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사실 평소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었는데 전문 지식이 없어 잘 납득이 가지 않는 상황이어서 일단 자료만 정리하고 넘어가려고 쓰는 것이다. 최근 달러/원 환율 수준 자체가 과거와 비교해 상당히 올라가 있는 느낌이어서 늘 궁금했었다. 물론 2020년 초 코로나 팬데믹 충격으로 위험자산 가치가 일제히 떨어진 것은 알겠으나, 사실 원화 가치는 2019년 초부터 약세로 전환해 이후 약세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의 한복판에서 국가부도 직전의 상태에 내몰렸고 명목 환율은 1996년 연평균 달러당 805원에서 1997년 말쯤 1995원까지 치솟았었다. 이후 IMF 등의 도움으로 부도 상태를 면한 뒤 경제가 빠르게 회복됐고, 환율은 2007년 10월에는 월평균 914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재차 폭등한 환율은 이후 1000원 선을 다시 뚫고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낙인효과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달러/원 환율은 국제 금융시장 충격이 있을 때마다 남들보다 변동폭이 확대되는 고초를 자주 겪는다. 최근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그랬고, 다른 작은 충격에도 비슷한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여기까지는 이해하겠는데, 최근 몇년 사이 유독 원화 약세가 짙어지는 것은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아래 그림에서 보듯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2019년부터 약세 반전해서 이후 지속적으로 약세 폭을 키우고 있다. 반면, 중국 위안화 실질실효환율을 보면 2015년 자본유출 위기 이후 2017-2020 기간 대체로 횡보 추세를 보이다가 2022년에는 오히려 강세 전환하기도 했다. 물론, 이후 최근에는 다시 약세 전환했다.
다음 그림은 한국의 단기, 장기 및 총 순대외채권 변화를 나타낸다. 한국의 순대외채권 총액은 2019년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다가 그 무렵부터 정점을 형성해 횡보하다가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보면 순대외채권 축소가 하나의 배경일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그밖에 당시 일어난 일 중 하나는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따른 무리한 최저임금 인상과 그 부작용을 메꾸기 위한 재정지출 대거 확대 및 국가부채 급증 상황을 들 수 있다. 물론 문재인 정부 내내 최저임금 인상률은 평균으로 보면 무리라고 하기 힘들지만, 당시 일시에 인상한 폭은 많은 논란과 부작용을 초래했다.
처음에 고백했듯이 원화의 추세적 약세 지속 현상의 배경을 잘 설명할 자신은 없다. 다만, 원화의 추세적 약세는 한국 경제의 중ㆍ장기적 미래에 관한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화하고 있는 것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이 부문에 대해 전문가들의 더 명쾌한 설명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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