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BIS)의 최신 월간 실질실효환율지수(REERI)가 발표됐다. 올해 6월까지 자료가 나온 것으로, 오랜만에 2008 미국발 금융위기 직전 이후 한국과 주변국 통화의 가치 변화를 점검해 보려고 비교 그래프를 만들어 보았다. 비교를 위해 2008년 1월 지수를 100으로 통일했다. 따라서 이 그래프는 이 기간에 변화 추이를 보기 위한 것이며 통화 사이의 절대 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점을 밝혀 둔다. 또한 자료의 정확성은 BIS 자료 원본을 참고하기 바란다.
우선 눈에 띄는 특징은 2008년 1월과 비교했을 때 중국, 미국, 타이완 통화가 상승했으며 한국, 유로, 일본은 아직 당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 원화는 2009년 2월까지 급락한 것이 이채로우며, 사실상 당시 급락을 제외하면 이후 꽤 안정적인 강세 추이를 보이고 있다. 움직임 자체가 상당히 안정적이며 우상향하는 추이를 보인다.
2008년 말-2009년 초 원화 움직임에 대해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당시 경험으로 보면 역시 1997년 외환위기의 낙인 효과에 더해 당시 급등한 단기외채(특히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 그리고 경상수지 불안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이후 미국 연준이 한국을 통화스왑 대상국으로 포함시키면서 한국 위기설은 진정된 바 있다.
그때를 제외하면 원화는 주요 통화 가운데 타이완달러화와 함께 꽤 안정적인 움직임을 유지해오고 있다. 한가지 특징을 꼽자면 유로존 재정위기 때 원화는 놀라울 정도의 안정성을 유지했다는 점이다. 2008년 당시의 어려움을 교훈 삼아 한국은 단기외채 억제책과 외환보유액 확충에 힘을 쏟았고, 그 효과가 유로존 재정위기 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단기외채 억제책이라는 장치가 효과를 발휘한 것은 세계적인 조선업 부진과 교역 부진 덕분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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