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증권 보고서 내용 공유. 원제는 『Climax, 달러약세와 대대적인 통화완화의 전환점』)
중국 환율조작국 지정, 달러약세와 대대적인 통화완화의 전환점
글로벌 금융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들리는 가운데, 6일 아침 미국 정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전일인 5일, 달러/위안 환율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7위안을 상향 돌파하면서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환율을 무기화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는 중에 나온 조치다. 그러나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상징적인 이벤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은 중국에 대해 대대적인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화웨이, ZTE 등 기업 제재도 시행 중이다. 오는 13일부터는 국방수권법안에 따라 이들 주요 통신장비업체의 미국 행정부 납품도 제한된다. 환율 압박도 새삼스럽지 않다.
달러 추격매수와 주식 추가매도 자제, 헤지용 국채비중 확대는 유지
오히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중장기적으로 달러약세와 함께 대대적인 중앙은행들의 통화완화를 유발하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 (Fed)의 통화완화 참전과 달러약세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7월 중순, 트럼프는 달러강세의 부정적 영향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한 때 외환시장 개입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연준과 파월은 점차 시장의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은 이러한 연준과 파월에게 과감한 금리인하를 펼칠 명분과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따른 달러약세 전환과 위안화 안정은 그동안 달러보다 더 강한 통화가치 상승으로 고민하던 스위스와 일본중앙은행의 통화완화 재개를 시작으로 여타 중앙은행들의 동반 통화완화를 이끌어 낼 가능성이 높다.
미국주식의 중장기 비중확대와 중국, 유로존, 한국주식의 단기 비중축소 전략을 유지하지만, 현 수준에서의 달러 추격매수와 주식 추가매도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다만, 다소 비싸더라도 헤지용 국채 비중확대는 여전히 유지해야 한다. 만약 대대적인 통화완화가 유발된다면 단기적으로 국채금리는 급락할 것이며, 반대로 연준이 이번에도 시장의 신뢰를 얻는데 실패한다면 글로벌 경제의 하방위험은 더욱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게 될 위험, 8월 말 잭슨홀 미팅 기대
미숙한 연준과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의 조합이 공급망의 불확실성을 통해 글로벌 경제의 둔화 위험을 높이고 있다. 7월 FOMC는 그 위험을 임계점 부근으로 높여 놓았다. 보험성 인하에서 금리인하의 조건은 경제지표의 둔화가 아니라, 침체를 위협하는 금융시장의 반응 또는 심리지표의 변화다.
인플레가 안정되어 있는 한 견조한 성장률 하에서도 1) 일드커브의 역전 위협, 또는 2) 일시적으로 주가가 폭락하여 경기침체 공포를 유발하거나, 3) 기업가들의 자신감에 충격이 가해지고 이들이 실제 행동에 나서면서 경기침체를 위협할 경우 일시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이 과거 90년대 그린스펀의 ‘보험성 인하’였다.
7월 FOMC 이후 견조한 경제지표를 이유로 연준이 보험성 인하를 꺼린다고 의심하게 되면서, 금융시장은 일드커브 평탄화와 기대인플레 하락, 주가하락, 달러강세로 반응하는 중이었다. 금리를 인하하면서 ‘지금은 내리지만 앞으로 웬만하면 더 내리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자칫 여기서 남아있는 시장의 신뢰마저 잃는다면 결국 연준은 훨씬 더 많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경기침체 위험도 그만큼 높아진다. 미국 S&P 500과 상해종합지수는 각각 2,730pt, 2,620pt에서 지지력을 확인할 것이다. 그러나 9월 FOMC 이전에 금융시장의 기대를 돌려놓아야 한다. 마침 8월 22~24일에는 전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잭슨홀 미팅이 열린다. 이번 주에는 비둘기파인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와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되어 있다. 명분이 주어진 연준이 과감한 통화완화 신호를 보낼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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