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관세청에서 공개한 5월 1-20일 기간 수출입 통관 실적에 따르면 이 기간 중 수출은 전년동기비 3.8% 정도 감소했고 수입은 9.1% 감소했다. 지난 달 수출이 가까스로 증가를 기록했기 때문에 이같은 감소세는 우려감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올해 5월 1-20일 기간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영업일수가 0.5일 적었으며 나머지 월말까지 영업일수는 작년보다 하루 많다. 결국 5월 전체 수출은 작년보다 소폭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해 후반부터 일본 엔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됐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한국 수출은 피해를 받지 않는 모습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엔화의 급격한 절하는 한국 수출산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우선 일본 업체들은 수출품의 달러 표시 가격을 인하해도 엔화로 전환한 매출액이나 이익에는 영향이 없다. 그렇게 되면 일본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게 될 것이고 이익은 급증하게 된다. 반면 한국 기업들은 달러 표시 가격을 내리게 되면 이익이 급격히 줄게 되고 가격을 유지하면 시장을 잃을 수 있다.
그런데 올 들어 한국 수출은 큰 회복세는 아니라 하더라도 나름대로 잘 버티고 있다. 일본에 대한 수출은 엔화 결제가 많기 때문에 물량 기준으로 수출이 변함이 없다고 해도 달러화로 계산하면 수출액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최근 동향을 봐도 일본에 대한 수출은 달러 기준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는 곳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은 어느 정도 회복하고 있다는 말이 된다.
그렇다면 앞에 예로 들었던 원리에 따라 기업들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될 것인가? 조금 더 장기적으로 살펴봐야 하겠지만 대기업들은 환관리 경험이 많아 피해를 많이 줄일 수 있고 또 실제로 엔 약세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에서 중간재나 기계부품 등을 수입해 온다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엔화 표시 부채가 있다면 상환 부담도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엔저로 인한 한국 수출 및 업체들에 대한 피해는 생각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 만일 업계에서 만사를 엔화 약세 탓으로 돌린다면 이는 나태한 것이거나 다른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100엔당 800원 아래에 머물던 시기도 있었고 지난해 초까지 그랬듯 1500원일 때도 있었다. 기업들은 이미 오늘과 같은 상황에 대비가 끝나 있어야 한다. 대부분은 그러리라 나는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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