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기적이란 표현은 한국이 제국주의 일본의 오랜 식민지 지배와 북한의 침공에 따른 폐허에서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룩한 것을 지칭하는 데 사용된다. 이 말은 독일이 2차 세계대전 이후 빠르게 경제 성장을 이룩한 것을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부른 것에 비유해 생겨난 말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 경제가 생산성 둔화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한국의 생산가능인구는 저출산 및 고령화의 여파로 2020년 37,379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50년에는 지금보다 약 35.3% 감소한 24,189만 명 수준이 될 전망이다. 청장년층이 생산가능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하고, 장년·고령층 비중은 증가하는 등 생산가능인구의 구조적 변화는 노동생산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생산인구 감소의 부작용을 완화할 수 있는 기업의 생산성 제고 방안 마련이 절실한 실정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의 노동생산성은 OECD 37개국 중 29위로 하위권을 기록했으며, 노동생산성 증가율 역시 둔화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문제의 현황과 개선 대책 등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했다.
본 블로그에서는 문제의 현황을 설명하는 부분을 소개하고 맨 아래 보고서(『생산가능인구 감소 대응을 위한 기업의 생산성 제고 방안』) 전문 링크를 첨부한다.
(해방을 기뻐하는 시민들 모습. 사진 출처: korea.lit.uaic.ro) |
▣ 2022년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42.9달러로, OECD 37개국 중 29위로 하위권 (OECD 평균 53.0)이며,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둔화 추세
- 우리나라 노동생산성은 2000년 19.9달러에서 2022년 42.9달러로 지난 20여 년간 약 115.6% 증가하였으며, 미국(32.2%), EU(25.9%), 일본(23.1%) 등 주요 선진국 대비 큰 폭으로 상승
-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짧은 상승과 하강을 반복하다 점차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
- 특히, 2022년 노동생산성은 전년 대비 0.22% 감소하며 마이너스 전환을 기록
▣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자동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이 효과적
- IoT나 AI, 로봇공학 등 디지털 기술은 일반범용기술(General Purpose Technology)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광범위한 적용이 가능하여 생산성 향상에 효과적
▣ 그러나 우리나라는 현재 기술혁신 관련 지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증가율은 점차 둔화하는 ‘생산성의 역설’을 경험 중
※ ‘생산성의 역설’이란?
(정의) ‘생산성의 역설’이란 기술혁신을 위한 R&D 투자 등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기업, 산업 및 국가 수준의 생산성이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거나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을 지칭
(배경) 미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솔로우(Robert Solow)가 주창한 개념으로, 미국의 1970~80년대 컴퓨터의 시대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성 증가율이 둔화된 현상을 지칭하며, 기술, 도소매 등의 발달과 함께 생산성이 증가하여 1990년대 해소
(원인) ① 기술혁신과 생산성 효과 발현 시점의 시차, ② 생산성 측정 시 기술혁신으로 인한 정확한 가치 측정의 어려움으로 인한 통계적 오차 등이 존재
(자료 : McKinsey(2018), 정선영(2021) 등 참고)
- 우리나라 글로벌혁신역량은 2013년 세계 18위에서 2022년 6위로 상승하여 개선 추세를 보이는 반면, 생산성 증가율은 2013년 2.4%에서 2022년 -0.2%로 감소하는 등 둔화되는 양상
- 우리나라의 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며, 2020년 기준 4.81%로 이스라엘(5.44%)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
▣ 우리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OECD 최고 수준
-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대기업-중소기업 노동생산성 격차는 2.47로 OECD 평균 2.07을 상회하며, 조사된 OECD 20개국 중 아일랜드, 헝가리에 이어 3위를 차지
- 2018년 기준 우리나라 대규모 기업(250인 이상)의 생산성을 100이라고 했을 때, 소기업(10-49인)의 생산성은 27.07, 중기업(50-249인)의 생산성은 40.83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생산성 격차가 두 배 이상
▣ 우리나라의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디지털 기술의 확산으로 인해 더욱 심화될 전망
- OECD에 따르면, 디지털 기술은 선도기업을 중심으로 확산되며, 소규모 기업일수록 해당 기술을 수용하기 위한 역량이 부족하여 디지털 기술이 빠른 추세로 확산될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더욱 심화될 전망
▣ 산업별 노동생산성의 경우, 우리나라의 제조·서비스업 생산성 격차는 49.8로 OECD 평균인
80.2를 크게 하회
- 제조업 중심 국가인 독일이나 일본의 경우에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생산성 격차가 각각 72.4, 71.4로, 우리나라(49.8)에 비해 그 격차가 크지 않음
- 생산성 격차는 ‘서비스업 노동생산성/제조업 노동생산성*100’ 으로 계산되며, 100에 가까울수록 격차가 적은 것으로 해석
- 2001~2007년 7.9%였던 우리나라 제조업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2011~2015년 2.2%로 하락하여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를 주도
▣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경직되어 있으며, 낮은 노동시장 유연성은 노동생산성 및 성장잠재력 저하를 초래할 우려
- 1995~2014년까지 우리나라를 포함한 52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이 노동생산성에 미치는 기여도를 분석한 결과, 노동시장 유연성은 생산성에 34.98% 기여
- 미국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자유도는 100점 만점에 56.2점을 기록하여 183개국 중 95위로 중하위권
- 1위 미크로네시아, 2위 오스트리아, 3위 싱가포르, 4위 미국, 21위 일본, 67위 프랑스 등
- 우리나라의 2000~2018년까지 산업간 노동이동의 경직성을 高생산성 산업(제조업, 금융·보험 및 IT 서비스업) 및 低생산성 산업(기타 서비스업)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2000년대(2000~2009년) 산업간 노동의 대체탄력성은 3.5에서 2010년대(2010~2019년) 1.4로 약 40% 하락
- 노동의 대체탄력성이 낮을 경우, 산업간 노동이동이 어려워짐을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