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V 프로그램에서 한 출연자가 자랑삼아 한 말이 귓전을 맴돈다. 한때 인기가 높아 꽤 많은 소득이 있었고 평소 절약하는 생활 습관으로 재산도 꽤 많이 모아 나이가 든 현재 아주 재산을 많이 모은 것으로 알려진 사람이다. 이 출연자는 평소 생활비가 얼마나 드는지 얘기하는 도중 "교통비는 공짜잖아"라면서 거의 생활비가 들지 않는다고 자랑했다.
(출처 http://www.ohmynews.com) |
이 누군가는 자신이 국가로부터 제공받는 서비스 대가를 뛰어넘는 비용을 지불함으로써 다른 누군가의 서비스 비용을 대신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 "다른 누군가"가 충분히 내 세금을 사용할 만큼 능력이 없거나 자격이 있다는 이해가 있어야 세금을 흔쾌히 낼 수 있다. 내 소득의 소중한 일부분을 나보다 형편이 훨씬 나은 다른 사람에게 아무 대가 없이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무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많은 제도는 대부분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다른 사람이 대납할 정도로 어렵지 않은 사람이 경우에 따라서는 자신보다 형편이 어려운 다른 사람이 내는 돈으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떤 제한된 용량을 지닌 서비스를 "무상"으로 제공하면 그에 대한 수요는 그렇지 않을 때보다 늘어나게 된다.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우스갯소리가 이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제한된 용량을 지닌 이 서비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사용자 1인당 효용은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런 품질 저하의 영향은 유상으로 이용하는 사용자들까지 동일하게 미친다. 엄밀히 말하면 유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서비스의 대가로 요금도 지불하고 다른 무료 이용자를 위한 요금도 대신 내고 있으므로 비용은 실제 이상으로 지불하면서도 필요 이상으로 낙후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소득 및 재산 상황을 파악해 지원 대상을 엄격히 선정하고, 지원 규모도 수요에 비치는 영향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그리고 엄밀하게 "무상" 혹은 "무료"라고 이름 붙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정치인이 이런 공약을 한다면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무상(무료)"이라는 표현을 쓰지 못하도록 엄격히 지도해야 한다.
물론 국가가 보편적 복지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도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런 제도는 서비스를 요금을 지불하고 이용하는 사람들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하고 귀가하면서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탄, 빠듯한 살림을 사는 사람이 자신의 요금에 덧붙여 자신보다 풍족한 다른 사람 요금까지 내고 그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줘야 한다면 이는 "무상복지"가 이루려는 세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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