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26

(참고) 한국은행 통화정책 변천사

(※ 다음은 한국은행의 과거 통화정책 운용 방식 변화를 정리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한국의 통화정책」 2012년 개정판 내용 중에서 발췌ㆍ정리한 것이다.)

한국은행은 1950년 6월 창립 직후 발발한 6.25전쟁으로 설립 초기에는 전비 지원, 금융기관 대출규제, 긴급통화조치 등을 통해 전시경제의 원활한 운용을 뒷받침하고 인플레이션을 수습하는 데 노력하였다. 휴전 이후에도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중점을 두고 정책을 운영하였으며 특히 1954년 은행법 시행을 계기로 금융자금의 효율적 운용과 통화가치 안정을 위해 금융기관 자금운용과 대출관리체계를 정비하였다.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 체계적인 틀 아래서 이루어지기 시작한 것은 1957년‘재정안정계획(Financial Stabilization Program)’이 수립되면서부터이다. 재정안정계획의 수립은 정부수립 이후 사회경제질서의 격변과 방만한 재정운용으로 초래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키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이 계획은 연간 또는 분기별로 통화(M1)의 공급 한도를 정하고 재정, 비료(정부대행기관), 민간, 해외, 기타 부문 등 각 공급원천별로도 한도를 따로 정하여 그 범위에서만 통화가 공급되도록 한 것이다.

재정안정계획은 5.16의 발생으로 1961~62년간 일시 중단되었으나 제1차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집행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외화준비자산이 고갈되어 경제안정이 크게 위협을 받게 되자 1963년에 다시 부활되었다. 이후 우리나라는 계속되는 국제수지 적자 보전을 위하여 1965년 3월 IMF와 대기성차관 협정(Stand-By Arrangement)을 체결하게 되었는데 협정의 조건에 따라 통화지표의 구체적 목표치를 IMF와 협의하여 결정하였다. 규제대상지표는 종전의 M1에서 중앙은행의 순국내자산(1966~69년 상반기), 본원통화(1969년 하반기), 금융기관의 국내신용(1970~82년), 순국내신용(1983~86년)으로 변경되었는데 이에 따라 재정안정계획은 이들 지표를 중심으로 수립·집행되었다.

(사진출처: etoday.co.kr)
한편 국제수지의 개선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한 1976년부터는 IMF와의 협정과는 별도로 M1의 증가율 목표를 독자적으로 설정하고 이를 공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M1의 움직임이 매우 불규칙하여 실적치와 목표치 간의 괴리가 커짐에 따라 1979년부터는 중심통화지표를 M2로 변경하였으며 통화정책 운영체제도 본격적인 통화량목표제의 모습을 띠게 되었다.

1980년대에 들어 통화지표와 최종목표인 물가와의 관계가 모호해짐에 따라 주요 선진국이 점차 금리중심 통화정책 운영방식으로 전환했던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1990년대 중반까지 이 체제를 유지하였다. 이는 금리자유화가 비교적 늦게 시작된 데다가 새로운 금리자유화 환경에 금융기관이나 민간 경제주체가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려 금융혁신(financial innovation)이 비교적 늦은 속도로 진행되었기 때문이었다. M2는 여전히 물가와 높은 상관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한국은행은 적절한 통화관리를 통해 대체로 M2를 목표범위에서 유지할 수 있었다.

통화공급목표 설정은 대체로 EC(European Community)방식을 이용하였다. 이 방식은 Fisher의 교환방정식(MV=PT)에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다. 즉 목표로 하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그리고 통화유통속도의 변화 등 예상되는 여러 가지 경제여건을 고려하여 통화공급목표를 결정하는 것이다.

중심통화지표인 M2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96년 4월에 신탁제도를 개편하면서부터이다. 은행이 취급하는 금전신탁은 원래 장기·실적배당형 상품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만기가 짧고 중도해지 수수료율도 낮을 뿐만 아니라 고정금리를 지급하는 상품처럼 운용됨에 따라 신탁으로서의 성격이 약했다. 여기에 지급준비금(이하‘지준’) 예치의무가 없어 수익률이 은행의 다른 예금상품보다 높았기 때문에 금전신탁이 일반 은행계정 상품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추세였다. 이에 정부는 금전신탁의 본래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하여 최단만기를 연장하고 중도해지 수수료율을 인상하는 한편 높은 증가세를 보이던 일반불특정신탁의 취급을 금지하는 등 신탁제도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호조를 보이던 금전신탁의 증가세는 크게 둔화된 반면 여기서 이탈한 자금의 상당부분이 은행의 저축성 예금으로 유입되었으며 이는 저축성 예금을 포함하는 M2의 증가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저축성예금의 증가세 확대로 M2 증가율은 1996년 5월 이후 큰 폭으로 상승하기 시작하였다. 즉 1/4분기까지만 하더라도 14%에서 안정세를 보이던 M2 증가율은 5월 15.3%, 6월 16.2%로 높아졌으며 4/4분기에는 18.3%까지 상승하였는데 이는 한국은행이 설정했던 1996년 목표범위 11.5~15.5%의 상한을 크게 웃도는 것이었다.

통화정책 기조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금융제도 개편의 영향 때문에 통화 증가율이 크게 높아져 한국은행이 지나치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지게 되었다.

이에 한국은행은 금융자산간의 이동효과가 상쇄되는 새로운 통화지표를 중시하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지표는 기존의 M2에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금전신탁을 합한 MCT였다. 금전신탁에서 저축성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면 M2는 상승하지만 MCT내에서는 그 효과가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MCT의 과거 시계열을 대상으로 검증해 본 결과 MCT는 중심통화지표로서 갖추어야 할 대부분의 요건을 만족하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1997년부터 M2와 MCT 두 지표를 중간목표로 하는 복수통화량목표제를 도입하여 M2의 증가율 목표(12월 평잔기준)를 14~19%, MCT의 증가율 목표를 15~20%로 설정하였다. 두 개의 통화지표를 중간목표로 하였지만 사실상 M2보다는 MCT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MCT의 유용성 역시 또 다른 제도개편에 의해 떨어지게 되었다. 1997년 2월 전반적인 지준제도 개편의 일환으로 CD에 대해서도 2%의 지준을 새로이 부과함에 따라 CD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만기가 도래한 CD의 상환이 큰 폭으로 이루어졌다.

CD에서 이탈한 자금은 발행한도가 폐지되어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부상한 표지어음으로 이동하였고 그 결과 MCT 증가율이 크게 낮아지게 되었다. 1996년 2~4월까지 불과 2,360억원 증가에 그쳤던 표지어음은 CD에 지준이 부과된 1997년 2~4월 사이에 5조 5천억원이 늘어났고, CD는 같은 기간중 약 2조원 증가에서 2조원 감소로 돌아섰다. 이로 인해 1996년 12월중 19%에 달했던 MCT 증가율은 1997년 3월 17.7%, 5월 15.6%로 계속 낮아져 증가율 목표의 하한에 근접하게 되었다. 통화정책 기조에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중심통화지표의 증가율이 크게 하락하여 한국은행이 긴축정책을 수행하고 있는 것처럼 비쳐질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제도개편이나 금융혁신 등에 따라 중심통화지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나아가 최종목표와의 관계도 모호해지는 현상은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이미 경험한 것이었다. 이들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은행도 M2에서 좀 더 넓은 부문을 포괄하는 MCT로 중심지표를 변경하였으나 그 유효성이 계속 의문시됨에 따라 통화량목표제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한국은행은 통화지표의 유효성 저하에 따라 1990년대 중반부터 통화량목표제의 대안으로서 물가안정목표제의 도입 가능성을 계속 검토해 왔다. 그러다가 한국은행법 개정으로 물가안정목표제가 공식 도입됨에 따라 한국은행은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1998년에 적용할 물가안정목표를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9.0%±1%p로 설정·발표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IMF 자금도입에 따른 조건의 일환으로 제시된 통화관리방식을 따랐다.


이 방식은 가장 광의의 지표인 M3의 적정증가율에 상응하는 본원통화 공급한도를 예시한도(indicative limit)로 설정하여 관리하는 것으로 통화량목표제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먼저 EC방식을 원용하여 M3의 적정증가율을 구하고 M3의 통화승수에 근거하여 본원통화규모를 정한다. 본원통화의 공급경로를 순대외준비자산(NIR; Net International Reserves)과 순국내자산9)(NDA; Net Domestic Assets)으로 구분하고 NIR 목표의 하한을 설정한 후 본원통화 목표치로부터 NIR을 차감한 NDA를 목표상한으로 관리토록 하였다. NIR을 하한으로 관리한 것은 대외준비자산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유지토록 하려는 것이었으며 NDA 상한을 관리한 것은 국내에 공급되는 통화의 양을 제한하여 안정화를 빠른 시일내에 이룩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이었다. 이는 통상 IMF가 안정화 프로그램을 실시할 때 적용하는 통화관리 방식이다.

IMF와 한국은행은 이러한 목표를 분기별로 협의, 확정하고 이를 계속 검토하였는데 경상수지 흑자로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늘어남에 따라 NIR은 IMF가 제시한 하한을 웃돌았으며 국내신용도 고금리 등으로 목표범위에서 머물렀다. 한편 본원통화 예시한도는 1998년 10월 IMF와의 4/4분기 협의시 삭제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1999년 이후 2000년 9월 IMF와의 협상이 종료될 때까지 NIR과 NDA 기준만이 제시되었다.

한편 1999년부터 IMF와 M3의 적정수준에 관해 협의하지 않아도 되었으나 한국은행은 당해 연도 물가안정목표와 함께 M3의 평잔 기준 증가율 목표를 13~14%로 설정하였다. 이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채택하고 있는 이원체제(two pillar system)와 유사한 것이었다. 통화정책 운영체제의 모호성에도 불구하고 M3 증가율 목표를 함께 발표한 것은 지난 수십 년간 실시해 온 통화량목표제를 일시에 폐지할 경우 금융시장에 혼란이 예상될 뿐 아니라 일반의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통화지표에 영향을 받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적정한 통화증가율을 제시함으로써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물가안정목표제가 정착되기까지 과도기적으로 양자를 혼용하자는 의도도 있었다.

2000년에도 물가안정목표와 함께 M3 증가율 목표를 7~10%로 제시하였으나 2001년부터는 M3 증가율을 중간목표가 아닌 감시지표(monitoring variable)로 전환하였다. 따라서 통화증가율이 감시범위를 벗어나더라도 중간목표의 경우와 같이 곧바로 대응하지는 않게 되었다. 이로써 우리나라의 통화정책 운영체제는 순수한 물가안정목표제로 이행했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2003년부터는 M3 증가율의 감시범위도 설정하지 않고 이를 정책운영과정에서 정보변수의 하나로 활용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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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다음은 1997년 12월 31일 한국은행법 개정(1998년 4월 1일 시행)시 공표한 개정 이유다. 이 개정안에서 가장 큰 변화는 물가목표제를 본격 도입하고 금융통화위원회를 정부(재정경제원)에서 한국은행으로 이관하며 금융감독 기능을 한국은행에서 분리한 것 등이다.
한국은행이 통화신용정책을 수립·집행함에 있어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21세기의 새로운 경제 금융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한국은행으로부터금융감독 기능을 분리하여 신설되는 금융감독위원회 및 금융감독원에 통합시킴으로써 금융감독기능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임. 
가.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으로서 한국은행을 설립하고,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이 중립적으로 수립되고 자율적으로 집행되도록 함 
나. 한국은행은 정부와 협의하여 매년 물가안정목표를 정하고, 이를 포함하는 통화신용정책 운영계획을 수립하여 공표하며, 물가안정목표의 달성에 최선을 다하도록 함 
다. 한국은행의 정책결정기구로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두고, 금융통화위원회는 의장과 재정경제원장관 등이 각각 추천하는 위원 1인씩 총 7인의 위원으로 구성함 
라.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은 재정경제원장관이 겸직하던 것을 한국은행 총재가 겸임하되,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하고, 기타 위원은 대통령이 임명하며 위원 전원 을 상임으로 함 
마. 재정경제원장관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소집권 및 의안제안권을 폐지함 
바. 한국은행에 집행기관으로 총재·부총재·부총재보 등을 두도록 하고,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이 겸임하며, 부총재와 부총재보는 총재가 임명하도록 함 
사. 감사는 재정경제원장관의 추천으로 대통령이 임명하고, 매년 종합감사보고서를 정부와 금융통화위원회에 제출하도록 함 
아. 한국은행은 통화신용정책의 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금융기관에 대하여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고, 금융감독원에 대하여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 및 공동검사를 요구하고 검사결과의 송부를 요청하거나 필요한 시정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함 
자.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국무회의에 출석하여 발언할 수 있고, 재정경제원차관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회의에 열석하여 발언할 수 있도록 함 
차. 재정경제원장관은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이 정부의 정책과 상충된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재의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재의요구에 대하여 금융통화위원회가 위원 5인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한 때에는 대통령이 이를 최종 결정하도록 함 
카. 한국은행은 매년 1회이상 통화신용정책의 수행상황을 기재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고, 한국은행 총재는 보고서와 관련하여 국회 또는 그 위원회가 출석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출석하여 답변하도록 함 
타. 한국은행은 경비성예산에 대하여 재정경제원장관의 승인을 얻도록 하고, 결산보고서를 재정경제원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함 
파. 현재 한국은행은행감독원에서 수행하는 은행감독업무를 신설되는 금융감독원에 이관함
 ※ 한편 다음은 2011년 9월 16일에 이루어진 한국은행법 개정(시행 2011년 12월 17일) 이유다.
한국은행의 설립목적에 현행 물가안정과 함께 금융안정에 유의할 것을 명시하고, 지난 세계적 금융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한국은행의 신속하고 효과적인 정책수립과 집행을 제약하는 제도상 미비점을 보완하는 등 한국은행의 통화신용정책 수행 여건을 개선함으로써 국민경제의 안정적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한국은행의 책임성과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금융통화위원회 의결서 등과 외부감사를 받은 결산서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함.
※ 한국은행은 1999년 5월 익일물 콜금리 목표를 4.75%로 설정해 금리 목표제를 시작했다. 이후 금리 목표 대상 지표는 한국은행의 7일물 RP에 적용되는 기준금리로 변경됐다. 다음은 역대 한국은행 정책금리 변경 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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