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01

(보고서) 미중 무역분쟁, 미국 중간선거..아직 시장이 반영하지 않은 부분은?

(※ KB증권 보고서)

The KB's Core View의 위험요인 점검을 위한 뉴욕 투자은행 탐방

10월 22일~25일 동안 뉴욕을 방문하여 글로벌 투자은행의 이코노미스트와 주식, 채권 및 신흥시장 전략가 및 트레이더, 펀드매니저들을 만났다. KB증권은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중국을 중심으로 2019년 1분기에 극대화된다는 전망 하에 주식과 신흥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달러현금과 한국국채의 비중 확대를 권하는 자산배분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소수의견에 가깝다. 뉴욕탐방은 이러한 전망의 실현 가능성과 위험요인을 점검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낙관적인 이코노미스트, 반면 조심스러운 주식전략가와 트레이더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경제가 매우 강하며, 성장속도가 다소 둔화되더라도 2020년까지는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완만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낙관하고 있었다. 물가에 대해서도 컨센서스가 형성되어 있었다. "임금과 인플레는 한번 오르기 시작하면 계속 오른다. 연준은 현재 속도의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며 속도조절 가능성은 낮다. 핵심물가 (core PCE)가 2.5%를 넘어서면 연준도 가속도를 낼 것이다". 반면 주식전략가들과 트레이더들의 톤은 달랐다. 자사주매입 (바이백) 외에 주가상승이나 경제성장의 추가동력을 찾고 있지 못했으며, 강세와 약세론자 모두 내년 S&P500을 2,900pt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었다 (전고점 2,940pt). 기업들이 마진 압박을 느끼고 있어 S&P500의 주당순이익 (EPS) 증가율이 내년에는 한 자릿수로 낮아질 것이며, 금리상승 환경에서는 밸류에이션 (PER) 상승도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였다. 장기금리에 대해서는 인상적인 시각이 없었는데, "많이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반영되지 않은 것 1. 관세 25%가 소비재까지 부과되면 미국경제에도 충격이 있을 것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시각 차이였다. 투자은행들은 무역분쟁을 중요한 리스크요인으로 꼽으면서도 정작 경제전망이나 금융시장 전망, 기업실적 전망에는 반영하지 않고 있었다. 왜 반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경제지표에 영향을 주고 있지 않으며, 불확실성이 높고, 반영하더라도 감세효과 등으로 상쇄되어 큰 영향을 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은 부문은 농민들과 세탁기에 불과하여 미국인들은 무역분쟁이 진행되고 있는 것 조차 체감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구동성으로 현재 중국산 수입품 중 소비재 2,000억 달러에 부과되는 관세가 내년 초 실제로 25%로 상향될 경우 미국경제에도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수년간 미국 중심의 독보적인 상승장을 경험한 탓인지 무역분쟁의 파급효과에 대해 다소 둔감한 태도를 보였다. 심지어 우리가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는 펀드매니저도 있었다.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이 집중될 2019년 1분기를 전후하여 투자은행들이 경제와 실적전망을 하향하게 되는 시점에서 변동성이 한번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그 시점에서는 미리 심한 가격조정을 겪고 있는 신흥아시아에 새로운 진입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무역분쟁과 관련한 몇 가지 흥미로운 의견을 소개한다.

1) "현재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에 10%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지만, 내년 초 관세율이 25%로 상향 조정되면 미국 경제에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지난 세탁기 관세 부과 당시를 보면, 기업은 관세를 가격에 거의 반영했지만, 수요가 크게 감소하자 기업들이 마진 축소를 감수하면서 가격을 낮췄다. 소비재까지 관세가 부과될 경우 기업들의 마진 압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것이다"

2) 한 투자은행은 "소비재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경제에도 매우 부담이 될 것이다. 트럼프의 무역협상 전략은 강약을 오가며 활용한다. 따라서 중국도 강하게 압박한 후에 협상을 일부 타결하고, 다시 강하게 압박하는 전략을 사용할 전망이다. 강한 압박 이후 관세율은 다시 10%로 낮춰질 것이다"라고 주장한 반면, 또 다른 투자은행은 "소비재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이후에는 미국경제에 충격이 있더라도 중국과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비용 상승을 감수하고라도 중국에서의 생산을 줄이는 게 미국의 목표이기 때문이다"라는 상반된 주장을 내놓았다.

3) "자동차 관세는 매우 부정적이고, 한국에 큰 불확실성 요인이 될 것이다. 즉 미국이 한국과 FTA 협상을 타결했지만, 자동차 관세는 다시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자동차 관세는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경제와 시장에 큰 불확실성으로 남아 괴롭히게 될 것이다"

4) "관세로 물가가 상승하더라도 전년동월비 상승 효과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질 것이다. 관세의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은 오히려 물가의 하방 요인이다"

5) "중국산 수입품에 2,670억 달러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면, 총 5천억 달러의 25%가 될 것이므로 미국 소비자들에게는 약 1,250억 달러의 세금과 동일하다. 감세로 줄인 세금이 1,400억 달러이므로 감세 효과는 사라질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마진 축소를 감수할 것이다. 반면, 중국은 위안화 약세로 대응하면서 실제 관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전망이다"

당분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멈출 가능성은 낮다는 견해가 컨센서스

1) "연준이 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심리와 사업자신감이 약화되면서 주식시장이 최소 20% 하락해야 할 것이다. 연준은 성장에 대한 우려가 생기면 인상 속도를 늦출 수 있겠지만, GDP 성장률이 약 1% 초반까지 하락해야 할 것이다. 가능성은 낮다"

2) "2015년에도 신흥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연준은 기준금리 인상을 천천히 했다. 당시에는 그 이전까지 Credit Growth가 너무 높아서 신흥시장 성장률이 급락했지만 지금은 디스인플레 압력이 높은 상황이고, 당시 달러인덱스는 20% 이상 강세를 보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천천히 할 이유는 많지 않다"

3) "연준은 2015~2016년에는 위험관리 관점에서 통화정책을 펼쳤지만,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금융환경은 완화적이고 고용상황도 매우 타이트하므로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다"

4) 한 투자은행의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이사 지명자들이 상원 인준을 받아도 FOMC의 통화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만큼은 중립적으로 선택했다. 퀄스 부의장 지명으로 타룰로 전임 이사가 추구한 규제강화 기조가 많이 바뀔 것 같았지만 큰 차이가 없었다. FOMC의 통화정책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라는 견해다. 반면 한 트레이더는 "연준 이사 지명자들이 상원의 인준을 받으면 FOMC의 통화정책 기조가 변할 것"이라고 진단했는데, "파월도 '직장인'이므로 상사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5) "장단기 금리차는 경기불황의 예고 신호로 적절하지 않다. 1950~1960년대 장단기 금리는 역전되지 않았지만 2번의 불황이 있기도 했다"

6) "장단기 금리차는 곧 역전될 수 있으므로, 연준 기준금리 인상도 곧 멈출 가능성이 있다"

반영되지 않은 것 2.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다면 짧은 랠리가 나타날 것"

트럼프 임기 2년차에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현지시간으로 다음 주 화요일 (11월 6일)에 열리고 한국시간으로 다음 주 수요일 장 종료 즈음에 당선 윤곽이 드러날 예정이다.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고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전망이 가장 유력하다. 지난주 뉴욕 출장에서도 이 전망에 대한 신뢰는 매우 굳건했다. 공화당이 하원에서 승리하면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 것이냐는 질문에 현지의 한 기관투자자는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면서 시장 전망은 제시하지도 않았다. 공화당의 상하원 승리 시나리오는 가격에 반영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트럼프 지지자가 反트럼프 인사들을 겨냥한 폭탄소포 테러를 시도하면서 미국 국민들의 트럼프 지지율이 하락했다. 그러나 공화당원의 트럼프 지지율은 역대 대통령 중 2번째로 높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강력한 지지 기반을 확보했던 부시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가장 강력한 당내 지지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하원 435석 중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은 205석이고 공화당이 우세한 지역은 200석이다. 하지만 최근 중도층이 공화당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10월 들어 수 주 동안 경합지역으로 분류되던 지역구들이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재분류되고 있다. 2016년 대선 직전 클린턴 후보의 당선 확률은 70~80%였다. 이번에도 ‘상원 공화당, 하원 민주당’의 확률을 70%대로 점치고 있는 전망이 틀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지출을 늘려 경기를 부양하고 있다.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쟁 시기를 제외하면,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경기확장기에 재정적자비율을 확대하는 정부다. 하지만 지난 2년간 재정지출 확대가 쉽지는 않았다. 재정지출 우선순위가 다른 민주당과의 갈등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그러나 공화당 재정균형론자들과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주류 공화당원들도 트럼프에게는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이번 당내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는 노골적으로 親트럼프 후보들의 경선 승리를 도왔다. 자신의 높은 지지율을 활용해 공화당을 ‘트럼프 당’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상원은 공화당이 지금보다 의석을 1~3석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에서 승리하면, 지난 2년만큼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낳을 수 있는 환경이다.

공화당 상하원 승리 시나리오는 가격에 거의 반영되어 있지 않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주식 시장을 누르고 있는 경기모멘텀 둔화 우려가 완화될 것이다. 재정지출 확대 기대로 채권 금리는 상승할 전망이다. 국채 발행량 증가에 의한 금리 상승은 부정적이지만, 주식시장에 부담될 수준과 속도로 금리가 상승하지 않는다면, 경기 기대를 반영한 금리 상승은 주식에 일단 긍정적이다. 따라서 미국 주식의 추가 비중 축소는 중간선거 이후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추가 감세 (Tax Reform 2.0) 기대로 경기소비 업종의 강세가 나타날 수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금융주에 긍정적이고 인프라투자안 기대가 점차 높아지면서 에너지∙산업 업종의 상승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만년 유망정책’인 인프라투자안보다 추가 감세안에 대한 기대가 먼저 반영될 전망이다.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와 헬스케어, 유틸리티 등 방어 업종 중심의 전략을 유지하되, 단기적으로 경기소비와 금융주의 비중 확대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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