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은행, 진퇴양난(進退兩難)》
■ 이탈리아 은행권의 높은 부실채권비율 원인과 규모는?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들은 막대한 복지지출과 공공부문의 과도한 재정지출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부터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었다. 2008년 금융위기와 2011년 남유럽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장기간의 경기침체와 기업 및 공공부문의 부실채권 증가, 낮은 생산성 등으로 국가 재정상태는 더욱 나빠졌고, 은행권은 유동성 부족과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2015년 말 기준 이탈리아 은행권의 부실채권 비율은 약 17%, 금액으로는 3,600억 유로에 달한다.
■ 은행구제기금(Atlante Fund)의 실효성 의문
올해부터 도입되는 Bail-in 제도로 부실은행에 대한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이 제한되면서 이탈리아 정부는 민간금융기관들이 조성하는 은행구제기금 (Atlante Fund)을 출범했다. 그러나 펀드규모가 작고(전체 부실채권의 2%수준), 출자 기관들의 부담 등으로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Bail-in을 도입하기에는 걸리는 게 너무 많다. 현재의 부실채권규모는 은행 자체적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에 Bail-in이 실시되면 채권자의 손실부담은 피할 수 없다. 특히, 이탈리아는 다른 나라에 비해 가계(및 비영리법인)의 은행관련 금융자산(채권, 예금) 보유 비중이 높아 Bail-in시, 가계 자산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부담이 있다.
■ Bail-in을 피하려는 이탈리아와 대립하는 ECB
최근 이탈리아는 자국 은행의 부실채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Bail-in의 시기를 늦추고, 직/간접적인 공적자금 투입을 통해 은행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 그러나 독일을 비롯한 EU는 이탈리아의 요청을 거절했다. 유럽은행동맹의 핵심규제인 Bail-in제도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은행동맹이 와해될 수도 있다고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탈리아가 EU반대를 무릅쓰고 독자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해 부실은행을 구제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도 의문이다.
은행에 대한 직접적인 자본확충을 위해서는 정부가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탈리아는 이미 재정적자의 누적으로 국가채무가 과도하게 늘어난 상태이기 때문에 국가채무의 증가는 또 다른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탈리아정부가 EU에 요청한 ‘임시적 신용보증 제도’가 승인되면서, 향후 6개월간 이탈리아는 1,500억 유로의 예산을 은행 구제 사업에 투자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따라 필요시 은행들은 정부신용보증으로 채권을 발행하여 자본을 확충할 수 있게 된다.
유동성 공급으로 일시적인 충격은 피할 수 있지만, 부실채권 문제가 불거진 이상 공적 자금투입이냐 채권자의 손실 부담이냐를 놓고 이탈리아정부와 EU의 대립은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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