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11일 올해와 내년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전망은 지난 4월 전망에 대한 수정치이다. 주요 내용을 보면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이전의 2.6%에서 2.8%로 약간 높여잡았고 내년 전망치도 이전의 3.8%에서 4.0%로 역시 소폭 높여잡았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지난 1월 2.8%로 설정돼 있던 것을 4월 수정시 2.6%로 낮췄기 때문에 숫자만 보자면 7월에 이를 다시 1월 전망치로 되돌린 셈이 됐다.
그런데 한국은행의 이날 수정 전망치는 기획재정부가 최근 발표한 전망치 2.7%보다 약간 높은 것이며 해외 투자은행들이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은행은 이날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것은 추가경정예산과 부동상 거래 활성화 대책 등 박근혜 정부가 취하고 있는 각종 경기부양책, 그리고 한국은행이 5월에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 등의 효과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성장률 전망과 함께 제시된 세부 내역을 보아도 약간의 의문은 가시지 않는다. 예컨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증가율은 4월 전망 때보다 오히려 낮춰졌으며 수출증가율도 약간 낮게 잡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이 제공한 세부 내역에 따르면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만 상대적으로 큰 폭 높아졌다. 그런데 전체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조정된 것이니 여기에 약간의 의문을 표시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해할 만하다.
그런데 대략 두 가지 측면에서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첫째, 정부지출 증가율이 나타나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곧바로 올해 성장 전망을 대폭 낮추고 서둘러 세입 대폭 감액과 함께 지출을 5.3조 원 늘리는 내용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국회를 통과시켰다. 따라서 정부 지출 증가가 당초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다. 예를 들어 지난 해 민간소비는 1.7% 증가에 그쳤지만 정부소비가 3.9% 증가하면서 전체 성장률이 2.0%를 기록한 바 있다.
둘째는 수입증가율이 대폭 하향조정됐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입증가율을 4월에는 3.7%로 전망했으나 이를 3.2%로 비교적 큰 폭 내렸다. 수출증가율 전망이 당초 5.2%에서 5.1%로 약간 낮춰진 것에 비하면 대폭 조정된 것이다. 경제성장률의 경우 순수출, 즉 수출증가에서 수입증가를 뺀 것이 계상되므로 이 부문에서의 성장 기여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수입증가율이 낮아지는 것은 원자재 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 등이 주 요인일 것이다.
이런 사정과는 별도로 한국은행이 경제성장 전망을 자주, 그리고 큰 폭으로 내렸다가 올렸다가 한다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우선 한국은행의 정책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낮다는 점 이외에도 정부와는 다른 기관의 특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즉, 정부는 정책적 의지나 정치적 상황 등을 모두 감안해 성장률 목표를 설정하지만 한국은행은 기계적일 정도로 수치에 입각한 전망을 내놓는다는 점 때문에 일반적으로 그런 평가를 받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한국은행은 과거에는 매년 3차례 경제전망을 발표했으나 김중수 총재는 투명성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전망 횟수를 4차례로 늘렸다. 반면 정부는 통상 매년 2차례만 전망치를 발표한다. 그에 따라 한국은행이 전망치를 자주 올렸다 내렸다 한다는 느낌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이 정착되려면 아직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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