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2-17

(보고서) 인구구조 변화와 주식시장: OECD 국가 경험

(※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인구구조 변화와 주식시장: OECD 국가 경험』 보고서 결론 부분. 보고서 전체 링크는 본문 맨 아래 공유.)

《인구구조 변화와 주식시장: OECD 국가 경험, 요약 및 정책적 시사점》

지금까지 인구구조의 변화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 다음과 같은 분석을 수행하였다. 첫째, 금융자산 수요 관점에서 경제적으로 의미 있는 인구구조 변수를 선정하고 장기 변화 경로와 그 함의에 대해 살펴보았다. 둘째, 인구구조와 주식보유 관계의 미시적 기초자료가 되는 가계 금융자산 보유 데이터를 이용하여 연령별 주식 보유의 특징을 추출하였다. 셋째, 인구구조 변화가 주식가격 장기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을 통해 확인하고, 가계 금융자산 분석에서 확인한 미시적 근거와 자본이동 등 2000년대 글로벌 거시환경의 변화 등에 비추어 그 결과를 해석하였다. 각각에 대해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금융자산 수요 관점에서 의미 있는 인구변수는 절대인구, 중년-노인비율, 기대수명 등이다. 우선, 절대인구는 전세계적으로 2100년까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나, OECD 국가의 절대인구와 생산가능인구의 장기추세는 감소세로 전환되고 있다. 단순생애주기모형(Poterba, 2001)이 시사 하듯이 인구감소에 따른 자산수요 위축과 자산가격 하락이 현실화되는 인구통계 구간에 접어든 것이다. 중년인구 대비 노인인구비율은 선진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년인구는 역사적으로 볼 때 저축을 확대하면서 주식을 저축수단으로 매입하는 세대에 해당하고 노인인구는 은퇴 후 소비지출을 위해 저축자산을 줄이고(dissaving) 주식을 내다 파는 세대에 해당된다. 따라서 동 비율이 상승하는 인구구조로의 변화는 주식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기대여명은 지속적으로 늘어나 65세 노인인구 기준으로 10년마다 평균 1년 정도 연장되고 있다. 주요 선진국의 65세 기대여명이 1950년대 13.5년에서 2015년에 20.2년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생물학적 기대수명과 사회적 기대근로수명(주요국 65세 정년) 간 괴리가 확대되며 은퇴기간이 연장되고 장수위험은 커질 수 있다. 그렇다면 금융자산, 특히 위험자산 수요는 어떻게 될까. 필자의 판단은 저축자산의 인출시점이 늦춰지고 주식매각 속도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은퇴 이후 급격한 주식자산 인출위험은 기대여명 연장과 함께 줄어들 수 있다.

2. 인구구조 변화의 재무적 함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제주체들이 연령에 따라 실제 어떤 금융자산을 선호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금융자산별 보유율(참가율), 금융자산별 보유액(중간값), 금융자산 포트폴리오 구성 등의 지표를 살펴보았다. 분석결과, 위험자산에 대한 참가율, 보유액, 포트폴리오 비중은 연령이 늘어남에 따라 높아지는 일반적인 경향성은 확인이 되었다. 그러나 생애주기가설의 함의와 달리 주식 보유가 은퇴와 함께 급격하게 줄어들지는 않았다. 개인이 자기 생애에 모든 금융자산을 소비하지 않고 다음 세대에 물려주는 유산동기나, 은퇴 이후의 예상치 못한 지출(건강보험 등)에 대비한 예비적 동기 등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가계 금융자산 통계에서 주목할 점은 가계의 주식 보유는 연령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직접투자한 주식이냐 간접투자한 주식이냐에 따라 보유 특성이 매우 달랐다는 점이다. 퇴직연금 등 연금을 통한 주식 보유는 중년기에 급격히 증가하다가 은퇴와 함께 급격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개인이 직접 투자해서 보유한 직접 주식의 경우 흥미롭게도 은퇴 이후에 오히려 참여율, 보유액, 포트폴리오 비중 모든 면에서 늘어나는 것이 확인되었다. 가계의 펀드 보유는 간접투자 임에도 연금 보유에 비해 은퇴 후 인출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요컨대, 가계는 은퇴 이후 주식 보유를 점진적으로 줄여가지만, 연금을 제일 먼저 인출을 하고 펀드, 직접 보유 주식 순서로 줄여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식 인출 순서는 기업자금조달의 순서가설(pecking order)처럼 일정한 합리성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은퇴 후에 직접 보유 주식이 오히려 늘어나는 것은 노령인구의 낮은 위험기피 성향으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주식 투자에 소요되는 시간비용(time cost)효과와는 부합하는 것이며, 주식을 유산으로 물려줄 때 상속세(공제범위 내)와 자본이득세(capital gain tax)가 면제되는 세제효과와도 부합하는 현상이다.

3. 은퇴 이후 직접 주식 보유는 줄지 않는 대신, 연금을 통한 주식 보유는 빠르게 줄어드는 현상은 주식가격의 변동과 관련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우선, 연금을 통한 주식 보유가 은퇴와 함께 빠르게 줄어드는 현상은 연금 인출제도와 관련이 있다. 연금 수령 연령이 되면 연금을 인출해야 하기 때문에 주식시장 관점에서 보면 고령화로 인출 대상 인구가
늘어나면 그만큼 주식가격에 부정적일 수 있다. 적립방식의 연금제도가 발전한 나라일수록, 그것이 공적연금이든 사적연금이든, 연금 수급자의 은퇴가 집중되는 단계에서는 연금이 보유한 주식이 매물화 할 수 있으며 수급측면에서 구조적 불균형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적립식 연금 비중이 높은 나라일수록 소위 자산가격붕괴가설을 더 경계해야 한다는 함의를 내포한다. 따라서 제도적으로 이 같은 유인을 약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선, 연금 인출단계를 정비하여, 인출 연령 등에 다양한 옵션을 두고 개인의 인출 스케줄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노인의 경제활동 참여율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에서, 과거 선진국의 연금제도가 성공적으로 작동하던 시절의 은퇴 후 기대여명이 15년이었던 점을 고려하여 공적연금이든 사적연금이든 연금화와 관련한 제도적 유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둘째, 연금이 보유한 위험자산(주식, 펀드 등)에 대해 현물로 인출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은퇴 후 직접주식 보유가 늘어나는 것은 신규 취득 못지않게 연금의 일시금 인출 중에서 일부는 주식 등 현물로 인출이 가능한 것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물론 이는 ‘고령친화적인’ 미국의 세제 등이 만들어낸 제도의 산물일 수 있으나, 주식시장 관점에서도 유익한 방식이다.

4. 그렇다면 중년인구가 줄고 노인인구가 증가하는 인구조조 변화가 주식가격에 미치는 최종적인 영향은 어떠한가? 본 보고서는 OECD 12개 국가의 거시데이터를 이용하여 그 영향을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앞서 확인한 가계의 미시적 증거들이 함의하는 대로, 유년인구 대비 중년인구 비중이 커질수록 주식시장은 수급이 개선되며 가격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적으로는 연평균 1.1%의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반면 중년인구 대비 노인인구 비중이 커질수록 수급이 악화되어 주가가 역사적으로 연평균 0.7% 하락하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기존 실증문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그렇다면 향후 전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주가에는 부정적일까. 여기에 대해서는 앞서 언급한 대로 연금의 인출 관련제도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으며, 거시적으로는 2000년대 이후 금융 글로벌화 진전에 따른 자본이동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자본이동을 고려할 경우 본 보고서의 실증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구고령화가 주식시장에 주는 영향은 일의적이지 않다. 다만, 고령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산업구조를 지식집약적이고 고령친화적으로 전환하는 적극적인 고령화 대책이 뒷받침될 경우 생산성 향상에 따른 자본유입으로 주식시장의 수요기반은 오히려 강화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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