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14년 하반기 하나 산업 전망』 보고서 가운데 요약 부분을 소개한다. 업종별ㆍ주제별 영향을 잘 정리한 것으로 생각된다.)
▣ 제조업은 상승 국면에 있으나 출하, 가동률 등 불안한 상태를 유지
상반기 국내 제조업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 보여주었던 불안한 상승 국면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출하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가운데 재고증가율은 10%에서 5%로 하락해 성장동력이 약해지는 모습이 전개되고 있다. 출하증가율의 경우 2011년 1/4분기 11.6%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2012년 3/4분기부터 +/- 1%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즉, 수요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대내외적인 작은 충격에도 쉽게 둔화 국면으로 전환될 수 있는 경계에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의 생산 활동은 크게 개선되지 못해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1년 이상 74~78%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주요 업종 가운데 전자부품, 전기장비, 운송장비 등의 가동률이 가장 저조했으며 자동차, 목재, 금속가공, 담배, 음료 등은 비교적 양호했다. 한편, 기업들의 설비투자는 연초부터 서서히 활발해지고 있어 설비투자 증가율이 4월에는 11%까지 높아졌으며 상반기 전체로는 7%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설비투자가 감소했던 (-8.5%)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할 수 있고 지난해 하반기의 6.2%보다도 개선된 것이다.
▣ 엔화의 2차 하락기 영향으로 대일본 수출은 감소했으나 미국, EU 등 선진국은 양호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보다 2.7% 정도 증가해 2013년 하반기(3.8%)에 비해 성장세가 다소 둔화되었다. 월별로는 3~4월의 수출증가율이 각각 3.7%, 9.0%를 기록하며 양호했던 반면 1월과 5월 수출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국가, 지역별로 볼 때 대중국(0.1%) 수출이 정체 상태를 보인 반면, 미국(6.7%), EU(14.9%) 등 선진국으로의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또한, 아세안 지역으로의 수출은 이들 지역의 정치, 경제 불안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성장세(8.7%)를 나타내었다.
그러나 대일본 수출은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10.7%)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감소세(-4.6%)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엔화 가치가 급락하며 대일본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한 바 있는데 1차 하락기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던 엔화 가치가 2013년 말부터 다시 2차 하락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전자전기제품(-16.3%)과 철강금속제품(-18%)이 대일본 수출 감소를 주도했는데 올해는 광산물의 감소폭(-22.8%)이 가장 크며 철강금속의 수출은 19.7%나 증가했다.
한편,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반도체 수출이 10.6% 증가했고 휴대폰 역시 12.9% 증가하며 양호한 성장세가 지속되었다. 특히, 선박의 경우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6.5%)에서 상반기 5.4%로 실적이 크게 개선되었다. 그러나 평판디스플레이의 경우 패널 가격 하락과 TV 판매 부진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수출이 13.6%나 감소했다.
▣ 소비심리는 여전히 불안하고 가파른 원화 절상으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우려
수출이 둔화된 가운데 민간소비도 2% 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해 기업들의 실적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4년 1/4분기 상장 제조업의 매출증가율은 0.5%에 불과하고 영업이익률도 7%에 못미쳤다. 2/4분기에는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까지 맞물려 실적이 더욱 나빠졌을 가능성이 높다. 실적이 부진해지며 각종 재무지표들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상장 제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동기비 25%p 상승했고 이자보상배율은 45%p 하락했다. 뿐만 아니라, 최근 경제심리지수가 지속적으로 100을 밑돌고 있어 하반기 극적인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최근 원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 약화가 우려되고 있으며 이는 곧 하반기 기업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1년 반 동안 원/엔 환율이 30% 하락해 일본 제품에 대한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2013년 6월 이후 원/달러 환율이 10.7%나 하락했다. 수출의존도와 달러화 결재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들의 영업환경을 고려할 때 원화절상에 따른 수익 감소는 일정 부분 현실화될 수밖에 없다.
다만, 그동안 국내 대기업들은 꾸준히 해외 생산 비중을 높여 왔고 환율 변동에 대한 헤지를 하고 있기 때문에 2008~9년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할 때 환율 하락이 기업들의 수익성 하락에 미치는 영향은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 환율 하락은 조선, 전자부품에 부정적이며 자동차는 해외 생산 비중 확대로 영향 축소
수출/입 비중, 외환 부채/자산 규모 등이 다르기 때문에 환율 하락이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업종마다 다른데 조선과 전자부품군이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를 가장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의 경우 수출 비중이 85%에 달해 교역에 따른 손실이 발생할 뿐 아니라 외화부채보다 외화자산이 많아 외화 관련 환산손실도 가장 크다. 전자부품군의 경우 수출 비중이 높아 교역에 따른 손실은 큰 편이나 외화부채가 많아 환산이익이 발생하므로 조선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익성 하락 폭이 작다. 자동차의 경우 금융위기 때만 해도 수익성 하락이 큰 편이었는데 최근 해외생산 비중이 높아져 환율 하락에 따른 피해가 과거보다 축소될 전망이다.
한편, 수입 비중이 높거나 외화부채가 많은 업종의 경우 환율이 하락할 때 오히려 수익성이 개선되는데 그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목재와 정유를 들 수 있다. 목재는 대표적인 내수산업으로서 수출 비중이 0.3%에 불과하고 원료의 수입의존도는 높은 편이다. 또한, 산업 규모에 비해 외화부채가 많아 환율 하락 시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된다. 정유의 경우 원유 등 수입 비중이 88%에 달하고 외화부채가 가장 많은 업종 가운데 하나이므로 목재와 더불어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비록 업종별 희비가 엇갈리긴 하지만 산업 전체로는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때 계속사업이익률이 2~3%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최근의 원화강세는 하반기 국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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