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2000년대 중반에 불어 닥쳤던 부동산 광풍과 2009년 이후의 부동산 공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이 변곡점들을 미리 예측할 수는 없었을까? 아니다. 분명 예측할 수 있었다. 저점과 고점을 찍는 시기가 언제인지 가릴 수는 없었어도 위험은 줄일 수 있었던 것이다.
아래의 그림은 부동산 착공건수와 가격의 전년대비 증가율을 비교한 것이다. 2004년 카드버블 침체, 2009년 경기 침체, 2013년 경기 재침체 당시 부동산은 그야말로 냉탕이었다. 하지만 돌아놓고 보면 두눈 질끈 감고 부동산을 사야하는 때였다. 반대로 2007년은 전세로 버티던 많은 사람들이 견디다 못해 매매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해이기도 하다. 하지만 돌아보니 정말 참아야 했던 시기였다.
정답은 공급에 있다.
가격이 오르고 공급이 늘어나는 시기는 오히려 집 사기를 피해야 하는 시기였으며, 부동산 가격 상승률이 둔화, 혹은 하락하며 공급이 줄어드는 시기는 오히려 사야햐는 시기다.
실수 1. 2004년, 집을 샀다면!
2002년의 한국은 어땠을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월드컵 열기로 뜨거웠던 해였다고 기억하겠지만 경기가 차가워지기 시작했던 때이기도 했다. 급기야 카드 버블마저 터지는 바람에 부동산 가격은 2004년까지 전년대비 마이너스로 추락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과감히 부동산을 샀다면 어땠을까. 2000년대 후반까지 이어진 부동산 호황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실수 2. 2007년, 과감히 참았다면!
2008년까지 부동산 가격은 거침이 없었다. 혹시나 하락하지는 않을지 머뭇거리며 부동산을 사지 않았던 사람들은 바보 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왠만한 아줌마들도 부동산 가격에 빠삭한 전문가가 되었다. 하지만, 참다못해 2007년 집주인 대열에 들어선 사람들은-특히 은행 대출을 끼고 투자용 집을 산 사람들-은 상당 기간 동안 밤잠을 설치게 되었다. 그때가 소위 말하는 ‘꼭지’였기 때문이었다.
실수 3. 2009년,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집을 샀다면!
2009년은 부동산을 포함한 글로벌 경기 침체기였다. 글로벌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제2의 대공황이라는 우울함이 세계를 집어삼켰다. 한국의 부동산 역시 불패신화에 종지부를 찍는 시기였다.
나 역시 2010년에 결혼하면서 부동산 매매는 당연히 거들떠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때 과감히 집을 질렀다면…… 부동산 가격으로 별 재미를 보진 못했을지라도 매번 전세금을 올려달라는 주인집의 부담스런 요구에 속 앓이를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다들 알다시피 신혼부부가 2년 동안 2~3천만원을 모으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서울 대부분의 아파트 전셋값이 기본 2~3천, 많게는 5천만원 넘게 올라버렸다. 많은 신혼부부가 나처럼 부부싸움을 했을 것이다.
실수 4. 2013년, 이때라도 집을 샀다면!
2009년 이후에는 전셋값은 올랐지만 매매가격이 별로 오르지 않아 그렇게까지 배 아프진 않았다. 하지만 매매가격 하락에도 전세 가격 폭주는 그칠 줄을 몰랐다. 견디다 못한 사람들이 정부의 주택경기활성화 정책을 등에 업고 매매시장에 뛰어들었다. 나는 ‘저러다 후회하지’라고 생각했지만 내 생각과는 달리 부동산 가격은 슬금슬금 밀려 올라가기 시작했다. 일부 동네에서만 슬금슬금 오르던 집값이 지방을 시작으로 서울 대부분 지역까지 확대되었다.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 하나 싶었지만 너무 많이 오른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이제까지 참은 게 억울하기도 했다. 아무리 네이버 부동산을 들여다봤자 답은 없었다.
▶ 출처: http://blog.naver.com/gigim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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