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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 풍랑을 헤치고 평온 되찾은 신흥국들, 다들 정말 괜찮은 걸까?

(※ 독립 리서치 회사 캐피털이코노믹스의 『From turbulence to tranquility: are EM markets now too complacent?(격변기를 지나 평온기로 접어든 신흥국들, 지나친 자만심 위험은 없나?)』라는 제목의 보고서 요약 부분을 소개한다. 세계 경제는 바아흐로 금융시장에 크게 휘둘리고 있으며 금융시장은 누가 봐도 미국 연준 등 기축통화국 통화정책당국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때 세계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이라고 칭송받기도 하던 신흥국들은 기축통화국이 아니라는 이유로 한시도 마음을 놓고 지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겪고 난 이후 지속적인 체질 강화로 신흥국 금융 불안의 단골 우범자(usual suspect) 신세는 어느 정도 면한 상황이다. 이 보고서에서도 한국은 최상의 그룹으로 분류하고 있다.)

불안한 2013년을 뒤로 하고 신흥국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시각은 최근 몇달 새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이런 상황은 여러 측면에서 수긍할 만하다. 당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테이퍼링 및 궁극적인 긴축 전환이 많은 신흥국을 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지난 해 우려가 과도하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그러나 똑같은 맥락에서 이제 금융시장이 신흥국에 대해 너무 안이한 태도를 보이는 것일 수도 있다는 위험을 제기하고자 한다. 당사는 신흥국 전체에 걸친 시스템적 위기 발발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몇몇 국가의 경우 분명 리스크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세계 금융시장에 떠도는 불안감은 연준의 테이퍼링에 대해 신흥국들이 과연 어떤 영향을 받고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지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에 기인한 것이었다. 이제 이른바 "테이퍼링 울렁증"은 끝나간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시장의 관심은 미국의 금리 인상의 영향에 쏠릴 것이다.

신흥국들이 미국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해 과거보다는 덜 취약해졌다는 것은 부인할 생각이 없다. 대부분의 신흥국은 고정환율제를 버리고 변동환율제를 채택했고 동시에 신흥국들의 국제수지는 1990년대 이후 상당히 강화됐다. 실제, 당사의 CERI(캐피털이코노믹스리스크지수)로 측정한 결과 신흥국 전체의 경제 및 금융 리스크는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직전 및 2008년 세계금융위기 직전과 비교해 낮은 상태다.

하지만 일부 국가의 경우 리스크가 높아져 가고 있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신흥국 전체 CERI 지수는 낮지만 일부 국가의 경우 위험 요인이 감지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정책 운용에 실패하고 있는 베네수엘라 등은 특히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몇년간 쉽게 말해 역량에 맞지 않는 과잉 소비를 한 나라들의 경우에도 세계 통화정책 긴축기에 다시금 의혹의 눈초리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는 중·남미, 동남아시아,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포함된다.

한편 일부 신흥국의 경우 국내적인 경제 취약성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과도한 외화부채 증가가 금융위기를 촉발했다면 오늘날 상당수 신흥국의 경우 국내 부채의 급속한 증가가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당사는 특히 중국, 브라질, 태국, 그리고 터키 등의 경우 신용 증가의 지속성에 우려를 갖고 있다. 물론 1990년대 외화부채로 인한 위기때와 비교하면 자국 통화로 표시된 부채로 인한 경제적 충격은 작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4개국의 경우 과도한 신용 확대로 인한 위험을 지나치게 방관했으며 실제로 경제 둔화기에 접어들 위험에 처해 있다.

정리하자면, 과거 신흥국 전체적인 위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과도했다는 인식으로 현재 신흥국 시장 호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 대해서는 시장이 지나치게 안이한 자세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는 바이다. 일부 국가의 경우 실제로 연준의 긴축 전환시 그 여파에 특히 취약한 상태며 일부 국가의 경우 국내 금융 리스크가 증대되고 있기도 하다. 이제 세계 금융시장의 화두는 차별화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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