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지

▶블로그 검색◀

(斷想) "버스 탄 할머니에 욕설·폭행...수사 착수" 기사를 보고

(※ 페이스북에 게시했던 글을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공유합니다.)

최근 한 중년 여성이 시내버스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에게 욕설을 퍼붓고 때리는 동영상이 SNS상에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는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버스 안의 다른 남자 승객들이 이 여성의 행동을 제지하고, 문제의 여성이 버스에서 내리면서 소동은 가까스로 끝났으며 경찰은 이 여성의 신상 파악과 함께 영상이 사실일 경우 이 여성을 폭력 혐의 등으로 검거할 예정이라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다.

☞ 기사 내용은 여기를 클릭



나는 이번 사건이 공공 안전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 수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대중교통수단 내부에서의 이런 소동은 승객의 안전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운전기사는 온 힘을 다해 폭행범을 제압하거나 즉시 경찰서로 폭행범을 데리고 가거나 아니면 문을 봉쇄하고 신고했어야 한다.

여기서 그 중년 여성을 "폭행범"이라고 부르는 순간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좀 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폭행이란 험악하게 생긴 불량한 사람이 흉기를 휘두르는 경우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행위와 행위자를 구분해 생각하는 관행이 부족하다. 폭력행위를 했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림이든 일단 폭력범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의식 수준을 볼 때 수백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것이 놀랍지 않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폭력행위에 대한 대응을 유야무야한 사례가 너무 많았다. 과거 정당하지 못한 수단으로 정권을 탈취한 정부에 저항하는 시위 도중 일부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행위가 다소간 용인되는 분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정당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나 둘 행위보다 행위자에 치중하다 보니 너무나 많은 "예외적" 상황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정치적 시위, 정치인의 행위, 생계형, 떼쓰기, 권력자 등등의 폭력적 행위가 여타 일반 폭력행위와 구분돼 처리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다. 행위 자체가 폭력행위라면 그것은 그 자체로 범죄행위다. 국회의원이 정당한 주장을 하는 과정이더라도 폭력이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그 자체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자 한국에서는 일반인들은 공권력이 폭력 행위로부터 국민들을 완벽하게 보호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이런 사고방식으로 인해 일반인들도 폭력행위를 대할 때 자신도 언젠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부 폭력행위를 할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 "특별한" 취급을 받고자 하며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이 자라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가정이나 유치원 및 초등학교 등 초기 사회교육 기간에 형성된 의식이 평생을 좌우한다.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선생님이라는 지위를 내세워 부당한 행위를 밀어부치는 현상을 자주 겪은 아이들은 자신들도 상황만 정당화시킬 수 있다면 부당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해도 처벌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폭력은 범죄다. 그 행위자가 노숙인이든 재벌 총수든, 국회의원이든 장관이든 행위 자체는 동등한 잣대로 취급받아야 한다. 사소한 경우라도 법을 지키며 양심을 지키느라 부당한 처우를 감수하고 살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다.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KoreaViews *스크랩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환율 원자재 국제금융센터 외교 AI 암호화페 북한 외환 중국 반도체 인공지능 미국 인구 한은 논평 에너지 정치 증시 하이투자증권 코로나 금리 자본시장연구원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산업연구원 생성형AI 채권 한국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자동차 칼럼 ICO 국회입법조사처 한국 KIEP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전기차 지정학 IBK투자증권 TheKoreaHerald 분쟁 브렉시트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KIET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경제학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기후변화 로봇 로봇산업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AI반도체 Bernanke CBDC CEPR DRAM ESG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IA NIPA NYSBA ODA RSU SNS Z세대 iM증권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씨티그룹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트럼프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