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에 게시했던 글을 블로그 독자들을 위해 공유합니다.)
최근 한 중년 여성이 시내버스 옆자리에 앉은 할머니에게 욕설을 퍼붓고 때리는 동영상이 SNS상에 올라와 파문이 일고 있다는 뉴스가 눈길을 끌었다. 버스 안의 다른 남자 승객들이 이 여성의 행동을 제지하고, 문제의 여성이 버스에서 내리면서 소동은 가까스로 끝났으며 경찰은 이 여성의 신상 파악과 함께 영상이 사실일 경우 이 여성을 폭력 혐의 등으로 검거할 예정이라는 것이 기사의 요지였다.
☞ 기사 내용은 여기를 클릭
나는 이번 사건이 공공 안전에 대한 한국인들의 의식 수준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대중교통수단 내부에서의 이런 소동은 승객의 안전에 치명적 위협이 된다. 운전기사는 온 힘을 다해 폭행범을 제압하거나 즉시 경찰서로 폭행범을 데리고 가거나 아니면 문을 봉쇄하고 신고했어야 한다.
여기서 그 중년 여성을 "폭행범"이라고 부르는 순간 전혀 다른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 좀 심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폭행이란 험악하게 생긴 불량한 사람이 흉기를 휘두르는 경우에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행위와 행위자를 구분해 생각하는 관행이 부족하다. 폭력행위를 했으면 그 사람이 어떤 사림이든 일단 폭력범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의식 수준을 볼 때 수백명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한국에서 일어나는 것이 놀랍지 않다. 한국에서는 그동안 이런 저런 이유로 폭력행위에 대한 대응을 유야무야한 사례가 너무 많았다. 과거 정당하지 못한 수단으로 정권을 탈취한 정부에 저항하는 시위 도중 일부 폭력적이고 불법적인 행위가 다소간 용인되는 분위기는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정당한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하나 둘 행위보다 행위자에 치중하다 보니 너무나 많은 "예외적" 상황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정치적 시위, 정치인의 행위, 생계형, 떼쓰기, 권력자 등등의 폭력적 행위가 여타 일반 폭력행위와 구분돼 처리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다. 행위 자체가 폭력행위라면 그것은 그 자체로 범죄행위다. 국회의원이 정당한 주장을 하는 과정이더라도 폭력이나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그 자체로 취급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자 한국에서는 일반인들은 공권력이 폭력 행위로부터 국민들을 완벽하게 보호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이런 사고방식으로 인해 일반인들도 폭력행위를 대할 때 자신도 언젠가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일부 폭력행위를 할 수도 있으며 그럴 경우 "특별한" 취급을 받고자 하며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무의식이 자라나고 있다고 본다.
특히 가정이나 유치원 및 초등학교 등 초기 사회교육 기간에 형성된 의식이 평생을 좌우한다. 아버지나 어머니 혹은 선생님이라는 지위를 내세워 부당한 행위를 밀어부치는 현상을 자주 겪은 아이들은 자신들도 상황만 정당화시킬 수 있다면 부당하고 폭력적인 행위를 해도 처벌을 피해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폭력은 범죄다. 그 행위자가 노숙인이든 재벌 총수든, 국회의원이든 장관이든 행위 자체는 동등한 잣대로 취급받아야 한다. 사소한 경우라도 법을 지키며 양심을 지키느라 부당한 처우를 감수하고 살고 있는 수많은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사회가 올바른 사회다.
▶블로그 검색◀
▶최근 7일간 많이 본 글◀
-
《책 소개: The Singularity is Nearer》 인공지능(AI) 기술이 오늘날 보여주고 있는 혁신을 지속한다면 20년 뒤 인류에게는 어떤 변화를 주게 될까? 득이 될까, 독이 될까? AI 기술을 잘 관리하지 못하면 인류가 멸망할 수도 있다...
-
AI 정책와 규제 등에 관해 '루이자 뉴스레터'라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루이자 하로브스키가 자신의 "AI 북 클럽" 활동을 통해 2024년 소개된 책에 관한 반응 등을 고려해 15권을 추천했다.
-
트렌드포스, IDC, 가트너 등 3개 주요 시장조사 기관이 2025년 주요 기술 트렌드 전망 보고서를 각기 발표했다. 이들은 모두 올해 전 세계 기술 발전을 주도한 AI가 새해에도 핵심 키워드가 되리라고 전망했는데,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이 이 3개 기...
-
나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 마지막 페이지까지 차근차근 읽어야 다음 책을 읽기 시작하는 편이다. 이런 습관 때문에 정기구독 중인 계간지가 배송되어도 읽고 있는 책이 있으면 때를 놓쳐 나중에 읽는 경우가 잦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 습관 덕분에 우연히 ...
-
(※ LG경제연구원이 발간한 『미래지향적인 의사결정, 직관에 대한 경계와 의심부터』라는 제목의 보고서 가운데 직관 및 인지적 오류의 문제에 관한 부분을 소개한다. 보고서가 길어서 나머지 부분은 생략했다. 인간은 다양한 요인 때문에 알고 보면 어처구니...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fb
KoreaViews
*스크랩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아베노믹스
가계부채
블록체인
가상화폐
한국은행
환율
원자재
국제금융센터
외교
AI
암호화페
북한
외환
중국
반도체
인공지능
미국
인구
한은
논평
에너지
정치
증시
하이투자증권
코로나
금리
자본시장연구원
연준
주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산업연구원
생성형AI
채권
한국금융연구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
일본은행
BOJ
자동차
칼럼
ICO
국회입법조사처
한국
KIEP
미중관계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인플레이션
전기차
지정학
IBK투자증권
TheKoreaHerald
분쟁
브렉시트
현대경제연구원
BIS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KIET
NBER
OECD
대신증권
무역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원유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ECB
EU
IBK기업은행
IEA
LG경영연구원
PF
PIIE
경제학
공급망
관광
광물
규제
기후변화
로봇
로봇산업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용등급
신흥국
아르헨티나
엔
연금
원자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중앙은행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패권경쟁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AI반도체
Bernanke
CBDC
CEPR
DRAM
ESG
HBM
IPEF
IRA
ITIF
KDB미래전략연구소
KISTEP
KOTRA
MBC라디오
NIA
NIPA
NYSBA
ODA
RSU
SNS
Z세대
iM증권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고용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금융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금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트윈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머스크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복수상장
부실기업
블룸버그
사회
삼프로TV
석유화학
소고
소비
소통
수출입
스테이블코인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씨티그룹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예금보험공사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테슬라
통계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트럼프
팬데믹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치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
휴머노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