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1-03

(보고서) 한국의 해외대체투자 현황과 부실화 위험

(※ 금융연구원이 발간한 보고서 내용 공유)

요약: 현재 우리나라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110조원 수준으로, 절반 정도는 부실화 가능성이 높으면서 투자자금 회수가 어려운 고위험 익스포저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미국 및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공사 지연, 공실률 증가, 매각 지연 또는 실패 등으로 상당한 수준의 부실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코로나19 확산세 지속 시 미매각 자산이 급증하고 있는 일부 증권사와 해외대체투자가 과도하게 이루어진 일부 보험사를 중심으로 건전성에 문제가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 또한, 국내 금융회사들은 해외자산 인수 시 엄밀한 심사, 법률적 검토 등이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어 옵티머스와 유사한 사건이 해외대체투자에서도 발생할 우려도 있다. 국내 금융당국은 해외대체투자 부실화 가능성이 높은 금융회사를 선별하여 핀셋감독을 강화함으로써 개별 금융회사의 리스크가 산업 전반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컨틴전시 플랜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해외대체투자 현황

최근 우리나라의 해외대체투자 규모는 110조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부동산펀드와 해외특별자산펀드의 설정액은 각각 약 55조원과 52조원으로 나타난다. 해외부동산펀드는 말 그대로 해외 거주용(아파트 등) 및 상업용(호텔, 오피스, 리조트 등)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해외특별자산펀드는 실물자산(항공기, 선박 등), 인프라, 자원, 기업금융 등을 투자대상으로 하는 펀드이다.

자산유형별로 보면 해외부동산펀드는 미국과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가 집중되어 있다. 해외부동산펀드의 미국 및 유럽 투자비중은 약 60%이며 상업용 부동산 투자비중은 약 80%로 거주용 부동산보다 압도적으로 높다. 해외특별자산펀드는 인프라, 실물자산, 기업금융 등에 대한 투자비중이 높은 편이며, 2016년 이후에는 레버리지론펀드, 메자닌펀드, CLO(Collateralized Loan Obligation) 등 저신용ㆍ고위험 기업에 대한 투자가 크게 증가하였다.

투자자 유형별로 보면 연기금, 공제회, 증권사,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해외대체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해외대체투자는 약 60조원이며, 국민연금을 제외한 5개 대형 연기금(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기금, 주택도시기금)의 해외대체투자는 약 4조원으로 추정된다. 대형 공제회(교직원공제회, 지방행정공제회, 군인공제회, 과학기술공제회, 경찰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건설근로자공제회)의 해외대체투자는 국민연금보다는 작지만 5개 대형 연기금보다는 큰 것으로 추정된다.

8개 대형 증권사 및 10개 대형 보험사의 해외대체투자는 각각 14조원과 15조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해외대체투자와 관련된 리스크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고위험 익스포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해외대체투자의 고위험 익스포저는 평상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부실화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투자자금 회수가 어려워 손실위험도 높다. 따라서 해외대체투자 중에서 고위험 익스포저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손실 발생 시 그 규모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다만, 해외대체투자는 대부분이 사모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세한 내역을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해외대체투자의 고위험 익스포저는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밖에 없다.

최근 박해식ㆍ김현태(2020)는 우리나라 해외대체투자의 고위험 익스포저를 추정한 바 있다. 고위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는 증권사 및 보험사의 지분투자 및 메자닌대출(중ㆍ후순위 대출) 형태의 투자와 공모형 해외부동산펀드의 위험 1등급 비중을 가정하여 추정하였다. 고위험 해외특별자산 익스포저는 레버리지론펀드, 메자닌펀드, CLO 등을 대상으로 추정하였다. 이렇게 추정된 고위험 익스포저는 49~56조원에 달한다. 고위험 익스포저 중에서 부동산 투자가 42~46조원으로 가장 크고, CLO에 대한 투자가 5~7조원으로 부동산 다음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 esatjournals.net)

해외대체투자의 리스크 평가

해외대체투자 리스크를 부동산과 부동산 이외의 투자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부동산 투자의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공사가 지연되거나 공실이 발생할 경우 이자지급이 연체되는 등 부실화될 수 있다. 부실화 위험이 높은 상업용 부동산은 매각(Sell Down)도 쉽지 않으며, 매각이 가능하더라도 투자원금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및 유럽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는 다른 어느 지역이나 국가보다 부실화 위험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국과 유럽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해외부동산투자의 절반 정도가 부실화 위험에 노출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해외부동산투자의 80% 정도는 변제순위가 낮은 지분투자나 메자닌대출 형태의 고위험 익스포저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해외부동산투자 부실화 시 투자자금 회수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해외부동산투자는 대부분이 부동산 소유주체와 직접적인 대차관계를 맺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자미지급 등의 채무불이행 사유에 따른 기한이익상실(EOD; Event of Default) 발생 시 대출금 회수 등 투자자로서의 권리행사에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 역시 해외부동산투자 부실화 시 투자자금 회수율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부동산을 제외한 해외대체투자도 고위험 익스포저가 7~9조원 정도에 달할 정도로 많다. 이들 고위험 익스포저는 주로 저신용·고위험 기업이 발행한 대출채권이나 하이일드채권(high yield bond) 등에 투자한 것으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경기침체 지속 시 부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부동산 투자와는 달리 고위험 익스포저의 상당부분은 선순위로 구성되어 있어 부실화 시 투자자금 회수가 상대적으로 용이할 수 있다. 부동산 다음으로 고위험 익스포저가 큰 CLO는 복수의 레버리지론을 기초자산으로 하기 때문에 부정적 충격이 일부 기업이나 업종에 그칠 경우 손실위험이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부정적 충격이 광범위한 기업이나 업종으로 확산될 경우 손실확대가 불가피해질 수 있다. 

금융회사별로 보면, 해외대체투자 부실화 시 보험사보다는 증권사가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미국 및 유럽을 중심으로 미매각되는 증권사의 해외대체투자 자산이 급증하고 있다. 증권사는 셀다운을 염두에 두고 감내가능 수준보다 큰 금액의 자산을 인수하는 경향이 있어 셀다운 지연 또는 실패 시 위험에 노출된다. 특히, 셀다운 지연 또는 실패로 미매각 자산을 만기보유 자산으로 전환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경우 자산부실화에 따른 손실을 증권사가 모두 부담한다.

8개 대형 증권사의 경우 미매각 자산이 만기보유 자산으로 전환되면 자기자본 대비 만기보유 자산의 비중은 12%대에서 30%대로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만기보유 자산으로 전환된 미매각 자산의 부실화 시 8개 대형 증권사의 추정손실 규모는 회수율 50% 가정 시 4조원 정도가 예상된다. 지난 수년간 8개 대형 증권사의 1년 평균 당기순이익은 회사당 0.5조원 수준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증권사의 셀다운 지연 또는 실패에 따른 압박은 상당할 것으로 여겨진다.

보험사는 셀다운 지연 또는 실패에 따른 압박은 없으나,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일부 보험사의 과도한 해외대체투자가 문제가 될 수 있다. 보험사는 장기투자 및 안전자산 선호 성향으로 해외대체투자의 상당부분을 선순위로 운용한다. 또한,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비중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 다. 10개 대형 보험사의 해외대체투자 중 고위험 익스포저 비중도 약 29%(4.5조원)로 자기자본 대비 4.7%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일부 보험사는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비중이 90~200%에 이르고 고위험 익스포저 비중도 40~50%에 육박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험업권 전반적으로 수익성과 자본적정성이 하락하고 있는 바,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가 과도한 일부 보험사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

대응방안

종합해보면 해외대체투자 리스크에 대한 대응은 금융회사의 특성에 따라 차별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은행은 자기자본 대비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가 작고 선순위 등 안전한 투자가 많아 위험요인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사는 고위험 익스포저에 대한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셀다운 지연 또는 실패에 대응한 충당금 확보 등 유사시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을 강구해 나갈 필요가 있다. 보험사는 해외투자한도 확대 등으로 향후에도 해외대체투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부동산에 대한 집중위험을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해외대체투자는 비정형화된 거래로 법률위험(legal risk)에 대한 노출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금융회사의 대응능력 제고가 필요하다. 해외대체투자는 실사를 통한 신용위험 및 거래상대방위험 파악, 서류미비, 부적절한 법률자문, 법적 불확실성 등에 따른 리스크 최소화 등의 복잡한 절차가 요구된다. 이에 반해, 국내 금융회사는 해외자산 인수 시 엄밀한 실사, 법률적 검토 등에 소홀하다는 지적이 있어 해외대체투자에서도 옵티머스 사태와 유사한 사건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금융당국은 해외대체투자 부실화가 시장에 잠재한 다른 리스크와 복합적으로 현실화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해외대체투자의 고위험 익스포저는 해외증권투자(672조원)의 8% 수준으로 시스템 리스크를 우려할 정도의 규모는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해외대체투자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위험 익스포저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업권별로 해외대체투자 익스포저가 과도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핀셋감독을 강화함으로써 개별 금융회사의 리스크가 금융산업의 리스크로 확대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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