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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수출에만 영향을 주는 게 아니다..'환율과 금융리스크' 한은 보고서

※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와 관련한 과거 한국은행 보고서가 떠올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환율은 16일 달러당 1336.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 기준으로 이는 올해 들어 5.4% 하락한 것이며, 이달에만 4.7% 하락한 것이다. 올해 2월2일 기록한 장중 최고 수준과 비교하면 원화 가치는 9%나 떨어졌다. 

경제 규모와 구성, 그리고 국제 금융시장 역학 등의 변화로 달러/원 환율 변화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과거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 과거에는 예컨대 환율이 상승하면 한국산 제품의 수출시장에서의 가격경쟁력이 강화된다고 여겨졌다. 즉, 환율이 달러당 1000원에서 1100원으로 올라가면(원화 가치 9% 하락) 수출업체는 국내산 제품에 대해 수출시장에서 달러 표시 가격을 9% 인하해도 원화 표시 매출이익에 변화가 없다.

물론 매출원가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요인에 변화가 없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달러 표시 판매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그만큼 원화 환산 이익이 확대될 것이다. 따라서, 수출주도형 한국 제조업의 경우 환율 상승은 호재로 받아들여졌다. 이런 점 때문에 한때는 환율 상승(혹은 하락 저지)을 유도해 수출기업을 돕는 것을 미국에서는 극도로 경계하기도 했다.

그런데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한국 수출기업들은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을 수출하기도 하지만 외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외국 시장에서 판매하는 비중이 커졌다. 국내에서 제조한 제품이라고 해도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이 늘면 역시 환율 상승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는 줄어드는 것이다. 수출산업만 바뀐 것이 아니다. 은행이나 증권사 등은 외화 자산을 보유하거나 거래하는(흔히 말하는 외화 익스포저) 규모가 커지면서 환율 변동으로 인한 각종 건전성 비율에 변화가 오게 된다.

따라서 환율은 어느정도 예측 가능한 속도로,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움직이는 것이 가장 좋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서 이와 관련한 과거 한국은행 보고서가 떠올라 여기에 소개하고자 한다. 환율은 16일 달러당 1336.9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원화 가치 기준으로 이는 올해 들어 5.4% 하락한 것이며, 이달에만 4.7% 하락한 것이다. 올해 2월2일 기록한 장중 최고 수준과 비교하면 원화 가치는 9%나 떨어졌다. 

한국은행 보고서 제목은 "환율이 금융부문에 미치는 리스크 파급경로 및 영향"으로 2022년12월 "금융안정보고서"에 수록됐던 부분이다. 이 보고서 이후 규제 관련 보완책이 이미 시행된 경우도 있을 수 있으므로 내용에 참고하기 바란다. 이 블로그에 내용 전체를 옮기기는 어려워 결론 부분을 소개하고 보고서 링크는 맨 아래에 공유하기로 한다. 

<평가 및 시사점>

국내 금융기관들은 양호한 자본비율 등을 바탕으로 그간의 환율 상승에 따른 자본비율 및 유동성비율 하락 효과를 아직까지는 감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환율 상승의 금융시스템 파급경로가 다변화되고 영향력도 강화된 점을 감안할 때, 높은 수준의 환율은 당분간 금융기관의 유동성 및 건전성 관리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고 주요국의 유동성 긴축이 본격화될 경우 환율 상승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더욱이 우리 경제는 대외 의존도가 높아, 환율 급등이 금융시장 불안과 맞물릴 경우 금융기관의 유동성 및 건전성 저하와 금융시장 간의 변동성이 상호 증폭될 수 있어 이를 선제적으로 차단하는 노력이 중요한 때이다.

앞으로 금융기관은 외화 자산 및 부채 간 만기 및 유동성 불일치가 확대되지 않도록 유동성 리스크에 각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정책당국은 자본비율, 유동성비율 등의 규제비율을 경직적으로 관리하기보다는 일시적 유동성 악화가 위기 상황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유동성 규제를 상황에 따라 한시적으로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

비은행권은 외부 충격에 대한 대응능력이 취약하여 시스템리스크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정책 당국은 과거 위기상황과 거래 특성을 반영하여 비은행금융기관들이 유동성 대응 여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유동성 규제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비은행권 외화자금 조달 만기의 단기화가 심화되지 않도록 관련 규제를 지속적으로 정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

은행은 시장 불안에 따른 시장유동성 충격 상황에서 실물 및 여타 금융부문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기능을 하는데, 환율 급등으로 총자본비율과 유동성비율이 하락하는 경우 이러한 은행의 기능이 제약될 수 있음에 유의하여 환율 급등에 따른 부정적 충격 예방에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금년 9월 이후 국내은행의 장외 외환파생상품 관련 추가 증거금 납입 과정에서 채권시장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난 바 있는데, 환율 급등 시 증거금 추가 납부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증거금으로 기 수취한 담보채권의 재활용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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