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오늘도 온 인류가 절감하는 기후변화의 후폭풍 속에 전 세계가 탄소와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원자력발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신ㆍ재생 에너지원 개발이 한때 주목을 끌었으나, 경제성과 현실성에서 탄소 절감 효과에 관한 확신을 주지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씨티그룹에서 "씨티GPS(Global Perspectives & Solutions)" 시리즈 보고서를 통해 원자력 발전의 미래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정리했다.
"저탄소 환경에서의 원자력의 미래"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는 무려 42페이지에 달하며, 내용 못지 않게 잘 정리되고 내용 전달에 큰 도움을 주는 이미지와 도표도 많이 담겨 있다. '차세대 핵분열 및 핵융합 원자로가 미래를 주도할 것'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보고서(원제 『Future of Nuclear Energy in a Low-Carbon Environment』)는 일반에 공개된 형태여서 본 블로그 독자들도 많이 읽어볼 것을 적극 권한다.
표지 안내문에서 씨티는 "핵융합뿐만 아니라 소형 모듈식 원자로(SMR)와 첨단 원자로(AR)를 포함한 첨단 핵분열 기술은 에너지 전환 시대에 수요 맞춤형 저탄소 전력원으로서의 입지를 굳히며 원자력의 미래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또 "첨단 핵분열 원자로가 곧 전 세계에서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면서 "핵융합 에너지 기반 원자로 분야에서도 다수의 성공적인 민간 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2030년대 중ㆍ후반 상용화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보고서 내용 중 "도전 과제 남아 있으나, 미래는 밝다"는 부분을 개략적으로 번역해 소개한다.
지난 10년 동안 AR/SMR 프로젝트 개발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이 기술은 원자력 에너지 생산 및 분배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다. 그러나, 전 세계적으로 AR/SMR 기술의 광범위한 채택까지는 여전히 장애물이 있기 때문에 전망이 전적으로 낙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현재 제기되는 장애물은 상업 및 경제적 차원의 내부적 요인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방향과 글로벌 거시 경제 및 전반적 정책 환경을 포함한 외부적 요인도 포함된다.
첨단 원자력 에너지의 광범위한 채택이 현실화하기까지 추가 과제로는 최종 설계의 기술 선택, 현재 글로벌 라이센스/규제 프레임워크, 공급망 장애 및 연료 주기 문제 등이 있다. 대중의 인식과 참여도 대규모 기존 원자력 발전소만큼 중요하지는 않지만 장애가 될 수 있다. 일부 지역은 여전히 소규모 원자로 노심이 제공하는 향상된 안전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님비' 현상이 목격되고 있다.
첨단 원자력 에너지의 광범위한 채택과 확장성에 대한 또 다른 장애는 새로운 핵분열과 핵융합 원자로의 개발을 지원하고 주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미래의 원자로를 유지할 수 있는 고도로 훈련된 노동력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미국, 영국, EU, 한국, 일본, 러시아, 중국 등 이 분야를 주도하는 국가들은 국내 AR/SMR 개발에 대한 투자와 직ㆍ간접적인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세계가 더욱 분열되고 지정학적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우리는 향후 10년 내에 최소한 2-4개의 추가적인 신형 원자로 모델이 제시될 것으로 믿는다. 반면에, 핵융합 기반 원자로는 2030년대 중ㆍ후반경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며, 다수의 성공적인 민간 기업들이 이미 이 분야를 개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