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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재형저축을 아시나요 - 자산형성지원사업 해외 사례와 국내 시사점

지난 1970년대 '재형저축'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소득 기준이 설정돼 있었지만 기준이 꽤 높아서 가입 대상자가 많았었다. 그러다 보니 인기가 꽤 높았고, 결국 재정 부담이 가중돼 결국 사라졌다. 이후에는 빈부 격차가 벌어지면서 소득 기준이 낮아져 웬만한 소득자들에게는 혜택이 점차 사라졌고, 결국 대중적으로 인기을 끌 만한 상품은 사라졌다. 

재형저축을 포함한 자산형성지원사업은 개인의 금융자산 혹은 비금융자산의 축적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부가 우대금리, 비과세, 기여금 매칭 등의 혜택을 제공해주는 금융상품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2022년 2월 도입된 청년희망적금에 이어 가입조건을 완화하는 등 보다 보편적인 청년들로 가입대상을 확대한 청년도약계좌가 2023년 6월부터 가입신청을 받아 운영을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자산형성지원사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자산형성지원사업을 통해 청년층의 자산형성을 지원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는 한편으로는, 대표적인 자산형성지원사업이 청년층에게 집중되면서 청년을 제외한 他연령층을 위한 자산형성지원사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금융연구원에서 해외 자산형성지원사업 사례들을 소개하고 국내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도를 다시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글을 게재했다. 주요 내용을 공유한다.

(사진 출처: 예금보험공사 블로그)

해외의 생애주기 자산형성지원사업 사례

자산형성지원사업은 지원대상 및 지원방법에 따라 유형을 나눌 수 있는데, 개인발달계좌(Individual Development Accounts, 이하 IDA)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ndividual Savings Accounts, 이하 ISA) 등이 있다. 전자는 주로 저소득 ·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사회경제적 자산 불균형을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개인의 저축액에 일정 비율의 정부기여금을 매칭해주는 것이다. 후자는 재무적 독립을 시작한 사회 초년기부터 중장기적인 자산형성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일정 수준의 비과세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을 말한다.

여러 자산형성지원사업 간 연계를 통해서 생애주기에 걸쳐 자산형성을 지원하고 있는 사례로는 싱가포르가 대표적이다. 싱가포르는 출산장려정책의 일환으로 2001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아동발달계좌를 도입하였다. 아동발달계좌는 0∼6세 아동의 건강과 조기교육의 성취를 돕기 위해 만들어졌고, 가족이 저축을 하면 자녀의 수에 따라서 최소 S$6,000에서 최대 S$18,000를 정부가 1:1로 매칭해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저축된 자산은 자녀가 0세∼6세일 때 육아 및 보육, 취학 전 교육, 의료 등의 목적인 경우에 한해 인출이 가능하다.

싱가포르 사례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아동발달계좌에서 미사용 잔고는 아동이 7세가 될 때에 대학교육계좌(Post Secondary Education Accounts, 이하 PSEA)로 이전된다는 점이다. 대학교육계좌는 7세부터 20세까지의 청소년을 자녀로 둔 가족들이 자녀의 미래 대학 등록금 지출을 위해 자산을 축적하는 것을 돕기 위해 2008년 도입되었다. 대학교육계좌에 저축된 자산은 대학교, 직업훈련원 등 교육과 관련하여 허가된 기관에서만 사용이 가능하다. 미사용 잔액은 계좌 소유자가 30세가 되었을 때 중앙적립기금(Central Provident Fund)계좌로 이전되어 은퇴 후 연금, 교육, 의료, 주택 구입 등의 목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싱가포르 외에 영국에서도 유사하게 아동발달계좌 만기 시 성인기 자산형성지원사업과의 연계를 통해 자산형성 효과를 제고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영국의 Junior ISA 계좌는 현금 계좌와 주식 · 증권계좌로 나뉘어 있는데 개인이 한 가지 유형 혹은 두 가지 계좌 모두를 선택하여 가입할 수 있고, 성인 ISA 계좌와 마찬가지로 £4,000까지 세제혜택이 제공된다. 18세가 되면 계좌에서 저축액을 인출할 수 있는데, 싱가포르와 달리 사용용도에 제한은 없고, 남은 금액은 동시에 성인 ISA 계좌로 전환되어 자산형성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 자산형성지원사업의 현황과 시사점

국내에서도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 주도로 다양한 자산형성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서는 기초생활수급가구 아동을 대상으로 만 18세 이후 교육, 취업, 주거 마련 등 자립을 돕기 위한 용도로 디딤씨앗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금융위원회가 주도하여 2022년 2월 도입된 청년희망적금 및 가입조건 등을 완화하여 보다 보편적인 청년층의 중 · 장기 자산형성을 돕는 청년도약계좌는 대표적인 청년자산형성사업이다. 이 외에도 보건복지부는 취약계층 청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내일저축계좌,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에 재직 중인 취업 청년의 자산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내일채움공제를 운영하고 있다.

가입조건을 연령으로 제한하지 않는 자산형성지원사업들도 운영 중인데 가장 대표적으로는 채권, 국내상장주식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투자할 수 있는 ISA 계좌와 퇴직 이후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개인퇴직연금(Individual Retirement Pension, 이하 IRP) 상품이 있다. 이외에도 주택청약종합저축 또한 주택 마련을 돕기 위해 소득요건에 따라 납입금액의 일부에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한편 주택청약 시 가점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자산형성지원사업의 일부로 볼 수 있다.

위의 다양한 자산형성지원사업들은 각각의 영역에서 개인의 자산 축적에 기여하고 있지만, 전술한 해외의 사례들과 비교했을 때 사업 간 연계를 통해 생애주기에 걸친 지속적인 자산형성을 지원하려는 노력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ISA 계좌의 5년 만기 후 연금저축 혹은 IRP 납입 시 납입금액의 10%(최대 300만원)만큼 추가적인 세액공제를 제공하는 연금 전환제도가 있지만, 이 외에는 사업 간 미사용잔액을 전환함으로써 혜택을 얻을 수 있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 경우 자산형성이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걸쳐 이루어질 수밖에 없어, 생애주기에 걸쳐 자산을 재분배하는 기능은 제한될 수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중앙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 중인 자산형성지원사업들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은 생애주기 자산형성사업 체계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청년자산형성지원사업에 참여하는 청년 중 55.5%는 주거비용 마련을 참여의 주목적으로 응답한 바 있는 만큼, 현재 운영 중인 청년자산형성사업과 주택청약종합저축을 연계할 수 있다면 자산형성사업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청년자산형성사업 만기수령금 중 일정 금액을 주택청약저축에 입금하는 경우 가점을 부여하는 방안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싱가포르의 아동발달계좌 사례를 참고하여 자산형성사업을 통해 축적된 자산이 미성년 아동의 육아비로 활용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면, 자산의 활용도를 높임으로써 자산형성사업 가입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출산 및 육아의 경제적인 부담을 경감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다양한 사업들 간의 연계를 통해 생애주기에 걸친 범부처 통합적인 자산형성지원사업 체계를 구축하는 데에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일차적으로 가입대상의 범위를 얼마나 보편적으로 설정할 것인지, 가입자의 자산 축적을 촉진하여 자산 불균형을 완화하는 동시에 가입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사람들과의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등에 관한 기본방향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 연령에 따라 가입이 제한되는 자산형성사업의 경우 경계 연령대에 위치하여 가입이 제한되는 개인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세심한 고려가 요구되는 등 생애주기 자산형성지원과 관련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실무적으로는 현재 중앙정부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수행 중인 자산형성지원사업들 간 중복되는 영역, 혹은 소외되는 영역 등에 대한 정비도 필요할 것이다. 위와 같은 노력을 통해서 유사한 사업의 난립을 방지하고, 주요 자산형성지원사업들 간의 연계를 강화하여 생애주기에 걸친 자산 축적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때 자산형성지원사업들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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