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03

(참고) 복잡한 대북제재 내용과 해제절차 총정리

(※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내용을 공유)

1. 들어가며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가 완화되거나 해제(일부 또는 전부 종료)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북제재의 완화 또는 해제 문제는 북한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남북교류와 남북경협의 재개를 기대하는 한국 정부와 기업의 주요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출처: reuters.com)
대북제재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이하 "유엔 안보리") 차원의 제재와 개별 국가 차원의 독자적 제재가 있는데, 이 글에서는 유엔의 대북제재가 어떠한 조건 및 절차에 따라 완화되거나 해제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이를 위하여 먼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주요 내용을 기술한 후 안보리 결의의 위반 여부에 관한 판정 절차 및 위반시 법적 효과를 검토하기로 한다.

1) 미국, 한국, 일본 등 개별 국가의 대북제재는 보다 다양한 이유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예컨대 미국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WMD 문제뿐만 아니라 인권침해 문제, 자금세탁 문제 등을 이유로 부과되고 있다.

2) 개별 국가의 대북제재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의 대북제재가 어떠한 조건 및 절차에 따라 완화되거나 해제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추후에 살펴보기로 한다.

2.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주요 내용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은 수차례에 걸쳐 핵실험을 하였고, 안보리는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미사일 개발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유엔 헌장 제41조에 따른 조치인 경제제재 조치를 비롯한 각종 대북제재조치에 대한 결의를 하였다.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1718호에서는 유엔 안보리 15개국 회원국으로 구성된 대북제재위원회를 설치하였다.

2009년 2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1874호에서는 WMD와 관련된 무기수출입을 금지하고, 금융통제를 강화하였다.

2013년 3차 핵실험을 전후하여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2087호와 제2094호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대량현금의 대북 이전을 금지하였다.

2016년 4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2270호에서는 기존 대북제재 결의에서 채택한 조치를 강화하고 전면적 화물검사와 무기금수조치, 광물수출금지조치와 같은 새로운 강력한 제재조치를 다수 포함시켰다.

2016년 5차 핵실험 이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21호에서는 기존 '표적 제재(targeted sanction)'의 방식에서 '포괄적 제재(comprehensive sanction)'의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2017년 6차 핵실험을 전후하여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제2356호·제2371호·제2375호·제2397호)에서는 결의 제2321호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개인·단체 등을 추가하여 그 범위를 확대하였다.

3. 안보리 결의 위반 판정 절차와 효과

(1) 결의 위반 여부의 판정 주체와 절차

유엔 안보리 결의 제2321호의 위반 여부를 판정하는 주체는 결의 제1718호에 따라 설치된 제재위원회이다. 이 위원회는 15개의 안보리 이사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위원회의 임무 가운데에는 유엔 안보리 제재 결의의 이행 감독을 위하여 그 산하에 설치된 전문가 패널에서 제출한 보고서를 검토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다.

전문가 패널은 무기·금융 등의 전문가로 구성되어 있고, 상임이사국별로 1명, 한국, 일본, 남아프리카에서 각각 1명이 추가되어 총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재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결정하면 안보리에서 최종적으로 결정하는데, 이 과정에서 상임이사국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2) 결의 위반의 효과

유엔 헌장 제25조는 "국제연합회원국은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정을 이 헌장에 따라 수락하고 이행할 것을 동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는 회원국을 대상으로 구속력이 있다고 해석된다.

안보리 결의가 담고 있는 개별적 내용의 문언을 검토해 보면, 북한에 대하여 구속력 있는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그리고 만약 북한이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추가도발을 감행하는 경우 안보리의 권고에 따라 총회에서 회원국의 지위를 행사하지 못하여 회원국으로서의 권리와 특권이 정지될 수 있다(결의 제2321호 제19항).

하지만 이는 안보리 결의 자체의 효과로서 제재대상인 북한에 대해서만 적용될 뿐,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다른 회원국에 대하여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대북제재조치에 관한 안보리 결의는 다른 회원국이 위반한 경우 어떠한 법적 불이익을 부과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규정이 없다.

따라서 결의를 위반한 다른 회원국에 대해서는 다시 안보리 결의 등을 통해 구체적인 제재 수단과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그런데 유엔 안보리가 결의 위반을 이유로 제재 대상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게 제재조치를 부과한 것은, 시에라리온에 대한 안보리 제재조치 결의(2000년 결의 제1306호)를 이행하지 않은 라이베리아에 대한 추가 조치(2001년 결의 제1343호)가 유일하다.

4. 유엔 대북제재 완화·해제 조건과 절차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한 다른 회원국에 대해서는 아직 유엔 차원에서 실효적인 제재수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 회원국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해야 할 국제법적 의무가 있다. 왜냐하면, 유엔 안보리의 결의는 현존하는 보편적 국제기구의 결의 가운데 유일무이하게 국제법적 구속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어떠한 조건 및 절차에 따라 완화되거나 해제될 수 있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유엔 헌장에는 제재의 완화나 해제에 대한 규정이 없다. 하지만 유엔 헌장의 일반 원칙이 적용되어 원칙적으로 제재의 목적이 달성되었다면 유엔 안보리는 가능한 한 빨리 조치를 완화하거나 해제해야 하고, 비례성의 원칙과 필요성의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유엔 안보리 제재의 완화 또는 해제에 대한 조건 및 기준을 명확화·구체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그 객관적인 기준에 대한 합의는 없다. 한편 그동안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에는 안보리가 북한의 행동을 지속적으로 검토한 후 해당 조치의 강화, 수정, 정지, 해제를 검토할 것이라고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언제 그리고 어떻게 완화·해제할 것인지 하는 문제는 고도의 정치·외교적 영역에 속한다.

확실한 점은 기존의 대북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가 채택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하여 2015년 이란 핵협상 타결 후 이란에 대한 유엔 안보리 제재조치를 일부 종료시키기 위하여 채택된 안보리 결의 제2231호를 소개하고자 한다.

여기에는 '스냅백(snap back)' 조항이 포함되어 있다. '스냅백'이란 미식축구에서 사용하는 스포츠 용어로 신속하게 원위치 시킨다는 의미이다. 스냅백 조항에 따르면, 이란이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 내용과 IAEA 사찰 관련 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이를 불이행 사례로 안보리에 보고하고 유엔 안보리의 표결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여 이전의 유엔 안보리 제재를 다시 부활시킬 수 있다.

결의 제2231호의 규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JCPOA의 참여국(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중 어느 한 국가가 안보리에 이란이 약속을 준수하지 않는다고 통보할 경우 안보리는 통보일로부터 30일 내에 '제재의 종료를 유지하는 결의안'에 대하여 표결을 해야 한다(결의 제2231호 제11항). 만약 그 기간 동안 동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으면 2006년~2010년 사이에 채택되었던 여섯 개의 이란 제재 결의안이 다시 적용된다(결의 제2231호 제12항).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가 '제재의 종료를 유지하는 결의안' 채택에 대하여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한 국가가 이전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른 제재를 부활시킬 수 있다. 이와 같은 방식은 전반적으로 이란의 이행을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용한 수단으로 평가되었다.

그런데 안보리 결의 제2231호는 JCPOA 채택 이후 10년이 경과하면 이 결의의 모든 규정들이 종료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8항). 이에 따르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스냅백' 조항도 10년 동안만 유효하다.

유엔 안보리의 대이란제재 종료 결의(제 2231호)의 '일몰조항(sunset clause)'은 대북제재를 종료시키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미국이 JCPOA 탈퇴를 선언한 주요 이유 중의 하나가 이 조항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이란제재 종료 결의에 대하여 일몰조항을 삭제하고 이란의 합의 위반에 대하여 영구적으로 제재를 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정리하면, 대이란제재의 종료에 관한 안보리 결의는 유엔 제재의 해제 및 복원에 대한 새로운 다자적 접근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하지만 WMD 문제와 같이 국제평화와 안전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 되는 문제를 다루는 경우, 합의의 이행을 효율적으로 강제할 수 있도록 혁신적인 방식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

5. 나가며

북·미정상회담 이후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제재가 완화 또는 해제될 수 있고, 남북경협이 다시 추진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나 한국 정부 및 기업이 기대하는 수준의 경제교류를 새롭게 시작하는 것은 물론이고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과 같이 기존에 추진되던 사업을 재개하는 것조차도 2016년 북한의 핵실험 이후 잇달아 채택된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상당부분 완화되거나 해제되어야 가능하다.

기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가 완화·해제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엔 안보리 결의가 채택되어야 한다. 이에 기존 대이란제재 종료 방식의 유용성과 한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하여 대북제재의 완화 및 해제에 관한 발전적 모델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소위 '스냅백' 조항은 포함시키고 '일몰조항'은 포함시키지 않는 등 합의의 이행을 효율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결국 북·미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는 이루어졌지만 그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의 최종 목표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완전 폐기를 포함한 북한 WMD 문제의 해결이므로, 실질적인 수준의 제재 완화나 해제는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조치가 이루어진 후에야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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