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투자증권 보고서 주요 내용. 보고서 원제는 『국내 0%대 물가, 디플레이션 리스크 신호인가?』)
《소비자물가 쇼크로 디플레이션 리스크 제기》
예상 밖의 물가상승률 둔화로 일부에서는 경기침체와 물가하락이 동반되는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경기침체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경제지표와 물가의 동반 하락(=둔화) 기조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자극하고 있다.
최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급격한 둔화 원인을 살펴보면 일부 특수(=일시적) 요인이 크게 작용했지만 국내 물가가 구조적 둔화 혹은 하락국면에 진입하고 있는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세계적으로 물가 둔화기조가 공통적 현상이지만 유독 국내 물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물가압력을 낮추고 있는 구조적 요인》
국내 물가의 구조적 둔화 압력으로는 1) 인구추이와 고령화 추세, 2) 가계부채 부담과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소비여력 감소, 3) 제조업 투자 부진에 비용상승 인플레이션 압력 하락 그리고 4)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 등을 지적할 수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잠재적 디플레이션 리스크 경계》
다행인 것인 국내 경제의 수출의존도이다. 과도한 수출의존도는 독이지만 한편으로 높은 수출의존도는 글로벌 경제 여건 개선, 즉 미-중 무역갈등 완화 시 수출 수요 회복 등을 통해 국내 물가가 완만하게 반등할 여지를 높여준다. 즉 당장 국내 경제가 심각한 디플레이션 국면에 빠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다만, 대외 경제 여건이 예상 밖으로 급격히 악화되거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국내 경제의 구조적 저물가가 원인이 되어 국내 경제가 물가하락과 경기침체를 동반한 디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잠재적 리스크가 이전보다 커진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잠재적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트리거(=촉매제)는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이에 따른 중국경기 경착륙과 같은 대외 변수일 수도 있지만 국내 자산가격 하락, 특히 일본과 같은 부동산 가격 하락도 디플레이션 리스크 현실화의 내부 트리거가 될 수 있음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물가안정과 경기둔화로 주요 선진국이 재차 완화적 통화정책, 즉 리플레이션 정책을 강화하고 있음은 국내 부동산 등 자산가격의 급격한 하락 리스크를 줄여주고 있다. 그러나 리플레이션 정책효과가 단기간에 그칠 수 있고 국내의 경우 가계부채와 인구구조 등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자산가격 하락에 따른 디플레이션 리스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욱이 국내의 경우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으로 한국은행이 조기에 금리인하와 같은 통화완화 카드를 사용하기 힘든 여건이다. 즉 국내의 경우 리플레이션 정책에 한계가 있다. 따라서 국내의 경우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은 물론 과감한 신산업정책을 통한 투자 확대 정책 강화가 요구된다.
= = = = =
※ 보고서를 공유하는 김에 한 마디 덧붙이자면 한국에서는 디플레이션의 폐해에 대한 관심이 지극히 낮은 상황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은 압축적 고성장을 지속해 오는 동안 높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집중해 왔을 뿐 디플레이션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인플레이션율은 1970년대 말경 25%를 넘나들기도 했고 이후에도 1997년 외환위기 직전까지도 5%를 넘는 편이었다. 그러나 이후 고소득국 대열에 포함된 뒤 성장률은 둔화하고 인구 증가율도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있다.
다음 그림은 국내총생산 통계에서 사용하는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및 가계소비 부문 GDP 디플레이터 상승률 추이를 나타낸다. 그림에서 보듯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추세적으로 가파르게 둔화하고 있다.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국내 자산 가격 억제 일변도의 정책이 오래 유지된다면 한국도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완전히 자유롭다고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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