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전통 선진국은 물론 한국 등 신흥 선진국도 코로나 팬데믹 대응과 복지 확충 기조 등에 국가부채가 급증한 것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만성화된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기 위한 대대적 금융완화 정책인 '아메노믹스' 드라이브로 일본의 국가부채는 상상을 초월할 수준까지 높아졌다. 일본의 정부부채 비율은 2022년 GDP의 260%를 넘어 세계 최고를 기록했다. 현재는 물론 1% 안팎에 불과한 장기 금리 덕분에 부담이 적지만, 앞으로 금리가 상승하거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면 일본의 높은 정부부채는 분명히 큰 재앙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와 관련해 과연 일본의 정부부채 구조가 어떤 상태인지를 정리하는 자료를 한국은행이 발간했다. 여기서는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맨 아래 보고서 원문을 구할 수 있는 링크를 공유한다.
(사진 출처: mises.org) |
【재정수지 및 정부부채 현황】
(재정수지)
□ 세출 증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세수 증가율이 저조하면서 일본의 기초재정수지는 1992년 이후 2022년까지 30년 연속 적자
- 기초재정수지(Primary Balance): 세입에서 국채발행액 등 정부차입을 제외하고 세출에서기존 국가채무에 대한 원금 이자상환액을 제외한 개념. SNA기준으로는 총수입 - 총지출+ 이자지출 – 이자수입으로 산출
- 기초재정수지는 2019년까지 완만한 개선추세를 보이다가 2020년 팬데믹 영향으로 적자폭이 사상 최대인 56조엔(GDP대비 -9.3%)까지 확대: 2022년도는 GDP대비 -5.1% 수준으로 적자폭이 줄어들었으나 2019년 수준(-2.8%)보다 여전히 악화
- 전체 재정수지(기초재정수지+수취이자-지급이자)와 기초재정수지 간 격차는 줄어드는 추세: 일본은행의 장기간 금융 완화로 낮은 장기금리가 지속되면서 순이자 지급비용이 감소한 데 주로 기인
(정부부채)
□ 신규 국채 발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차환채 발행액이 누적되면서 국채발행잔액(중앙정부 보통국채)은 1990년 166조엔(GDP대비 36.8%)에서 2022년 1,043조엔(GDP 대비 186.1%)으로 5배 이상 확대
- 연간 국채발행액(신규·차환채·기타국채 발행) 규모는 2022년 227.5조엔으로 1990년 26조엔 대비 약 8.8배 확대
- 전체 잔액 증가분(1990년 대비 2023년도 예상잔액) 약 897조엔 중 세출 증가 요인이 678조엔(그중 사회보장비지출 +444조엔), 세수감소 요인이 약 85조엔인 것으로 시산(재무성)
- 국채 발행잔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가중평균금리가 하락(2000년 2.67%→ 2022년 0.76%)하면서 이자비용은 오히려 감소(2000년 10조엔→ 2022년 7.3조엔)하고 평균잔존만기도 증가(5년 2개월→ 9년 2개월): 금융완화를 실시하면서 일본은행의 국채보유 비율도 크게 확대(만기 1년 초과기준 2000.3월말 11.9%→ 2023.6월말 53.2%)
□ 국채 발행이 누적되면서 일본의 정부부채비율은 2022년 기준 260.1%로 세계 최고 수준이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정부부채비율 증가폭도 주요 선진국을 상회
- 일본의 2019년 대비 2022년 정부부채비율 증가폭은 23.7%p로 정부부채비율이 일본보다 낮은 주요 선진국보다 큰 것으로 나타남
- 이는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 추경예산을 편성하고 이를 대부분 국채 발행으로 조달한 데 기인: 일본정부 예산(일반회계 기준) 규모는 2020년 이후 코로나19 확산 대응, 고물가 대책 관련 대규모 추경예산 편성으로 크게 확대되었으며, 당초 예산 규모도 매년 최대 수준을 갱신
【일본 정부의 재정건전화 추진 동향 및 일본내 시각】
□ (추진방안) 세출 억제를 위한 예산편성 기준을 설정하여 매년 예산편성시 반영하고 2021년도에 중간점검 실시
□ (진행상황) 2021년도 중간목표는 팬데믹으로 재정수지가 크게 악화되면서 달성 실패
- 목표 설정 당시(2018년)에는 2021년도 기초재정수지 비율을 -1.4%로 전망하였으나 실적치가 -5.5%를 기록하면서 중간목표 달성 실패: 세출 효율화 노력이 개선 방향으로 기여하였으나 18~19년중 세수 감소, 코로나19 확산 영향이 컸던 데 기인(내각부)
- 다만 일본 경제가 성장 실현 시나리오대로 성장하고 세출구조조정 노력 지속시 2025년도 기초재정수지 흑자화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목표연도 유지(22.1월)
- 한편 2024년도에 재정건전화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이를 2024년도 이후 세출·세입 개혁방침에 반영할 계획
【종합평가】
□ 고령화 및 인구감소 대응, 방위비 증대 등 산적한 재정수요를 감안할 때 일본 정부의 재정 문제는 당분간 완화되기 어려울 전망
- 일본 내 민간전문가 34명 대상 조사 결과 전원이 2025년도 기초재정수지 흑자화는 불가능하다고 응답(23.6월, ESP포어캐스트조사)
- 특히 최근 국채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일본 국채의 해외 투자자 보유 비중이 과거보다 늘어난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가세(해외 투자자 국채 보유 비율: 10.3월말 5.69% → 23.6월말 14.6%)
- 재무성은 금년 1월 10년물 금리가 전제금리 대비 1%p 상승시 2026년도 국채비(원금상환 비용+이자 비용)가 33.4조엔(2023년도 당초예산 대비 29.3%)에 이를 것으로 추산
□ 이에 따라 관련 전문가들로부터 대범하고 신속한 재정건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
- 명목성장률이 명목금리를 상회하는 상황은 영속적이지 않으므로 아직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세출 구조개혁 등을 통해 기초재정수지를 개선하는것이 긴요(鎌田, 미쓰비시종합연구소 등): 미국에서 시행 중인 세출 상한 설정, Pay-as-you-go 준칙 등 도입, 독립 재정기관을 통한 추가 재정지출의 객관적 장래부담액 제시 등의 추가 재정건전화 방안을 고려할 필요(미쓰비시종합연구소)
- 특히 모든 베이비붐 세대(단카이세대, 1947~49년생)가 후기고령자(75세 이상)가 되어 사회보장 지출이 증가하고 현역세대 인구 감소로 국민부담률 상승이 예상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사회보장 재원·제도 논의가 시급(일본총연, 鎌田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