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품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서평을 남기기에는 안목이 턱없이 부족하여 포기하는 대신 박광배 시인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간단한 "감상문"과 함께 시집에 수록된 시 가운데 가장 감명깊게 읽은 작품 2편만 꼽아보고자 한다.
시집 『나는 둥그런 게 좋다』에 수록된 작품들은 거의 다 일상의 모습을 일상의 언어로 옮겨놓은 것이어서 얼핏 보기에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도 작품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는 다소 심각하게 시를 읽는 습관이 밴 데다가 시인으로부터 직접 시집을 선물받은 터라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다.
시집에 수록된 작품들은 크게는 힘겨운 인생살이의 현장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러나 담담하게 우연히 지나다가 본 사람이 목격담을 적어내듯 담고 있는 것들과 시인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역시 담담하게 적어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작품 전체적으로 시인은 스스로 "시인의 말"에서 강조하듯 꿈과 비상 그리고 열망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일관된 경향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들 대신 나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시로 "담장 위의 봄"(44페이지)과 "나의 꿈"(65페이지)을 소개하고자 한다.
담장 위의 봄
새끼 고양이가 어린 꽃뱀을 물고
가만 나를 노려본다.
뱀은 연신 아가리를 벌리고 위협 중
나의 꿈
돈 벌면엄청난 고뇌와 관찰과 노력 끝에 내놓은 시집을 일면식도 없는 나에게까지 직접 선물하신 박광배 시인께 감사의 말을 전한다.
산 하나 사서
폐계廢鷄를 한 차 풀어 놓을 거다.
거기다 어린 수탉도 한 차 풀 거다.
그러고 거기서
그냥 늙어 죽어라 할 거다.
알만 낳느라 수고 많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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