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공동취재ㆍ보도한 기사입니다)
미국 경제가 감기에서 회복돼 기침도 멎은 지 오래지만 아시아 주요국의 수출산업은 여전히 지독한 감기에 시달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각국 공식 통계를 바탕으로 집계한 결과 일본, 중국, 한국, 대만, 태국, 홍콩,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7대 수출 경제권의 2/4분기 중 전년동기대비 수출증가율은 거의 제로에 머물었다.
이는 중국과 인접국 사이의 무역이 증가했지만 유럽연합(EU)에 대한 수출이 9% 감소한데다가 일본의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저조한 2/4분기 성적은 올해 초만 해도 미국 경제가 회복되면 아시아 지역의 수출도 증가하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으나 그것이 어긋나고 있다는 점에서 당혹감을 주고 있다.
기사 원문:
Asia's exports stutter, missing out on U.S. revival -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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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전체 경제생산 중 수출은 대략 35%라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제의 회복은 주택시장이나 셰일가스 투자 등이 주도하고 있으며 아직은 전자제품 등의 소비에까지 확산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시아 제조업체들의 수출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제 미국 경제 회복세가 확인되면서 전세계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투자자본이 아시아 시장에서 이탈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아시아 주요국은 이러한 상황을 헤쳐나갈 체력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무라의 집계에 따르면 일본 증시를 제외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 이후 아시아 주식시장에서 약 125억 달러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들 국가의 지난 2/4분기 중 수출 실적에서는 몇 가지 놀라운 점이 눈에 띈다. 우선 일본의 경우 엔화로 환산한 수출 실적은 엔화 절하에 따라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를 달러화로 집계하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14% 감소했다.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기계류, 자동차부품, 스마트폰, 가전제품 등을 중심으로 무려 13%나 증가했다는 것이다.
한국의 대중국 수출 호조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중국 내 제조업체들이 향후 생산 증가에 대비해 기계류 수입을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중국 정부가 수출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내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산 등 고급 소비재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가치가 있다.
한국의 수출 동향을 세계 무역의 전조로 여기는 많은 이코노미스트 및 투자자들 가운데는 이같은 한국의 대중국 수출 호조가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회복에 청신호를 주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유럽의 최근 구매관라지수(PMI) 역시 긍정적 변화를 보여주었으며 미국의 ISM 지수 역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 넘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설문조사에 근거한 지수들과는 달리 미국과 유럽연합에 대한 아시아 주요국 수출은 지난 2/4분기에 전년동기비 감소를 면치 못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는 것 또한 주목할 만하다. 중국, 한국, 대만 등의 PMI 역시 최근 설문조사 결과 약세가 오히려 짙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결국 이같은 상반된 지표들이 나오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일본에서 엔화 절하로 인해 기업 실적이 개선되고 수출로 인한 엔화 환산 이익은 늘고 있지만 실제 일본 내 수요라든지 일본 수출업체들의 수출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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