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이버 블로그 글을 공유한다. http://blog.naver.com/hong8706/memo/220418883279)
하승주 <청산주의란 무엇인가?>
1. 청산주의라는 말은 무슨 특별한 이데올로기나 학파로 정립된 말은 아니다. 그냥 구악을 한방에 청산해 버리고, 새롭게 출발하자는 식의 이야기를 통칭하는 말이다.
2. 주로 정치적인 면에서 왠지 급진적으로 보일려고 안달난 사람들이 다 엎어 버리자!! 라고 주장하면 그걸 비판하면서 많이 쓰이는 용어이다.
3. 어제 우모 박사의 글이 '청산주의'라고 많이들 비판받았는데, 경제학에서도 무슨 '청산주의 학파'같은 건 당연히 없다. 그런 말을 듣는다는 건, 자기가 까인다는 말인데, 설사 매우 전형적인 청산주의의 입장에 서 있더라도, 저는 그런거 아니에요~ 하고 도망갈때나 쓰인다.
4. 세상에는 자기를 '청산주의자'로 자처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렇다고 실제로 청산주의자가 없느냐 하면 전혀 아니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이 청산주의의 오류에 빠진다. 이런 말을 가장 많이 듣는 곳은 '개저씨들의 술자리'이다. "이런 식빵 같은 세상, 다 엎어 버려. 정치인이니 재벌이니 하는 놈들이 다 구라꾼이라서 그런거여~ 그놈들을 다 잡아 처 넣어야 해~" 이런 류의 이야기들이 바로 청산주의의 전형이다.
5. 개저씨들이 술한잔 거하게 들어가서 뭐라뭐라 떠드는 것은 사실 옆자리 아저씨들이 좀 시끄러운 것 말고는 큰 문제가 없다. 그냥 그런 술자리 지랄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해 온 매우 전통깊은 술안주이다. 문제는 정치적으로 책임있는 사람들의 청산주의적 행태이다.
6. 경제 쪽으로만 국한하여 생각해 본다면, 역사상 가장 골때린 청산주의는 바로 '대공황' 때의
일이다. 당시 미국 재무부장관 직을 맡고 있던 앤드류 맬런이다. 20세기 초반, 미국에서 탄생한 엄청난 독점 재벌들(카네기, 록펠러 등) 중의 한명이기도 하다.(카네기와 헨리포드에 이어 소득세 랭킹 3위까지 올라가기도 했었다. (1927년)) 그는 은행업과 알미늄 산업 등에 투자하여 거부를 일군 사람이다. 이 사람이 하딩 대통령 정부에서 재무부장관직을 맡게된다. 하딩 이후로 쿨리지와 후버때까지 계속 장관직을 지킨다.
세계 경제사상 매우 중요한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으니, 그의 역할론에 대해선느 여전히 논쟁이 매우 활발하다. 그는 매우 뚜렷한 경제적 신념이 있었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또 그것이 만인에게 까일일도 분명히 아니었다. 그는 1) 균형재정 2) 정부부채 감축 3) 감세 의 신념이 있었다. 1), 2)의 목표와 3)의 목표가 상충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에게서는 오히려 1,2를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감세를 추진한 것이기도 했다. 말그대로 래퍼이론의 원형인 것이다. 1차대전 당시 제정된 너무 높은 세율 때문에 온갖 탈세가 다 일어나니, 차라리 낮춰주고 제대로 내게 하자는 발상이다. 또 그게 제대로 먹혀가기도 했다.
평상시라면 별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1920년 내내 미국 경제는 인류 역사상 기록될만큼의 대호황을 이루기도 했다. 그가 유명해 진 것은 청산주의를 상징하는 한 마디의 말 때문이다. 그는 29년 주식시장 대폭락이 일어나자, 청산주의의 바이블이 될 말을 남긴다. “주식을 청산하고, 기업을 청산하고, 노동자를 청산하고, 농민을 청산하라” 이런 기회에 제대로 ‘구조조정(?)’ 하자는 말이다. 평소 같으면 좀 세게 말하네.. 정도로 넘어갈 수도 있는 말이겠지만, 불행히도 그때는 대공황이었다.
실제로 다 청산되어 버렸다. 그의 말대로 이루어져 버렸다. 그래서 멜런이라는 이름은 지금까지도 청산주의의 대명사가 되어 버렸고, 대공황을 심화시킨 인물로 지목되고 있으며, 우파 경제학의 대표적인 실패사례가 되어 버렸다.......
7. 그래서 공적인 책임을 가진 사람이 ‘청산주의자’로 지목받는다는 것은... 사실은 거의 정치적 사형선고와도 같다. 그런데 정작 그 선고를 받은 사람은 아무런 자각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더 골때린다....
▶블로그 검색◀
▶최근 30일간 인기 글◀
-
현재 모든 경제 논의를 주도하는 인공지능(AI)을 위시한 최근의 기술 혁신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 혁신이 확산하면서 전 세계가 과거에 보지 못한 대대적인 공급과잉을 맞을 것이며 수요가 빨리 창출되지 못하는 가운데...
-
파이낸셜타임스의 오피니언 페이지에 8월24일 게재된 "Beware populist economics"라는 글의 내용을 요약해 소개한다. 포퓰리즘은 보통 대중연합주의라고 번역되기도 하는데 그 정의는 듣기로는 그럴듯하지만 얼른 이해되지 ...
-
인공지능(AI) 기술의 폭발적 발전과 생성형 AI 등장으로 인해 방대한 연산 자원이 필요해지며,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확보 경쟁이 국가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과거에도 IT 데이터센터라는 시설은 있었으나, AI용 데이터센터는 "대규...
-
통계는 어떤 현상이나 상황에 관한 진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어떤 현상이나 상황에 관한 논의를 하는데 있어서 기준이 되는 만큼 정확하고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통계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다른 많은 분야와 마찬가지로 경제 통계도 정확성은 ...
-
"소득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 내 소득은 빨리 늘지 않는데 부자들 소득은 놀랄 만한 속도로 늘고 있다. 세상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 국민소득 늘면 뭐하나, 가계소득은 쪼그라들고 있는데." 이런 말을 자주 듣고 기사도 많이 쏟아지고 있...
-
한국 경제를 언급할 때 많은 사람들이 "소규모 개방 경제(small open economy)"라는 표현을 마치 멋진 용어인 것처럼 사용한다. 이 표현은 경제의 개방도는 높은 반면 경제 규모는 국제 시장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정도가 되지...
-
미국 백악관 디지털자산실무그룹(데이비드 삭스 의장 포함 13인으로 구성)은 지난 7월30일 향후 추진 방향 및 구체적 권고사항을 다룬 ‘디지털 금융기술 분야의 미국 리더십 강화(Strengthening American Leadership in Digi...
-
(※ 제목 그대로 생각 나는 대로 간단히 쓴 글이며 모두 사견임) 많은 한국 직장인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주 듣게 되는 단어는 야근과 회식이다. 회식도 자발적으로 조직된 경우를 제외하면 직장인 입장에서는 업무의 연속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결국...
-
(※ 국립외교원에서 세미나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해 발간한 보고서 내용 가운데 일부를 공유한다. 공유한 글 말미에 지적했듯, 아직 이들 협정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크다.) 《RCEP와 CPTPP의 주요 특징》 RCEP과 CPTPP는 아시아 지역경제통...
-
짧은 시일 내에 두 차례나 세계대전을 겪었으며 한편으로는 유엔을 만들어 장시간 평화로운 공존을 이루어내기도 한 20세기에 가장 뛰어난 외교관이자 사상가로 통하는 헨리 키신저가 상징적인 100세를 일기로 지난 2023년 세상을 떴다. 이후 1년 만인 2...
태그
국제
경제일반
경제정책
경제지표
금융시장
기타
한국경제
*논평
보고서
산업
중국경제
KoreaViews
fb
*스크랩
부동산
책소개
트럼포노믹스
일본경제
뉴스레터
tech
AI
미국경제
통화정책
공유
무역분쟁
국제금융센터
아베노믹스
인공지능
가계부채
가상화폐
한국은행
블록체인
환율
원자재
외교
암호화페
중국
미국
북한
반도체
외환
인구
한은
생성형AI
자본시장연구원
증시
논평
에너지
정치
하이투자증권
금리
코로나
연준
산업연구원
주가
트럼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출
중동
일본
한국금융연구원
채권
한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은행
BOJ
국회입법조사처
미중관계
자동차
칼럼
AI반도체
ICO
KIET
인플레이션
BIS
IBK투자증권
IITP
KIEP
NIA
로봇
삼성증권
세계경제
신한투자증권
에너지경제연구원
우크라이나
전기차
지정학
TheKoreaHerald
로봇산업
무역
분쟁
브렉시트
스테이블코인
현대경제연구원
CRE
IT
KB경영연구소
KB증권
NBER
OECD
공급망
관세전쟁
대신증권
미국대선
배터리
상업용부동산
수소산업
신용등급
원유
원자력
유럽
유진투자증권
자본시장
저출산
전쟁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중앙은행
ECB
EU
FT
IBK기업은행
IEA
KDB미래전략연구소
LG경영연구원
PF
PIIE
iM증권
경제학
고용
관광
광물
국제금융
규제
금
금융
기후변화
달러
보험연구원
비트코인
생산성
선거
신흥국
씨티그룹
아르헨티나
에이전트AI
엔
연금
외환시장
유럽경제
유안타증권
유춘식
이차전지
자연이자율
키움증권
타이완
터키
통계
패권경쟁
피치
한국무역협회
혁신
환경
휴머노이드
AGI
BOK
Bernanke
Bruegel
CBDC
CEPR
CES2025
DRAM
DeepSeek
ESG
GENESIS
HBM
IPEF
IRA
ITIF
KDI
KISTEP
KOTRA
MBC라디오
NARS
NIPA
NIST
NYSBA
ODA
RSU
SMR
SNS
SPRi
WEF
Z세대
stablecoin
가상자산
거시경제
경제안보외교센터
경제특구
골드만삭스
공급위기
과학기술
관세
광주형일자리
교역
구조조정
국민연금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국제유가
국제질서
국회미래연구원
국회예산정책처
기준금리
나라경제
넷제로
논문
대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데이터센터
독일
동북아금융허브
디지털자산
디지털트윈
디플레이션
러시아
로슈
로이터통신
말레이시아
매킨지
머스크
멕시코
물류
물적분할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방위산업
버냉키
법조
보스톤연은
복수상장
부실기업
브뤼겔연구소
블룸버그
사법부
사회
산업용로봇
삼프로TV
석유화학
세계경제포럼
세종연구소
소고
소비
소통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수출입
스티글리츠
스페이스X
신한금융투자증권
싱가포르
아이엠증권
아프리카
액티브시니어
양도제한조건부주식
양자기술
양자정보과학기술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팅
에그플레이션
에이전트형AI
엣지컴퓨팅
예금보험공사
오피니언
외국인투자
원전
위안
유럽연합
유로
은행
의회정보실
이란
이스라엘
이승만
인도
인도네시아
인재
자산관리서비스
자산운용업
자율주행
잘파세대
재정건전성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주간프리뷰
중립금리
참고자료
철강
코리아디스카운트
코스피
키신저
테슬라
통화스왑
통화신용정책보고서
파이낸셜타임스
팬데믹
포퓰리스트
포퓰리즘
프랑스
플라자합의
피지컬AI
하나금융연구소
하나증권
하마스
한국공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해리스
해외경제연구소
홍콩
횡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