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나금융투자 보고서 주요 내용)
《전인대에서 전해질 강세장의 향기》
▶ 중국 정책 선회는 중장기 KOSPI Bull market 가능성을 암시. Buy on Dips에 초점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3월 양회가 3일 정협과 5일 전인대를 시작으로 공식일정에 들어간다. 이번 양회의 핵심은 전인대 기간 중 있을 리커창 총리의 2016년 업무보고와 2017년 ‘국민경제 및 사회발전 계획’ 심사/비준이다. 2017년 및 향후 중국 경제정책 방향성과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청사진이 제시되는 첫 무대인 것이다.
2017년 전인대에서 논의될 경제정책 초점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임시변통식 인위적 경기부양 시도가 구체화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Bloomberg가 제공하는 중국 실질 GDP 성장률 Now-casting 예보치는 7.02%다. 작년 전인대 당시 목표했던 6.5~7.0% 성장률 구간을 상회하고 있는 수치다. 일련의 글로벌 수요개선과 중국 매크로의 순환적 회복세를 고려할 경우, 중국 정부가 무리수를 둘 유인은 적다.
둘째, 주요 정책 결정권자의 수사(修辭, rhetoric)는 ‘신중함’으로 점철될 공산이 크다. 부동산 시장 버블 및 민간 크레딧 환경의 급속한 팽창, 잠재적 인플레이션 압력 가중 가능성 등을 고려할 경우, 정책 포커스는 단기 부양책보단 중장기 리스크 관리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 느슨했던 통화정책의 고삐를 죄고, 당면한 리스크 환경에 대한 신중한 대안 마련에 집중할 것이란 의미다. 이번 양회간 전면적 경기보강 시도의 구체화를 기대했던 투자가에겐, 별달리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치’쯤으로 치부될 수도 있겠다.
반면, 셋째, 한계산업 공급축소, 국유기업 개혁, 부동산 및 금융규제 등 그간 미진했던 구조조정 작업이 본격화된다는 점은 이번 전인대의 백미(白眉)다. 이미 중국은 지난 12월 경제공작회의를 통해 공급측 구조개혁과 국유기업 개혁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최근 정부 경제정책 방점 역시 그간 중시했던 경제성장의 안정성 확보에서 중장기 매크로 체질개선 쪽으로 확연히 이동한 모습이다. 친시진핑 인사가 득세하는 2기 지도부 인선 또한 향후 구조개혁 강도와 정책 선명성 및 의지를 암시하는 정치 지형도 변화로 해석해도 무방하다. 중국 구조조정은 중장기 거시건전성 강화를 넘어 글로벌 투자가의 EM 시각선회를 이끄는 단초로 기능할 여지가 많다. 직접적으론 중후장대 한계산업(철강/석탄/화학 등) 공급개혁 작업이 공급압력 완화의 추세적 완화를 경유해 글로벌 가격변수를 자극할 공산이 크다.
더불어, 넷째, 재정지출 확대에 근거한 중장기 인프라 확충투자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중은 2014년 말 -1.8%를 형성한 이래 -3.0% 이상의 적자재정 기조가 지속되고 있다. 한계에 다다른 통화정책을 대신해 재정투자가 중장기 경제회생을 이끄는 첨병으로 나선 것이다. 중심 축은 산업 고도화와 인프라 스트럭처 확충이다. ‘인터넷 플러스’와 ‘제조2025’, ‘일대일로’와 ‘징진지 프로젝트’ 등은 이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다. 이는 IT를 위시한 성장산업 Catch-up 투자를 자극함과 동시에 중국 수요환경의 순환적 회복을 알리는 중장기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구조조정을 통한 P(가격상승)효과에 재정투자를 통해 Q(물량증가)효과가 가세하는 것이다.
궁금한 점은 전인대가 미칠 국내증시 영향이다. 그간 KOSPI와 밀접한 상관성을 형성해왔던 항생 H-중국 금융주 지수(H-Fin Index)를 주목할 필요가 있겠다. 중국 매크로와 증시 펀더멘탈 환경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H-Fin Index는 2010년 이래로 이렇다 할 반등 없이 지지부진한 주가흐름을 이어왔다. 1) 중국 매크로 경착륙 우려, 2) 통화정책 무용성 확산, 3) 부동산 및 민간 크레딧 버블 심화, 4) 정책 당국의 섣부른 환율대응, 5) 외자 이탈 및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이 경기 및 증시환경의 제약요인으로 나선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최근 H-Fin Index의 환골탈태격 반등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인상적인 점은 그간 동 지수의 주가경로를 관장했던 통화정책 환경이 긴축 일변도로 전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주가상승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1) 한계산업 및 국유기업 구조개혁이 중장기 매크로 체질 개선에 일조할 것이고, 2) 확장적 재정정책을 활용한 하드 및 소프트 인프라 투자 확충 시도는 중장기 성장동력 보강의 긍정요인이며, 3) 부동산 및 민간 크레딧 시장 긴축 규제는 잠재적 금융시장 부실화 가능성 차단 및 금융시장으로의 유동성 이동 가능성을 지지한다는 기대감의 발로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정부 정책선회에 대한 시장 투자가의 화답인 것이다.
결국, 이번 전인대는 중장기 중국 구조조정과 재정보강 시도의 분수령으로 기능하는 한편, 중국 금융시장 방향선회 가능성을 암시하는 기폭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더불어, 이는 국내증시의 강세장 도래 가능성을 지지하는 또 다른 차원의 긍정요인으로 기능할 것이다. 1) 중국 한계산업 구조개혁 작업은 한국의 중후장대 씨클리컬 업종의 반사수혜 가능성으로, 2) 재정투자 본격화는 중국 내부 수요개선과 함께 중국향 한국 수출 모멘텀 강화로 연결될 것이며, 3) 중국 금융시장 안정화는 외국인 투자가의 EM 시각선회와 함께 국내증시 외국인 수급환경의 긍정요인으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
최근 일련의 시장 조정은, 선도시장인 미국과 Bottom Fishing 대안으로 기능했던 EM의 상승 피로와 3월 FOMC에 대한 경계감, 프랑스 대선간 정치 불확실성에 연유한 일시적 숨 고르기 과정의 산물로 판단한다. 잔존한 대내외 불확실성에도 불구, 1) 국내증시 기업 실적 비관론 탈피, 2) 주주친화적 재무정책 변화, 3) EM 내 국내증시 수급 차별화라는 중장기 시장 환골탈태에 대한 기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전인대를 통해 중국 경제 체질 개선과 정책변화라는 긍정요인이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KOSPI Bull Market은 아직 초입 구간에 지나지 않다.
통상 Bear Market에서의 투자전략 초점은 ‘Sell in Rally’에 집중된다. 얼마나 싸게 샀느냐보단 단기 주가반등을 이용해 얼마나 비싸게 매도했느냐에 따라 투자성과가 결정된다. Bull Market에서의 전략 성패는 ‘Buy on Dips’가 판가름한다. 시장 숨 고르기 기간을 현 시장 주도주 비중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고, 중장기 강세장 추세화에 대비하기 위한 낙폭과대 후발주자군(laggard) 옥석 가리기 전략이 중요하다. 전자가 인덱스 베타 플레이의 성과를 좌우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알파 창출의 열쇠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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