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8-17

(보고서) 한국 국고채 50년물 발행 계획의 함의

(※ 미래에셋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

■ 한국, 국고채 50년물 발행 검토

기획재정부는 8월 16일(화) 보도자료를 통해 ‘50년 만기 신규 국고채 발행 검토’라는 자료를 게재했다. 불과 2주전에 일본에서 거론되었던 내용이었으나 일본 내각부가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던 이슈가 국내에서는 현실화 된 것이다.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고 장단기 금리차가 크게 축소되는 등 신규 초장기 국고채 발행에 필요한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판단 하에 나온 의사결정이다. 발행 시기와 조건, 규모 등은 채권시장 관계자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여 시장 안정성을 고려하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정부의 장기채 발행의 표면적인 이유는 주요 OECD 국가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안정적인 장기자금 조달 및 만기구조(포트폴리오) 다변화를 들었다. 한마디로 발행자 측면에서 재정건정성을 높이고 장기 저금리 조달을 통해 이자부담도 낮출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실행을 검토 중인 것이다.

이미 통화정책 한계 인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금리를 더 낮추는 정책보다는 재정확대가 더 나은 판단이라는 의견이 IMF나 OECD, G20 회담에서 거론되는 형국이다. 재정지출을 안정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장기자금 조달이 긍정적인 부분이 있으나 부채상환이 장기라는 점에서 부채잔액 증가 부담은 불가피할 것이다.


수요자 측면에서는 장기물 물량 부족으로 RBC와 같은 안정성 지표 유지가 힘들었던 보험사에 긍정적인 소식이다. 게다가 50년물과 같은 초장기 채권발행이 기존 장기채권인 20, 30년물을 구축하여 전반적인 수익률곡선 기울기가 가팔라질 경우 좁은 장단기금리차에 허덕였던 부담을 덜 수 있는 재료이다.

때문에 정부는 50년물 발행의 시장성을 감안하여 발행을 실행할 경우 정부와 채권투자자 공히 긍정적일 수 있는 재료라고 해석한 듯 보인다. 실제 한국의 장단기 금리차가 다른 국가에 비해 지나치게 협소하다는 부분을 보도자료에서 강조했다. IFRS4 적용에 따른 부채시가평가 부담과 IFRS9 적용에 따른 금융상품 투자가 제한될 수 있는 보험사에는 긍정적인 소식일 수 있겠다.

■ 국고채 50년물 발행이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

기획재정부 발표 이후 기존 장기물이었던 20년과 30년 장외거래 금리가 4bp 이상 상승하는 약세를 나타냈다. 협회 공시 종가가 30년금리가 1.464였으나 1.5%대로 올라선 것이다. 50년물과 같은 초장기 채권의 등장은 기존 장기물을 대체한다는 부분에서 구축효과에 대한 단기적 우려를 피하기는 어렵다.

실제 50년물은 기존 20년과 30년 평균 듀레이션에 2배 가까운 듀레이션을 가져갈 수 있다는 점에서 적은 물량 발행에도 20~30년 채권 대체효과가 크다. 때문에 전일 기재부 검토 뉴스만으로도 일드커브 스티프닝 재료가 되는 것이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올해 9월 예산안 편성과정을 거치고 10월 정도에나 발행 과정을 검토하여 실제 발행으로 연결은 빨라야 내년 중반은 되어야 할 것이다. 이전에 국고30년 발행 또한 그런 시행 과정을 거쳐 2012년 중반에 발행 당해 전체 물량의 2%에 불과한 발행이 진행되었다<그림 3>.

이후 시장성을 확대하여 현재까지 10% 중반에 이를 정도로 발행량을 늘렸으나 장기투자 기관들의 수요를 따라가기에도 벅차 10년 금리와 거리가 10bp 내외 정도로 매우 좁혀진 것이다. 때문에 50년 채권이 발행되더라도 실제 기한이 여유가 있는데다 점진적인 적응 과정이 있을 것이라는 부분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 20~30년 초장기물 비중이 20% 중반 수준인데 초장기물 내에서 비중 조정이 나타날 여지도 있다. 50년물 듀레이션을 감안하여 발행물량은 초기 3~5% 내외 정도가 될 것이고 향후 시장성을 고려하여 물량 비중을 늘릴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때문에 단기적으로 스티프닝이 진행되었으나 추세적으로 장기금리 상승이 나타날 공산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과거 50년물 발행이 성공적이었던 영국의 사례<그림 4>를 보더라도 1995년 Pension Act 도입 이후 초 장기물 수요가 급증하면서 30년금리가 10년을 역전하기도 했다. 이후 2005년 발행 당시 50년 금리가 컨벡시티 및 규제 프리미엄을 반영하여 30년 금리보다 낮은 모습을 나타냈다.

그리고 50년물이 발행되는 시점에도 30년 금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증거는 크지 않다. 기존 장기물의 역할이 약화될 듯 보였으나 금융위기 이후 10년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구간에서도 30년 금리는 50년 금리와 유사한 수준에서 머물면서 장기채권의 역할을 수행했다.

이후에도 금리하락 구간에서 50년금리가 30년 금리보다도 낮은 현상은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데 8월 15일 영국 30년 금리가 1.27%인 반면 50년 금리는 1.13%로 더욱 낮다. 때문에 장단기 금리차 축소에 따른 시장수요 안정을 위한 고민이라면 50년 금리레벨이 30년보다 낮은 영국의 사례는 보험사 초장기 투자에 가장 신중한 부분이 될 전망이다.

한국이 ‘파리클럽’까지 가입하면서 채권 선진국이 된 현실을 감안한 초장기 채권발행 검토가 새삼스러울 것은 없으나 시장이 기대한 만큼 장단기 금리차를 확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지 의문이다. 영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테이퍼링 과정처럼 금리 상승 기대가 제대로 살아나야 30년보다 50년 금리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단기적인 뉴스로 20~30년 채권이 싸지는 계기를 마련했지만, 중장기적으로 국내 채권금리 추세를 바꿔 놓을 정도의 재료로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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