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1.50%로 유지했다. 7명의 위원 가운데 1명이 인하를 주장했으며 2개월 연속 같은 표결 결과를 나타냈다. 이주열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내수 회복세가 1월에 약화된 모습을 보인 뒤 2월에도 약화 흐름을 이어갔지만 그 정도는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세계 경제 및 금융시장 환경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의 발언 문구 자체 뿐 아니라 발언하는 분위기를 볼 때 내 느낌은 현재 상태라면 금리를 인하하겠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는 생각인 것 같다. 경기가 약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가뜩이 축소된 정책 여력을 더 어려울 때를 위해 남겨놓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기준금리가 0%까지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여기에 대해서는 오래 강조했듯이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자본유출 위험이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다른 말로 하면 지금 상태에서 금리를 대폭 낮췄다가 자본유출 압력이 강화될 때 경기가 안 좋은데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이 총재 기자회견 이후 달러/원 환율은 크게 하락했고 국고채 수익률은 큰 폭은 아니지만 일제히 상승했다.
※ 다음은 이 총재 발언 내용 중 주요 부분을 정리한 것이다:
- 미국경제 완만한 성장세 유지, 국제유가 반등 및 국제금융시장 변동성 축소 등 글로벌 금융 경제 불확실성 다소 완화. 중국경제 향방, 국제유가 움직임,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둘러싼 불확실성 상존
- 국내 실물경제: 수출감소세 지속, 소비 등 내수 회복세 약화 움직임. 다만 2월 들어 소비와 투자 부진 정도 다소 완화. 앞으로 내수 완만하지만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 대외 경제여건 등에 비추어 볼 때 성장경로 불확실성 여전히 높은 것으로 판단. 저유가로 인한 물가 하방압력 하반기로 가면서 점차 약화될 것으로 예상.
- 최근 수출부진 지속, 경제심리 약화로 하방리스크가 증대되기는 했지만 긍정적 신호도 있다. 유가 상당폭 반등, 미 경제지표 호전, 이런 것들은 글로벌 경제에 긍정적인 신호
- 현재 금리 1.5%는 충분히 완화적인 수준. 물론 낮추면 더 완화적인 수준으로 가지만 지금 현재 금리 수준이 완화적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일관된 생각을 갖고 있다. 현재 금리수준이 실물경제를 제약하지 않는다 생각.
- G20회의에서 성장세 회복을 위해서는 재정·통화정책과 구조조정, 이 3중 정책이 같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 커뮤니케에 잘 나와 있다.
- 금리를 1년여 사이에 1%포인트 내린 후의 결과를 분석해 보면 금리경로, 신용경로는 분명히 작동하고 있다. 그런데 자산가격이나 환율경로에 대한 효과는 확실치가 않다. 특히 환율에는 금리 이외에 다른 요인들이 워낙 많이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금리에 따른 환율경로의 효과를 정확히 추적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 수출부진이 첫 번째가 글로벌 수요가 부진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세계 전체의 교역규모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오히려 더 높아졌다. 그 전제 하에서 긴 호흡으로 봐야 되지 않느냐.
※ 로이터 기사: Bank of Korea stands pat, dampens expectations for c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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