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는 중앙은행이 전자적 형태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를 의미하며, 법정통화로서 실물 화폐와 동일한 교환 비율이 적용된다는 점이 민간 가상화폐와 다른 점이다. 법정통화와의 1:1 교환이 보장됨에 따라 가치 변동의 위험이 없고, 중앙은행이 발행함에 따라 화폐의 공신력이 담보된다는 장점도 지닌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 및 법률적 체계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데다가 이론적으로 준비를 마치더라도 실물 경제에서 실제로 적용되기까지는 많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아 있다. 이와 관련해 키움증권에서는 두 차례에 걸쳐 CBDC에 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여기서는 그 중 두 번째 보고서의 "국가별 현황" 부분을 소개한다. 보고서 전문은 맨 아래 링크를 클릭하면 구할 수 있다.
CBDC에 대한 각국 중앙은행의 관심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국제결제은행(이하 BIS)에 따르면 2022년 10월부터 12월까지 86개 중앙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93%(‘21년 조사 90%)가 어떤 형태로든 CBDC 작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구체적인 실험을 실행하거나 파일럿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BIS는 현재 유통중인 CBDC는 바하마, 동부 카리브해, 자메이카, 나이지리아 등 4개 국가에 그치고 있지만 15개 소매CBDC와 9개의 도매CBDC가 향후 10년 내 운영이 개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조사대상의 75% 이상이 소액과 거액결제 CBDC 모두를 대상으로 연구 중이며 소매 CBDC 연구에서 좀더 심층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다. CBDC 검토는 현재 신흥국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의 CBDC 파일럿 점유율은 소매 29%, 도매 16%로 선진국의 각각 18%와 10%에 비해 두 배 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 조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전세계 GDP의 98%에 해당하는 130개 국가가 CBDC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3년 6월 말 기준으로 130개 국가 중 46개국이 연구에 나서고 있으며 21개국이 파일럿 테스트, 그리고 11개 국가가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20년 5월 CBDC 검토 국가가 35개국 정도에 그쳤던 점을 고려한다면 이전보다 중앙은행들의 높아진 관심을 잘 보여준다.
국가별 CBDC 연구 및 도입 준비 추진 현황을 보면 기초 연구는 대표적으로 미국과 영국 등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모의 실험으로는 한국과 유럽연합, 일본, 그리고 시범운영으로는 중국과 우크라이나가 진행 중이다. 그리고 도입한 국가로는 앞서 언급했던 바하마와 동카리브, 나이지리아를 들 수 있다.
중국, 인도를 포함한 전세계 중앙은행의 25%는 소액결제용 CBDC를 대상으로 시범실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중국은 2014년부터 CBDC 연구를 진행하였으며 현재 전국 26개 지역에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디지털 위안화(e-CNY)를 시범 운영 중이다. 2022년말 기준 8,200개 이상의 디지털 위안화 지갑이 생성되고 6억 건 이상의 거래가 발생했다.
유럽중앙은행은 2028년 출시를 앞두고 디지털 유로화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올해 6월 일반 대상으로 한 디지털 결제 솔루션 ‘디지털 유로’ 법안 초안을 발표하였다. 디지털 유로화의 도입과 규제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데 의미가 있으며 향후 입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ECB은 디지털 유로화의 최종 발행 결정을 내릴 방침에 있다. 현재 디지털 유로화는 빠르면 2027년쯤 보급될 가능성에 금융시장은 무게를 두고 있다.
스위스는 올해 6월 도매 CBDC 시범운영의 추진 계획을 발표하였다. 스위스 국립은행은 CBDC는 SIX디지털 거래소에서 발행되며 한시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프로젝트가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은행 준비금에 해당하는 실제 화폐의 형태로 시장 참여자들과의 실제 거래를 테스트 하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이에 도매용 디지털화폐는 은행예금이나 지준을 대신해 환매계약이나 증권 매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일본 역시 CBDC 발행을 위한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6월 일본은행은 CBDC 개발 단계 중 개념검증(Poc)의 성과를 발표하고 CBD 시범사업인 파이럿 프로젝트의 출시를 발표하였다. 일본은행은 2020년 처음 디지털 엔화 개발을 공식화한 이후 2년동안 금융시장 내 신기술 도입의 타당성을 입증하기 위한 개념 검증을 두 단계에 걸쳐 실시했으며 최종 CBDC 발행 여부는 2026년에 결정할 계획에 있다.
미국은 주요국 대비 CBDC 개발이 상대적으로 느린 상황이다. 미국은 은행간 사용되는 도매CBDC에 대해서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시범운영 단계로 들어간 중국, 일본, EU에 비하면 진행이 점진적이다. 하지만, 주요 국가의 CBDC 개발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미국 내부에서도 CBDC 도입 필요성이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며 미국 연준은 연구·개발 수준에서 좀더 나아가 관련 기관들과 협업하며 CBDC프로젝트 진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2년 2월 보스턴 연준과 MIT가 공동으로 새로운 방식의 CBDC 기반 기술을 구현한 것을 비롯해 2022년 11월 뉴욕 연준은 분산원장기술을 기반으로 상업은행의 토큰화 예금과 CBDC간 상호 운영성 확보 관련 기술 검증을 위한 모의실험 착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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