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에 Jeong-Gon You 님이 게시한 글을 공유한다.)
- 엘리엇 비판을 비판한다.
얼핏 건너 듣는 말이지만, 해외 기관, 펀드 투자자들을 만나 우리나라 금융, 자산 시장 투자를 권유하는 일이 참으로 어렵다고들 한다.
저평가된 기업과 향후 발전 가능성 등을 열심히 설파하지만 그들은 말이 끝나기도 전에 고개를 설레설레 젓기 일쑤라 한다. 그들이 언급하는 말은 시장의 투명성이 너무 떨어져서. 즉, 정부와 규제당국이 투자자를 존중해주지 않고 제멋대로 룰을 바꾸는 나라에서 무엇을 믿고 투자를 늘리냐는 것이다.
그런 말을 들으면 설득하는 자신도 얼굴이 붉어져 더 이상 설득할 말을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금융 시장이 왜 이 정도 수준일까?
나는 그것이 국민들이 가진 금융에 대한 보편적 이해와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금융의 순기능을 인정하지 않고 금융기관이 돈을 버는 것을 불로소득에 가깝게 폄하하고 학대한다.
이런 인식 속에서 우리의 자본 시장은 발달할래야 발달할 수가 없다. 부동산 시장이 거품이다 문제다 하면서도 왜 자꾸만 부동산으로 돈이 몰리는가. 자본 시장의 기본적인 신뢰가 담보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장에 로또 당첨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을 물으면 십중팔구는 건물이나 상가를 하나 사겠다고 하지 주식 투자를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일확천금을 노리는 투기꾼 정도로 바라보겠지
이런 인식이 형성된 이면엔 해외투자자들도 언급하는 투명성 부족이 자리하고 있다. 자본 시장의 가장 기본은 투자 대상인 기업에 대한 신뢰다. 주주로서 해당기업을 믿고 투자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가치는 지켜져야하지 않겠는가.
작년부터 삼성물산 건축부분은 재건축, 재개발 사업 수주가 단 1건이다. 상사 부분 1분기 영업익은 3억인데, 대표이사 성과급은 12억이다. 합병이 전격 발표한 날 제일모직 공장은 대규모 화재가 난 날이다. 물론 법적인 쟁점 요소는 없으며 모두 우연이다.
그러나, 그 기업을 일부나마 소유하고 있는 주주의 가치도 보호해주지 않는 기업이 무슨 공익적 가치를 지킨다는 것인가? 그러니 소액주주에게 기업은 평소엔 소 닭보듯 하다가 자본이 필요할 때나 쉬쉬하다 유상증자로 돈이나 갈취하려는 대상쯤으로 밖엔 비치지 않는 것이다.
이런 불투명하고 원칙이 없는 시장에 참여하는 눈가리고 손 묶인 투자자로서 제2, 제3, 제100의 엘리엇이라도 반길 수 밖에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 내부 개혁을 기대할 수 없으니 외부 세력이라도 환영하는 것이다. 그들의 의도는 부차적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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