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전기차 Boom-up의 시대, 누가 시장을 차지할까 - 글로벌 전기차산업 경쟁구도 분석』 보고서 전문
1. 최근 중국 전기차 메이커의 약진(躍進)
■ 中 BYD가 테슬라의 독주를 끝내고 ’22.2분기 이후 글로벌 판매 1위를 유지
- BYD는 ’21년 이후 매해 200% 이상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으며 올 1분기 들어 처음으로 글로벌 점유율 20%를 상회
- 중국 내수시장이 빠르게 성장한 가운데 리튬배터리 대비 20~30% 저렴한 LFP배터리를 탑재하여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가격을 강점으로 점유율을 확대
- 22년 中 전기차 브랜드가 200여개까지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내수 수요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동남아 신흥국 대상 수출을 시작한 것이 판매 급증을 견인
⇒ BYD 아토3 모델은 올 상반기 태국 전기차 판매량 1위 차지
⇒ BYD 수출 증가로 2022년 중국 자동차 수출이 독일을 제치고 일본(1위)에 이어 2위
- ’21년까지 1위를 차지해온 테슬라는 IRA 보조금 지급으로 미국 내 전기차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메이커가 늘어나면서 1분기 점유율이 소폭 하락(71% → 62%)
-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인 GM과 포드가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미국 충전설비의 60%를 차지하는 테슬라 ‘슈퍼차저’를 공유하기 시작하면서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
■ 반면, 현대차·기아 전기차 판매는 6위에 머물러 있고, ’23.1분기 들어서는 마이너스 성장하며 부진한 모습
- 전기차 판매증가율은 ’20년(125%) 역대 최고치를 시현한 이후 꾸준히 하락하고 있고 올 1분기 판매가 줄어들며 Top.7 브랜드(GM 제외)와는 상반된 모습
- 23.1Q 전기차 판매증가율(YoY): BYD 92%, 테슬라 36%, 스텔란티스 27%, 폭스바겐 24%, BMW 22%, GM ▲3.3%, 현대차·기아 ▲2.9%
-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점유율이 2% 미만으로 낮고, 美 IRA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어 판매 증진이 불리한 상황
⇒ 현대차·기아는 8~9월 실적 부진에 대응하여 협력사를 대상으로 수요가 저조한 일부 모델의 부품 생산량을 20% 감산할 것을 요청
- 다만 내연기관 모델 중 고수익 레저용차량(RV) 판매 호조와 환율효과로 그룹 전체 수익성은 큰 폭으로 개선
⇒ 23.1Q 현대차·기아 영업이익(6.5조원)과 영업이익률(11.4%)은 종전 5위에서 글로벌 2위로 상승
■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소수 메이커의 지배력이 큰 자동차 산업의 특성을 고려하여 메이커별 비교를 통해 향후 전기차 시장의 경쟁구도를 예측하고자 함
- 2022년 기준 전기차 침투율은 12% 수준이며 정부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미국과 대중화 시기를 목전에 둔 중국의 주도로 연평균 15% 성장하여 2030년 비중이 40%에 달할 것으로 추정(KPMG, PwC)
- 상위 Top7 전기차 메이커는 현재 50~180만대 수준의 양산능력을 2030년까지 최대 3천 만대까지 확대한다는 방침
⇒ 2030년 양산계획(만대): BYD 3,200, 테슬라 2,000, 현대차·기아 360, 폭스바겐 350
2. 주요 완성차 메이커의 전기차 경쟁력 비교
■ 전기차 경쟁력은 현재의 성능 제원(performance)과 향후 자율주행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①기술혁신 수준’과 가파른 수요확대에 대응 가능한 ‘②양산체제 구축 능력1)’, 그리고 최근 실적을 좌우하고 있는 ‘③가격 경쟁력’이 핵심
- [기술 혁신] 소비자 선호뿐만 아니라 전기차 업체의 원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인- 현재 기술수준을 보여주는 ‘주행거리’, 그리고 미래 기술력을 가늠할 수 있는 ‘자율주행성능’ 두 가지로 설정
- [양산체제 구축 능력]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규모의 경제를 통해 손익분기점(BEP)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요소
- 양산체제 구축 능력을 현재 생산능력과 미래 생산능력(투자여력)으로 나누어 평가
- [가격 경쟁력] 소비자 구매 의사결정의 핵심 요인
- 주요 메이커 대표 모델의 현재 가격 수준과 재무여건을 고려한 추가인하 여력(영업이익률)으로 구분하여 분석
■ 비교 대상은 글로벌 전기차시장 Top3(BYD, 테슬라, 폭스바겐)와 현대차·기아 4개 업체로 선정
⇒ 4개 메이커가 모두 진출한 유럽시장에 출시된 경쟁모델(BYD 씰(Seal), 테슬라 모델3, 폭스바겐 ID.4, 현대차 아이오닉5)3)을 기준으로 관련 데이터를 수집
① 기술 혁신
■ 주행거리와 자율주행성능을 이용해 평가한 기술혁신 부문에서는 테슬라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대차·기아는 최하위로 평가
- (주행거리) 테슬라(모델3)가 601km로 가장 길고, BYD(씰) 521km, 폭스바겐(ID.4) 520km, 현대차·기아(아이오닉5) 460km 순
⇒ UN 유럽경제위원회에서 개발한 승용차 연비측정 기준(WLTP) 상의 공인주행거리 적용
- 1회 충전당 주행거리(AER, All Electric Range)는 배터리 효율뿐만 아니라 완성차 업체의 파워트레인 설계 능력, 열관리 기술, 차체 경량화 기술 등이 집약된 결과라는 점에서 현재 기술수준에 대한 비교·평가가 가능
⇒ 주행거리는유지비뿐아니라잔존가치의경제성을좌우하는요인으로소비자가전기차 선택시 핵심 고려사항
- (자율주행성능) 폭스바겐과 테슬라가 앞서 있으며 현대차·기아 자율주행성능 경쟁력은 선도그룹 대비 75% 수준(3위)으로 평가
- BYD를 제외한 3개사는 통상적인 자율주행성능 평가 지침인 미국 도로교통안전국 평가에서 동일하게 2단계(부분자동화)에 속하기 때문에 미국 컨슈머리포트가 발표한 업체별 능동형 운전자지원시스템(ADA)의 점수를 보완하여 분석
⇒ 폭스바겐(62점), 테슬라(61점), 현대차·기아(47점) 순이며 BYD는 평가에서 제외
- BYD의 경우 올해 말 테슬라 오토파일럿(2단계)과 경쟁할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을 공개할 예정으로 아직까지 자율주행성능이 3개 업체에 비해 열위인 것으로 판단
② 양산(量産) 체제 구축 능력
■ 현재까지의 생산역량은 BYD가 가장 앞서있으나, 양산체제 구축을 위한 투자여력 측면에서는 폭스바겐이 1위로 나타남
- (현재 생산역량) ’22년 업체별 전기차 생산역량(capacity)은 BYD(270만대), 테슬라(190만대), 폭스바겐(81만대), 현대차·기아(50만대) 순으로 현대차·기아는 BYD(1위)의 1/5 수준에 불과
⇒ 올해 업체별 증설 계획(BYD 130만대, 폭스바겐 50만대)을 감안해도 순위는 동일
- (미래 생산역량) 전기차 1대당 투자여력*을 이용해 비교한 결과, 미래 생산역량은 폭스바겐이 가장 우수하고 뒤를 이어 테슬라, 현대차·기아, BYD 순
⇒ 투자여력은 현금성자산을 필요 증설량(350만대 일괄 적용)으로 나누어 추산
- ’22년 현대차 그룹의 현금성자산 규모*는 20.8조원으로 4개 업체 중 3위
⇒ 폭스바겐 39.7조원, 테슬라 21.0조원, 현대차·기아 20.8조원, BYD 7.9조원
- 2030년 생산대수를 350만대로 가정할 경우, 업체별 필요 증설량은 현대차·기아 300만대, 폭스바겐 269만대, 테슬라 225만대, BYD 168만대
- BYD의 경우 1대 당 투자여력이 500만원으로 가장 적을 뿐만 아니라 재무위험 대비 현금성자산 비율(유동비율)도 나머지 3개 업체를 크게 하회(55~70% 수준)
⇒ 유동비율이 1 미만으로 만기 1년 이내 부채가 유동자산보다 많아 재무위험이 상존
③ 가격 경쟁력
■ 현재 가격 수준은 BYD가 가장 우수하나, 추가인하 여력은 테슬라와 현대차·기아가 유리한 여건
- (현재 제품가격) BYD(씰)이 가장 저렴하고 현대차·기아(아이오닉5), 폭스바겐(ID.4), 테슬라(모델Y) 순
⇒ 9월 출시 예정된 BYD Seal 모델 가격은 8.11일 기준 미공개 상태로 배기가스 연비 규체가 유사한 호주 출시 가격으로 대체
- (추가인하 여력) 영업마진률이 높은 업체일수록 가격 인하에 따른 손실을 감내할 여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여 테슬라(11.4%)가 가장 유리하고, 현대차·기아(10.5%), 폭스바겐(7.5%), BYD(4.8%) 순
- 테슬라는 딜러를 배제한 직영 판매 방식과 생산원가를 50% 절감한 기가프레스(차체를 용접없이 통째로 찍어내는 방식)를 통해 경쟁업체 대비 높은 마진률을 달성
- 현대차·기아 그룹 전체 수익성은 종전 6~8%에서 개선되어 올 1분기 10%를 상회
■ 부문별 순위를 단순 합산한 결과, 현재 기술력(주행거리)과 추가인하 여력(영업이익률) 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테슬라가 종합 1위로 나타났고 뒤이어 폭스바겐, BYD, 현대차·기아 순
- 폭스바겐은 현재 기술수준·생산능력과 가격경쟁력 부문에서 모두 3위에 머물렀으나, 미래 기술력과 양산 구축능력이 가장 양호한 것으로 평가
- 반면 최근 빠르게 판매가 늘어난 BYD는 현재 생산능력·가격수준은 가장 우수하나, 미래 기술력· 생산라인 확충 여력, 추가인하 여지 측면에서는 최하위
- 현대차·기아의 경우 가격경쟁력 측면에서는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양산능력이 가장 뒤처진 것으로 판단
- 양산능력은 현재 생산역량과 미래 투자여력이 모두 1위 대비 절반 수준을 밑돌고 있어 적극적인 설비투자가 필요한 시점
- 한편, 기술혁신 부문은 현재 기술력(주행거리)과 자율주행성능 모두 1위 업체 대비 75~80%로 격차가 근소한 것으로 평가
■ 전기차 전문 메이커인 테슬라와 BYD 주도로 확대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은 현대차·기아, 폭스바겐 등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가 얼마나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지가 향후 시장구도 재편에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
- 현대차·기아는 2030년 자율주행 4단계 상용화, 360만대 양산체제 구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109.4조원(국내 24조원 포함) 규모의 투자를 이행할 계획
- 폭스바겐과 GM, 포드 등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2030년까지 전체 생산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채운다는 방침
- 이미 구축된 내연기관용 라인을 전환할 수 있어 부족한 전기차 설비 확보에 유리
⇒ BofA는 신규 전기차 업체와 기존 완성차 업체 점유율이 현재 6:4에서 2030년 3:7로 역전될 것으로 전망
- 전기차 전환에 주력하는 완성차 업체들이 특히 전기차 시스템 모듈화 부품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 관련 부품업체가 실적 개선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
3. 시사점
■ 中 BYD는 현재 생산능력과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최근 빠르게 성장하였으나, 미래 기술력 및 생산라인 확충 역량, 추가인하 여력 측면에서는 다소 취약한 것으로 나타남
■ 현대차·기아의 경우 열위로 평가된 ‘양산체제 구축’을 위한 과감한 설비투자를 단행하는 만큼 대규모 자금 수요가 수반될 전망
- 설비투자 확대시 부품·장비와 소프트웨어 등 전방산업이 동반하여 성장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
■ 금융회사는 전기차 시장의 높은 성장성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대규모 투자를 이어감에 따라 예상되는 업스트림 부문의 자금수요를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