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제개혁안 기대감으로 달러 강세 전환. 그러나 이머징 통화도 강세
달러화 지수가 트럼프의 세제개혁안 발언과 미-일 정상회담 이후 강세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전 흐름과는 다소 차별화되고 있다. 지난해까지 달러화 강세는 선진국과 이머징 통화에 대한 동시적 강세 현상이었지만 최근 달러화 강세는 선진국 통화에 대해서만 강세현상이 한정되고 있다. <그림2>의 달러화와 이머징 통화지수에서 보듯 달러가 강세 전환되었지만 이머징 통화도 강세폭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들이 나타나는 이유를 요약하면 크게 4가지를 들 수 있다.
첫째, 금융시장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는 달러화 지수 문제이다. 달러화 지수는 유로, 엔 등 6개 주요 통화를 기준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이머징 통화의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최근 달러화 지수와 이머징 통화간 괴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미 연준이 발표하는 이머징통화를 포함하는 광의의 달러화 지수는 횡보세를 보여주고 있다.
둘째, 원자재 수출국 관련 통화 강세이다. 선진국 통화간 흐름과는 상관없이 자원수출국 통화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2월 21일 종가기준 러시아 루블화 및 브라질 헤알화는 지난해말 대비 각각 6.7%, 4.9% 절상되었다. 달러화에 연동하던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달러화 추이와는 상관없이 안정내지 상승하면서 자원 수출국 통화가치를 절상시키고 있다.
셋째, 중국 금융시장 안정이다. 연말/연초 중국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면서 16년초와 같은 이머징 금융시장 불안이 재연되지 않을까하는 우려감이 높았지만 우려와 달리 중국 외환시장이 안정, 오히려 위안화 가치가 연말대비 소폭 절상(0.88% 절상, 21일 기준)되면서 달러화 강세 흐름과 상관없이 이머징 통화 강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환율조작국 이슈이다. 트럼프 당선이후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환율조작국 이슈가 관련국 통화 절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원화와 대만 달러를 들 수 있다. 연초까지 달러화 흐름에 연동하던 원화 및 대만달러 흐름이 연초이후 달러화 흐름과 차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화 및 대만달러 통화가치는 연말대비 각각 4.9%와 4.7%(2월 21일 종가 기준) 절상되었다.
■ 단기적으로 일방적 달러 강세보다 통화간 차별화 현상이 이어질듯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달러화 흐름에 따라 비달러 통화, 즉 선진국 및 이머징 통화들이 동시에 연동하기보다는 통화별로 차별적 흐름을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환율조작국 이슈는 물론 이머징 통화가 펀더멘탈과 개선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안정에 힘입어 강세를 유지할 공산이 높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머징 통화의 강세 분위기는 달러 강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자금의 이머징 자금 유입, 즉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강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3월초로 예상되는 트럼프 세제개혁안 내용은 달러화 가치는 물론 글로벌 통화 흐름에 중요한 변수 역할을 할 것이다. 세제개혁안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동시에 논란이 되고 있는 국경조정세가 도입된다면 달러화 가치가 큰 폭의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국경조정세 우려로 원화를 포함해 이머징 통화는 약세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동시에 환율조작국 이슈 역시 소강국면에 진입할 것이다.
반면에 세제개혁안이 시장 기대치를 못 미칠 경우에는 달러화가 약세 전환되는 동시에 여타 선진국 통화와 이머징 통화의 동반 강세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환율조작국 이슈가 더욱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단기적으로 미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 이슈보다는 트럼프 세제개혁안 내용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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