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진투자증권 보고서 일부)
터키 이슈는 만성적 문제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주가 하락은 중장기적으로는 기회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경계 요인이다. 최근 터키 문제의 기폭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알루미늄 수입 관세를 두 배 인상한 데서 시작되었다. 2016년 스파이 혐의로 구속된 미국인 목사 앤드루 브런스에 대한 석방 요청이 거절된데 따른 조치였다. 지정학적 문제가 해소되더라도 터키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 앉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터키의 경제 구조는 매우 취약하다. 터키 대외수지와 외화 차입 문제는 고질적이다. 터키 경상적자는 GDP 대비 5~6%로 신흥국과 선진국 중에서도 꽤 높다(도표25). 대외 부채도 적지 않을 뿐만 아니라, 외환보유액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다(도표26).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무역 제재까지 가해져 경상적자가 확대되면, 기업들과 은행들의 현금 흐름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ECB에서 지적한대로 터키 익스포저가 많은 스페인/프랑스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에 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도표27).
그렇다고 터키가 당장 외환위기를 겪어야 할 정도는 아니다. 정부부채 비율이 GDP 대비 28%로 상당히 낮다(도표28). 정책적 여력이 있다. 문제는 통화 긴축 등을 동원할 만한 정부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당분간 터키와 터키를 둘러싼 유럽 금융기관들에 대한 우려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98년대 데자뷰
2018년 들어 지속되는 신흥국 주식시장의 부진과 터키 위기 가능성은 98년을 연상시킨다. FT에 따르면, 지난 주말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은 리라화가 폭락하자 금/달러/유로화로 리라화 매입 캠페인을 하자고 제안했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에서 나타났던 일이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유사점이 있다. 97년 중반부터 IT업종을 중심으로 미국 증시의 독주가 이어졌다. 반면 신흥국 증시는 부진했다. 90년대 후반 미국 경제 성장률은 5%를 육박했다. 중국 등 신흥국 성장률은 하락했다. 97년 이후 태국, 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외환위기 조짐이 나타났다.
연준의 정책 기조와 달러 흐름도 유사하다. 달러는 97년초 이후 98년 LTCM파산 전까지 강세였다. 연준은 97년 이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당시 신흥국 위기는 단기적으로는 고통이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기회 요인이기도 했다. 관건은 선진국 금융기관의 파산 여부와 연준 정책 변화였다.
98년 당시 LTCM(Long Term Capital Management)이라는 헤지펀드가 아시아 외환위기와 러시아 채무불이행으로 파산했다. 그 충격으로 미국 주식시장은 3개월 만에 20% 하락했다. 이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 연준은 세 차례 금리를 내렸다. 이후 98년 4분기 이후 미국 주식시장과 신흥국 증시는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선 바 있다.
위기 확산으로 보기는 일러, 그래도 경계는 필요
현 국면에서 98년 상황과 비교할 때 차이점을 감안한 시사점도 있다. 우선, 터키 위기에 따른 유럽 금융기관들의 파산 가능성을 기본 시나리오로 가정하기는 무리가 있다. 스페인 등 유럽 금융기관들은 2011~12년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부실채권 비율이 하락하는 등 금융안정성이 높아졌다(도표33). 금융 위험이 확산되며 ECB도 개입할 가능성이 높다. 2011~12년 재정위기 또는 그리스 문제가 재현될 정도로 보기는 어렵다.
다음으로 터키 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정치적 요인도 적지 않다. 해결 책이 없지 않다. 고통스럽더라도 터키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정책을 펴면 안정될 가능성이 있다(도표34). 터키 정부가 정책 의지가 없거나, 정책 실패 위험이 크다는 점이 문제다. 단기적으로 위험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그렇다고 터키 문제가 신흥국 전반의 뇌관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나 단기적인 경계는 필요하다. 지정학적인 위험에 따른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들에게도 부담이 될 공산이 크다. 당장은 미국 경기 자체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연준 통화정책과 달러 강세 방향에 영향을 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도표35). 하지만 경제 요인이 아닌 위험 회피에 따른 달러 강세는 미국 기업들의 실적 상향에도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도표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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