추가 금리인하를 할 수 없다는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모두가 이를 피하기를 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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