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하나증권 연구원님들이 배경과 전망을 내놓았다. 보고서는 최근 환율 상승은 국제 위험자산 선호 약화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며, 앞으로는 국제 통화정책보다는 국내 경제지표가 외환시장에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의 성장률이 점차 반등 모습을 보이고 경상수지 흑자 추세도 유지 혹은 확대되면서 환율의 하향 안정화 추세를 전망하고 있다.
위험 회피 분위기가 조성되면 취약해지는 원화
8월 들어 달러-원 환율이 연일 상승하고 있다. 유가 상승, 주택가격 반등과 같이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소들이 많아 추가 통화긴축에 대한 경계심리를 외면할 수는 없지만, 선물시장은 7월 FOMC 이후 9월 금리 동결 확률을 꾸준히 80% 이상 반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내외금리차로 인한 원화 약세 압력은 크지 않았을 것이다. 최근 환율 상승은 금융시장의 위험 회피 분위기 형성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무디스가 미국 중소형 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고, 중국의 수출입지표가 부진하게 발표되는 등 여러 악재들이 결부돼 안전통화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났다. 달러-원 환율 옵션 변동성이 높아지고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흐름이 전개되며 원화는 전월 말 대비 -3.1% 평가절하됐다(8/10 종가 기준).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먼저 나타나는 유로존, 미 달러의 방향 재탐색 필요
유럽의 경기 펀더멘털이 취약해지고 있어 하반기 통화정책 차별화로 인한 미 달러의 약세폭은 예상보다 약화될 듯 하다. 유로존 물가는 에너지 가격 등 외부 요인에 의한 상승 압력이 약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근원 물가의 정점 도달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용 호조와 임금 상승으로 서비스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들의 대출 및 설비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있고, 대출 상환이 늘어나며 가계 대출 규모도 축소되는 모습이다. 역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대출은 2021년 3분기 고점(95.8%) 이후 꾸준히 하락해 2023년 1분기 91.3%를 기록했다. 일단 제조업 위주로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 수요도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나타나면서 ECB는 추가 금리 인상에 부담을 느끼기 시작할 것이다.
외환시장은 통화정책보다 펀더멘털에 좌우될 것. 달러-원 환율은 점진적 하락 기대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외환시장에 대한 통화정책의 설명력은 점차 줄어들 것이며, 미 달러는 미국 경제의 점진적 둔화를 반영하며 약보합 흐름을 기대한다. 최근 원화 약세는 위안화 평가절하도 영향을 미쳤는데, 중국 소비자물가가 전년비 -0.3%를 기록하며 디플레이션 우려 및 완화정책 기대감이 부각되고 있지만 중국 국유은행들의 위안화 매수, 경기 저점 인식 등으로 위안화 약세는 진정되고 박스권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원화도 고유 펀더멘털에 연동될 가능성이 높은데, 하반기 한국 경제가 대외부문을 중심으로 개선되며 원화 강세를 지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 6월 경상수지가 58.7억 달러로 두 달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6월 원화 실질실효환율이 여전히 기준선(100)을 하회한 97.3P에 머물고 있고, 실질실효환율을 기반으로 추산한 적정 환율이 1,240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달러-원 환율은 연말까지 점진적인 하락 흐름이 유효하다. 달러-원 환율 전망은 3분기 1,280원, 4분기 1,250원 수준으로 유지한다(분기 평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