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 유가급락 이후 사우디 금융위기 가능성 제기
사우디아라비아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지난 해 연말 이후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정부 재정의 90% 이상을 원유생산에 의존하는 사우디 경제의 특성 상 유가하락은 재정 건전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유가 급락이 시작된 2014년 말 이후 사우디는 재정적자 전환과 함께 외환보유액이 빠르게 감소되는 중이다. 특히 문제가 되는 점은 많은 신흥국들과 마찬가지로 사우디 역시 달러 페그제를 체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페그제는 금융시장이 성숙하지 않은 신흥국 입장에서 환율 급변동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국가 경제가 위축될 때 통화가치의 고평가로 급격하게 외환이 이탈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재정적자 확대, 페그제로 인한 외환보유고 감소 진행
IMF자료에 의하면 지난 해 사우디의 재정수지 적자는 $98.0bn으로 2014년 $65.5bn보다 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 기간이었던 2009년 이후 5년만의 적자에 해당한다. 더 우려되는 부분은 재정적자가 정부지출의 증가가 아닌 정부수입의 위축에 의한 결과라는 점이다. 2015년 사우디의 정부수입은 $602.9bn으로 2014년의 $1,044.4bn에 비해 무려 40% 가까이 급감한 규모이다. 재정건전성이 악화되면서 외국계 자본이 빠르게 사우디 시장을 이탈하고 있다. 금년 2월 말 사우디의 외환보유액은 $582.3bn으로 2014년 말의 $718.9bn에 비해 20% 가까이 감소했으며 현재도 월 평균 100억 달러씩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우디 리얄화는 1986년 이후 US달러당 3.75리얄로 고정되어 있으나 1년 만기 선물환율은 최근 3.85리얄까지 상승했다.
■ 낮은 부채와 충분한 외환보유고가 사우디의 금융시스템 안정을 지지할 전망
그러나 어려운 시장환경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의 재정 여건은 페그제 폐지와 같은 극단적 결정을 내릴만한 상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우디는 2007년부터 대외순채권국으로 전환되었으며 총부채 규모 역시 GDP와 외환보유액에 비해 볼 때 결코 과도하다고 볼 수 없다(GDP대비 24%). 총부채의 30%를 단기부채로 가정할 시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부채 비율은 2015년 말 기준 7.1%에 불과하다. 현재와 같은 속도로 부채가 증가하고 외환보유액이 감소하는 최악의 경우를 상정해도 단기부채비율은 1년 후 15%, 2년후 28% 수준에서 통제 가능하다. 더군다나 물가 폭등과 금융시장 혼란이 유발될 수 있음을 생각한다면 더더욱 페그제 폐지의 근거는 약해지는 것이다. 향후 일정 기간 저유가로 인한 사우디 재정 악화와 외환 이탈은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우디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위협받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된다.
▶ 관련 주제 과거 보고서: (보고서) 사우디아라비아 달러 페그 포기 가능성...그리고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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