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투자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각자 다른 길을 가고 있다. [그림1]에서 보듯이 주식시장은 앞으로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보고, 기업이익은 미국은 2분기부터, 한국은 3분기 혹은 4분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주가지수의 상승세가 글로벌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이런 시장 참가자들의 기대 때문일 것이다. 채권시장은 앞으로 경제가 안 좋아질 것이라고 보는 듯하다. 최근 미국과 유럽, 한국 등에서 장단기금리가 모두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현상도 생기고 있다. 흔히 채권시장에서 장단기금리차의 역전은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채권시장만 놓고 보면 우리 앞에 경기회복이 아니라 침체가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향후 전망에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서로 완전히 다른 길을 간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림1]을 보면 주가와 금리가 대체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2016년과 2017년, 그리고 올해는 주가와 금리가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경제가 좋아진다고 보면 주가와 금리가 모두 상승, 경제가 나빠진다고 보면 주가와 금리가 모두 하락한다.
2016년과 2017년, 그리고 올해의 공통점을 생각해보면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2016년에는 유럽에서 극우 정치세력들이 약진하고 있었고, 6월 영국의 브렉시트 국민투표,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에서 의외의 결과가 나오지 않겠는가 하는 불안감이 컸을 때였다. 2017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이 제기됐고, 올해는 8월이 시한인 백악관과 의회 사이의 부채한도 협상이 결렬되면서 정부지출 축소와 기업투자 위축에 대한 걱정이 크다. 이 때문에 기업투자가 위축되면서 경기침체가 오지 않겠는가 하는 우려가 채권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되면서 금리는 내려갔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늘 '정치가 경제의 방향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는 입장이고, 이 때문에 정치적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꾸준히 상승했다.
올해는 정치적 불확실성 이외에도 2016년과 비슷한 다른 현상들도 나타나고 있다. [그림2]에서 보듯이 2015년 12월에 미 연준이 0.25%에서 0.5%로 연방기금금리를 한차례 인상한 이후 2016년 12월까지 1년간 금리인상을 중단했다. 이 때 옐런 의장이 주로 썼던 말은 '인내심'이었다. 경제가 나빠서 금리인상을 중단한 것이 아니라 경제가 충분히 더 좋아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였다. 현재 파월 의장도 비슷한 의미로 '인내심'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2016년에도 지금도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 위험을 미 연준이 봤다"고 해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래서 [그림2]에서 1년후 연방기금금리 선물에서 볼 수 있듯이 2016년에도 '금리인상은 이제 끝났고 금리인하를 다시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채권시장에 퍼져 있었다. 이 역시 지금과 비슷하다.
경제여건도 2016년과 올해는 비슷하다. 2015년에 환율전쟁 때문에 [그림3]에서 보듯이 글로벌 경제가 현저히 약해진 상태였고, 지난해 무역전쟁 때문에 역시 현재 경제 역시 성장세가 약하다. 미 연준이 분기마다 내놓는 경제전망에서도 2016년과 올해 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을 낮추고 있는 것도 같다.
2016년과 2017년에는 결국 금리가 급등하는 것으로 끝났다. 2016년에 영국의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가결되고 난 이후에도 기업투자와 경기는 위축되지 않았고,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감세정책에 대한 기대 때문에 기업투자는 오히려 증가했다. 이 때문에 결국 주식시장의 낙관론이 승리하고 채권시장의 비관론이 패퇴했다.
올해의 승부는 8∼9월에 난다고 봐야 한다. 백악관과 민주당이 부채한도 증액에 합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필요한 예산 확보를 위해 이미 해외주둔 미군의 비용감축에 들어갔는데, 이는 하원에 손을 내밀지 않고 독자적으로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강경 일변도 전략이다. 이 상태로 가면 8월 부채한도 협상은 결렬되고, 법에 따라 9월부터 국방비를 시작으로 자동적으로 정부지출을 줄이는 시퀘스터에 들어간다. 이렇게 되면 미국경제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2020년 경기침체에 빠지게 될 것인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대로 미군의 해외 지출만 줄어들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는 계기가 될 것인가?
그때까지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각자 마이웨이’는 계속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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